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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대로 '쓱쓱' 보리밥은 입이 미어지게 먹어야 제맛

보리밥과 청국장이 맛있는 집 '여수 보리정'

  • 입력 2017.04.20 09:55
  • 수정 2017.04.20 11:55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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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밥은 입맛대로 쓱쓱 비벼서 입이 미어지게 먹어야 제맛입니다.
▲  보리밥은 입맛대로 쓱쓱 비벼서 입이 미어지게 먹어야 제맛입니다.
ⓒ 조찬현

 


푸른 들녘에 나가보세요. 청보리가 예쁘게 피었어요. 봄 햇살이 따사롭고 청보리 밭이 고운 봄날입니다. 봄바람이 스칠 때마다 일렁이는 보리밭의 물결은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옛 시절, 먹을 게 별로 없었던 그 시절에는 보리가 진저리가 났지요. 고구마나 보리밥이 주식이었던 보릿고개가 있던 그 시절(60~70년대)에는.

그랬던 보리밥이 이제는 건강식입니다. 어릴 적에 그리도 싫어했던 보리밥을 지금은 일부러 찾아다니며 먹습니다. 윤기 자르르한 흰 쌀밥도 마다하고 까칠한 보리밥을 말입니다. 가난의 상징이었던 보리밥이 쌀밥의 인기를 제치다니 참 모순적이지요.

톳나물, 돌미나리, 가지나물... 10여 가지 나물과 반찬
 

 톳나물, 돌미나리, 가지나물 등 10여 가지 나물과 반찬으로 차려낸 보리밥 상차림입니다.
▲  톳나물, 돌미나리, 가지나물 등 10여 가지 나물과 반찬으로 차려낸 보리밥 상차림입니다.
ⓒ 조찬현

 


보리쌀과 흰쌀을 섞어서 보리밥을 짓습니다. 요즘은 보리쌀을 물에 불리지 않고 그냥 밥을 해도 밥이 잘 됩니다. 성능이 좋은 압력솥 덕분이지요. 예전에는 보리쌀을 삶아 대바구니에 담아서 대들보 곁에 걸어두고 매 끼니 때마다 먹었지요. 보리쌀에 감자를 넣은 감자보리밥은 인기 만점이었지요. 시쳇말로 '인기 짱'이었답니다.

보리밥에 양념장을 끼얹어 열무김치와 함께 먹으면 정말 맛깔집니다. 열 반찬 안 부러웠답니다. 갖가지 나물과 반찬에 비벼낸 요즘의 화려한 보리비빔밥도 그 시절 보리밥과 열무김치 맛을 아마도 당해낼 수 없을 겁니다.

열무김치는 열무를 잘 손질해 소금에 절여 헹군 다음 찹쌀 풀과 젓갈 풋고추 등을 갈아버무려야 제맛이지요.
 

 배추김치와 수육이 잘 어울립니다.
▲  배추김치와 수육이 잘 어울립니다.
ⓒ 조찬현

 

 

 참조기랍니다. 씨알이 작아도 맛은 일품이랍니다.
▲  참조기랍니다. 씨알이 작아도 맛은 일품이랍니다.
ⓒ 조찬현

 

 

 구수한 청국장에 오만둥이를 넣어 톡톡 터지는 맛이 좋답니다.
▲  구수한 청국장에 오만둥이를 넣어 톡톡 터지는 맛이 좋답니다.
ⓒ 조찬현

 


여수 보리정입니다. 실내는 구수한 청국장 향기가 가득합니다. 손님들도 참 많군요. 이렇듯 사람이 북적북적 많아야 덩달아 음식 맛이 나지요. 보리밥 전문점인데 삼겹살 등의 음식도 있답니다.

톳나물 돌미나리 가지나물 등 10여 가지 나물과 반찬에 고추장과 참기름 넣고 김가루를 뿌려줍니다. 양푼에다 보리밥과 함께 쓱쓱 비벼냅니다. 비벼야 제맛인 보리밥은 입이 미어지게 먹으면 더 맛있지요. 상추나 푸성귀 쌈을 해도 좋답니다.
 

 톳나물 돌미나리 가지나물 등 10여 가지 나물과 반찬에 고추장과 참기름 넣고 김가루를 뿌려줍니다.
▲  톳나물 돌미나리 가지나물 등 10여 가지 나물과 반찬에 고추장과 참기름 넣고 김가루를 뿌려줍니다.
ⓒ 조찬현

 


다음은 <안동역에서>를 부른 가수 진성의 보릿고개 가사입니다. 찬찬히 뜯어보면 참 슬픈 노랫말이지요. 그 시절을 상기하며 나지막이 읊조려봅니다.

아야 뛰지마라
배 꺼질라
가슴시린 보릿고갯길
주린 배잡고 물 한바가지 배 채우시던
그 세월을 어찌 사셨소
초근목피에 그 시절
바람결에 지워져 갈 때
어머님 설움 잊고 살았던
한 많은 보릿고개여
풀피리 꺾어 불던
슬픈 곡조는 
어머님의 한숨이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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