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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 뚫는 나무, 135m 폭포 거스르는 물고기

지구탄생 비밀을 보여주는 활화산이 있는, 하와이 빅 아일랜드

  • 입력 2017.04.14 15:50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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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레마우마우 분화구 모습. 망원경으로 보면 용암을 볼 수 있다
▲  할레마우마우 분화구 모습. 망원경으로 보면 용암을 볼 수 있다
ⓒ 오문수

 


하와이 여행 셋째 날, 일행은 하와이에서 가장 큰 섬인 빅 아일랜드를 방문했다. 빅 아일랜드(Big Island)는 글자 그대로 하와이에서 가장 큰 섬이다. 면적이 10432km²로 주도인 오아후섬(1545km²)보다 6.8배, 마우이섬(1884km²)보다 5.5배나 크다.

빅 아일랜드는 하와이를 대표하는 섬이기 때문에 '하와이 섬'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하와이 주의 이름과 혼동하기 쉬워 일반적으로 빅 아일랜드라고 부른다. 섬 주민 중 일본계가 24%, 필리핀계가 19%다.
 

 잘 가꾸어진 힐로 시가지 모습
▲  잘 가꾸어진 힐로 시가지 모습
ⓒ 오문수

 


빅 아일랜드는 하와이의 여러 섬 가운데  색깔이 가장 확실한 섬이다. 지구상의 기후대 가운데 2가지를 빼고 모두 있는 섬이다. 쏟아져 내릴 것 같은 수많은 별들을 감상하고, 지구탄생의 비밀을 생생히 보여주는 화산활동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빅 아일랜드에서 볼 만한 것 중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킬라우에아 화산, 해발 4205m의 마우나 케아 천문대에서 보는 별자리, 마지막으로 코나 커피다.

저주 속에서도 피어난 슬픈 전설의 나무
 

 굳어버린 용암을 뚫고 나온 오히아 레이아 나무. 전설에 의하면 불의 여신 펠레가 잘 생긴 남자 오히아를 사랑했지만 레이아라는 연인이 있는 오히아가 받아주지 않자 나무로 만들어 버렸다. 펠레를 찾아간 레이아가 연인 오히아를 살려달라고 빌자 정 그렇다면 함께 살라며 오히아의 꽃 '레이아'가 되게 해줬다. 이 꽃을 보면 그리운 연인을 만난다고 한다
▲  굳어버린 용암을 뚫고 나온 오히아 레이아 나무. 전설에 의하면 불의 여신 펠레가 잘 생긴 남자 오히아를 사랑했지만 레이아라는 연인이 있는 오히아가 받아주지 않자 나무로 만들어 버렸다. 펠레를 찾아간 레이아가 연인 오히아를 살려달라고 빌자 정 그렇다면 함께 살라며 오히아의 꽃 '레이아'가 되게 해줬다. 이 꽃을 보면 그리운 연인을 만난다고 한다
ⓒ 오문수

 

 

 질투가 많은 불의 여신  펠레가 사랑을 느낀 오히아가 사랑을 받아주지 않자 저주를 내리는 모습을 그린 그림. 잘생긴 남자 오히아는 레이아라는 연인이 있어 펠레의 요구를 거절해 나무가 됐다.
▲  질투가 많은 불의 여신 펠레가 사랑을 느낀 오히아가 사랑을 받아주지 않자 저주를 내리는 모습을 그린 그림. 잘생긴 남자 오히아는 레이아라는 연인이 있어 펠레의 요구를 거절해 나무가 됐다.
ⓒ 오문수

 


마카다미아 농장견학을 마친 일행이 찾은 곳은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 빅 아일랜드를 방문하는 여행자 대부분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은 1987년 유네스코에서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은 킬라우에아와 그 옆의 마우이 로아 산을 관리하고 있다. 입장료를 투입구에 넣으면 국립공원을 한 바퀴 휘돌아 검게 굳은 용암위에 조성된 10.6마일의 환상도로인 '크레이터 림 드라이브'를 시작할 수 있지만 쫓기는 일정에 시간이 없어 아쉽다. 

킬라우에아 화산 동쪽을 타고 해안으로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도로를 따라가자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Chain of Craters Road)의 거대한 용암지대가 나왔다. 왕복 58㎞ 도로 옆에선 영화 속에서 본 악마의 얼굴을 한 바위, 남성과 여성의 성기 모양을 한 재미난 모습의 바위도 볼 수 있다.

 용암이 굳어버린 바위에는 악마의 얼굴 형상을 한 바위도 있었다
▲  용암이 굳어버린 바위에는 악마의 얼굴 형상을 한 바위도 있었다
ⓒ 오문수

 

 

 용암이 굳어 버린 바위 옆에 서 포즈를 취한 일행들
▲  용암이 굳어 버린 바위 옆에 서 포즈를 취한 일행들
ⓒ 오문수

 


용암지대에 어떻게 아스팔트 도로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감탄하다 굳어진 용암사이를 뚫고 나온 나무의 생명력에 또 한 번 놀랐다. 굳어버린 용암 바위틈을 뚫고 나온 꽃나무 '오히아 레이아'. 전설이 재미있다.

