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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지도는 학교의 몫이다"

여수시 행복교육지원센터, ‘맞춤형 진학컨설팅 사업’의 재검토를 촉구한다.

  • 입력 2017.04.29 08:37
  • 수정 2017.04.29 16:51
  • 기자명 정재천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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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1>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학교생활기록부 양식

여수시 소재 고등학교 재학생 1,088명, 여수시 행복교육지원센터(이하 센터)에서 2017학년도 맞춤형 진학컨설팅 사업을 진행한다. 입시경쟁력 향상과 교육수요자 만족도 제고를 목적으로 4억 원을 집행한다.

사업기간이 5월부터 11월까지 7개월. 고1,2학생은 수요일 18시~22시, 토요일 10시~20시까지 3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고3학생은 토요일만 10시~20시까지 7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사업내용은 대학 진학컨설팅, 학과·그룹별 특강,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관리 등으로 학생 1인 4회 이내 회당 30~40분 소요된다고 공고(여수시 공고 제2017-848호)했다.

2018학년도 수시모집 일정이 9월 11일부터 12월 13일까지 94일 간. 정시모집 전형기간은 2018년 1월 3일부터 29일까지 ‘가나다’군 각 9일씩 27일 간이다. 

그런데 센터의 사업기간이 5월부터 11월까지 7개월.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 간 집중 운영한다고 공고했다. 진정 교육수요자 중심으로 고민한 결과인지 의문이고, 사업의 목적 달성이 가능한지도 미지수다.

 

<자료2> 입시컨설팅 전문 회사 맞춤컨설팅 프로세스

국내 유수의 입시컨설팅 전문 회사 홈페이지에 공개된 맞춤컨설팅 상품 안내다. 고1,2학년과 고3의 맞춤컨설팅 프로세스가 다르다. 연 4회 회당 90분 상담한다. 

센터의 맞춤형 진학컨설팅은 학생 1인 4회 이내 회당 30~40분. 
향후 센터가 해당 학년에 맞게 프로그램을 구성한다고 하더라고 결국 입시컨설팅 회사와 다를 바 없는 업무를 진행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

더 큰 문제점은 사업내용이다. 대학 입학 전형요소는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와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대학별 고사(논술, 실기, 적성고사 등)다. 

자기소개서(추천서)와 면접은 전형의 보조 자료인 것이다. 자기소개서는 학생부를 보완하는 방향에서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나마도 고3에게 필요한 교육서비스. 또 특성화고, 마이스터고는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대학이 자체적으로 수립한 전형 시행계획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취합하여 4월 28일에 발표했다. 대입 수시 모집 비율이 2018학년도에 73,7%로 전년 대비 2.5%p 증가했고, 2019학년도는 76.2%라고 밝혔다. 대학이 앞 다퉈 수시전형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수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이다. 학생부종합전형 집중형 고교가 갈수록 대입에서 유리한 상황. 이에 따라 고교의 진학 대비 역시 수시 중심으로 재편하는 추세다.

교육부가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교육부훈령 제195호, 2016. 12. 27., 일부개정)을 마련하고 학교 현장은 2017년 3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특히 교육과정으로 수립된 교육활동만 기재할 수 있다.

학생부 작성 시, 실제 교육활동이나 학생활동과 무관하게 기재하는 일을 막고 학생부가 학생 성장과 학습의 종합기록이 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센터의 이번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이 성실하게 참여해도 학생부에 기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고3 담임의 고민 한 가지. 1,2학년 때 누가기록이 충실하지 않아 진학지도가 어렵다는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의 경우 변화한 입시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해 인도하는 대로 의심 없이 따른다. 학생과 학부모가 사업의 방향이 옳지 않았다고 알아차리는 순간부터 센터는 물론, 공교육은 걷잡을 수 없는 불신의 도가니가 되고 만다. 교육 주체 간의 신뢰 회복을 위한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가?

학생의 시간 투자는 절박한 기회비용. 학생의 시간 투자에 책임질 수 있는 연구와 준비가 부족하다면 재검토하기를 바란다. 진학지도는 학교의 몫이다. 학교 현장에서 실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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