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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혼자서 민주국가 만들지는 못한다

불합리한 법개정 꾸준히 요구하고, 우리 삶 자체도 민주화 돼야

  • 입력 2017.04.24 12:42
  • 기자명 이현종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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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종

우리 국민은 촛불을 통해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위대한 혁명을 만들어냈다.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일부 국민들은 후보 선호도에 따라 다소 대립각을 세우며 상대 후보의 허물을 들어 훌닦기도 한다. 그래도 충분히 포용이 된다. 어떤 결과이든 과거처럼 최악의 후보가 당선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걱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대선 이후에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만큼 좋은 민주주의가 이뤄질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4・19를 통해서 대통령을 끌어내린 적이 있다. 그리고 6월 항쟁을 통해 대통령을 굴복시킨 적도 있다. 모두 위대한 경험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죽써서 개줬다’ 라는 말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는 않을지 의구심을 가져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은 입으로는 민주주의를 외치지만 의식 속에는 아직도 군주국가의 의식이 많이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대통령만 잘 뽑아놓으면 그 대통령이 알아서 민주국가를 잘 만들어주리라 기대하고 그렇게 믿는 경향이 있다.

과연 그렇게 대통령 한 사람의 힘으로 민주국가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대통령의 권력을 통해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독재국가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  심명남

그래서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하나는 촛불을 계속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몇몇의 정치인들에게 우리의 주권을 위임해주고 바라보고 있기에는 그들이 너무 노회하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정치인들은 이미 기득권세력이 되어 있다. 기득권세력은 세계 어느 역사에서도 스스로 권력을 양보하거나 분배한 경우가 없다. 국민들이 견제하고 요구할 때에만 그들은 딱 그 양만큼 양보한다.

심지어는 그것도 양보하지 않으려 폭력으로 국민을 짓밟는 경우를 허다하게 봐왔다. 때문에 촛불을 계속 들 수밖에 없다.

촛불을 계속 들고 필요하면 법 개정을 요구하고, 필요하면 소환해야 한다. 필요하면 지방자치 단체를 향해서도 촛불을 들어야 한다.

둘째는 내 주변의 일상생활에서부터 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정치인이 대통령을 하더라도 내 생활이 변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민주주의는 나의 삶에서부터 생활화되었을 때 의미가 있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사회에서나 민주적인 것이 일상화되어야 한다.

무조건 명령하고 따르는 상하관계가 아니라 같이 협의하고 토론하는 사회여야 한다. 일상에서 윗사람의 명령에 복종해야하는 사회가 계속되면 세월호침몰도 계속될 것이며, 제2의 박근혜, 제3의 박근혜도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  김자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절실한 것은 상하 관계의 질서가 아니라 서로를 존중해주는 평등한 인간의식이다. 그렇게 되면 사회가 조금은 더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살아있는 생명체가 살아가는 곳은 어느 정도의 혼란이 당연한 것이다.

그것이 큰 혼란을 막는 길이다. 물론 그 혼란을 풀어가기 위해서 시민 공동체가 더 조직되어야하고, 사회적으로는 민주시민 교육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요컨대, 이번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만들어낸 19대 대통령 선거가 어떻게 끝나든 민주주의를 완성해야할 주체는 국민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민주주의를 실천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은 당연한 필요조건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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