펠레는 불, 번개, 바람, 화산의 여신으로 젊고 아름답지만 질투가 심한 여신이다.  킬라우에아 정상에 있는 할레마우마우 분화구에 살던 펠레가 어느 날 잘생긴 남자 오히아를 사랑하게 됐다. 오히아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했지만 오히아에게는 레이아라는 연인이 있었다.

펠레가 오히아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다 실패하자 그를 나무로 만들어 버렸다. 레이아는 펠레를 찾아가 연인을 살려달라고 했지만 안 된다며 정히 같이 있고 싶다면 그 나무의 꽃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피어난 꽃이 오히아 레이아다. 이 꽃을 보면 그리운 연인을 만난다고 한다.

불의 여신 펠레의 집으로 알려진 할레마우마우 분화구  

킬라우에아 비지터 센터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할레마우마우 분화구는 불의 여신 펠레의 집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희뿌연 연기가 계속 피어오른다. 용암이 식물의 뿌리를 녹여 비가 내리면 빗물이 그 사이를 타고 지하까지 스며드는데 빗물이 뜨거운 용암석에 닿아 수증기로 변하기 때문이다.
 

 킬라우에아 방문자 센터 뒤에는 수증기를 뿜어내는 곳이 있다.
▲  킬라우에아 방문자 센터 뒤에는 수증기를 뿜어내는 곳이 있다.
ⓒ 오문수

 

 

 오래된 분화구에는 예쁜 꽃들과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  오래된 분화구에는 예쁜 꽃들과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 오문수

 


방문자센터에서 분화구를 바라보면 희뿌연 연기만 보인다. 좀더 자세히 보기를 원하는 사람은 망원경을 이용하면 된다. 용암이 끓고 있는 멋진 현장을 보려면 해가 진 저녁시간이 좋다는 데 오아후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 여유가 없다.

방문자센터 바로 뒤에는 스팀이 나오는 공간이 있다. 스팀을 맞으면 아픈 곳이 낫는다거나 동전을 던지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등의 재미있는 속설이 있어서인지 수증기 속에 동전들이 보였다. 하와이에서 20년째 한국인 여행안내를 하고 있다는 가이드가 입을 열었다.
 

 용암이 굳어버린 바위 위에서 친구끼리 포즈를 취했다
▲  용암이 굳어버린 바위 위에서 친구끼리 포즈를 취했다
ⓒ 오문수

 


"1990년대 여행자유화 시절에는 효도관광객이 많이 왔었고 실적이 좋은 회사에서 관광을 보내기도 했어요. 그 때는 동남아보다 하와이를 선호했죠. 12만 명 정도가 왔으니까요. 요즘에는 효자가 없어요. 옛날에는 자식들이 부모를 관광보냈는데 지금은 부모가 자식들 데리고 관광을 갑니다. 나라가 잘 돼야 해외에 나가 사는 사람도 잘 삽니다. 나라가 잘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미국의 국립공원관리 정책을 말하며 한국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가 취임하면서 미국 초등학교 4학년은 모든 국립공원에 무료로 입장해서 답사 활동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것이죠."

빅 아일랜드 북쪽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는 하마쿠아 코스트    
 

 캐나다에서 온 신혼부부가 와이피오 계곡에서 포즈를 취했다.
▲  캐나다에서 온 신혼부부가 와이피오 계곡에서 포즈를 취했다.
ⓒ 오문수

 


빅 아일랜드 북동쪽에 펼쳐진 하마쿠아 코스트는 연간 강우량이 2000밀리미터가 넘는 지역으로 열대우림과 아카카 폭포, 와이피오 계곡 전망대 등이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다. 하와이 원주민들이 카누 제작에 필요한 목재와 장식용 깃털을 얻는 공급원이기도 한 해안은 드라이브 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하와이어로 '굽은 계곡'을 의미하는 와이피오 계곡은 어린 카메하메하 1세가 그의 즉위를 막으려는 이웃 추장을 피해 숨어 있었던 곳이다. 자동차로는 와이피오 계곡 전망대까지만 갈 수 있으며 주차장에 주차한 뒤 트레킹을 하거나 노새를 타고 계곡까지 내려갈 수 있다.

135m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우푸(o'opu)고기에 놀라
 

 135m 높이의 아카카 폭포 모습
▲  135m 높이의 아카카 폭포 모습
ⓒ 오문수

 

 

 135m 높이의 아카카 폭포를 거슬러 올라간다는 '우푸(o'opu) 고기 모습
▲  135m 높이의 아카카 폭포를 거슬러 올라간다는 '우푸(o'opu) 고기 모습
ⓒ 오문수

 


열대 야생화가 울창하고 작은 시냇물이 흐르는 공원을 15분 정도 걷다보면 135m의 아카카 폭포를 볼 수 있다. 아카카는 하와이어로 '분열된 , 갈라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원내 트레일을 걷는데 30분 정도 걸린다. 이 폭포에는 놀라운 고기가 있다.

안내문에 기록된 우푸(o'opu)고기. 콜레콜레 강에 사는 고기인데 135m의 폭포를 거슬러 올라 상류에서 알을 낳고 되돌아온다고 적혀 있다.

빅 아일랜드 힐로에는 사탕수수 농장에 이민 왔다가 고인이 된 분들의 묘지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살았던 집이 있지만 시간관계상 들를 수가 없다. 선조들의 역사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리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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