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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 이순신 "왕에게 섭섭했지만 당당했을 것"

볼것 즐길것 많은 제51회 여수거북선축제...‘정유년의 혼, 여수밤바다에 물들다!'

  • 입력 2017.05.05 15:43
  • 수정 2017.05.07 21:59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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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의 혼, 여수밤바다에 물들다!란 주제로 열린고 있는 제51회 여수거북선축제 통제영길놀이 모습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420년 전 1597년 정유년. 이순신 장군이 풍전등화에 놓인 조선수군들을 추스르며 임금께 보낸 장계내용이다. 누란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축제가 전남 여수에서 펼쳐지고 있다.

황금연휴, 놓치지 말아야할 '여수거북선축제'

여수거북선축제 구경하는 시민들의 모습

전라좌수영의 본영이자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얼이 살아 숨 쉬는 여수의 대표축제인 '여수거북선축제'의 막이 올랐다.

51년째 통제영길놀이를 이어온 이번 행사는 임진왜란 당시 출전기념일인 5월 3일을 시점으로 5월 첫주 황금연휴와 맞닿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정유년의 혼, 여수밤바다에 물들다!란 주제로 열린고 있는 제51회 여수거북선축제 가장행렬 모습

여수거북선축제추친위원회 차종칠 위원장은 제51회 여수거북선축제 주제를 '정유년의 혼, 여수밤바다에 물들다!'라고 정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420년 전 정유년이 '누란의 위기'였다면 현재 우리나라는 대통령 탄핵 등으로 대선을 앞둔 어려운 시점입니다. 그래서 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정유년에 이순신 장군이 하셨던 말씀의 뜻을 다시 떠올려 보자는 의미가 이번 축제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지난 4일 오후 통제영길놀이는 서교동 사거리에서 종포 해양공원까지 2.1km 출정 퍼포먼스가 열렸다. 특히 전라좌수영 수군들이 전쟁에서 승리를 기원하는 '둑제'는 서교동로터리에서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관람하는 가운데 진행됐다. 사단법인 여수거북선축제보존회 이보기 이사장의 고천문(告天文) 낭독으로 통제영길놀이가 시작됐다.

사단법인 여수거북선축제보존회 이보기 이사장이 전라좌수영 수군들이 전쟁에서 승리를 기원하는 '둑제'를 모시는 모습
사단법인 여수거북선축제보존회 이보기 이사장(가운데)과 수군들의 모습

"천지신명께 아뢰옵니다. 이땅 여수는 임란에 임하여 호국대업을 이룩한 성지입니다. 위대한 전라좌수영의 얼을 이어받은 후손들이 한마당에 모여 자랑스러운 조상님들의 위업을 추모하는 축제를 올리고자 합니다. 삼가비옵건데 천지신명과 더불어 조상님들은 나라를 보위한 슬기를 우리에게 점지하시어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이룩하게 하옵시고 영광된 문화강국 건설이 앞당겨 질수 있게 은덕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수군출정식 로드퍼포먼스 재현한 '통제영길놀이'  

전라좌수영 수군들이 전쟁에서 승리를 기원하는 '둑제'에서 '약무호남 시무국가'의 글귀가 보인다

이번 통제영길놀이는 56개 팀 5,000여명이 참여한 국내 최고의 길놀이 행사다. 이순신장군, 거북선, 임진왜란 유물 등 다양한 가장물이 등장하고 당시의 시대상이 '로드퍼포먼스' 형태로 시나리오 작가를 투입해 전문 감독제를 실시해 완성도를 높였다. 

서울에서 아들딸과 함께 통제영길놀이를 보러온 명정곤(52세)씨는 "옛날보다 볼 것도 많아 멋지고 세련되어 무척 흐뭇하다"면서 다만 고쳐야할 점에 대해 "본연의 것이 없어지고 화려함에 치중한 조명이 너무 현대화되어 안타깝다"라고 지적했다.

통제영길놀이는 주연도 조연도 없었다. 참가한 시민모두가 주인공으로 참관기도 다양했다.

산성 쌓기에 참가한 여천동 통장단원들
조선수군 장수로 참가한 남성채(가운데) 동장과 조선수군들의 모습

산성 쌓기에 참가한 여천동 통장단 김주연(48세)통장은 여수통제영길놀이를 봐야하는 이유에 대해 "옛수군 행렬을 그대로 재연하기 때문에 여수거북선 축제를 모르는 사람들이 한번 보면 여수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조선수군 장수로 참가한 남성채(58세) 동장은 "당시 조선수군은 세계최강이었다"면서 "이순신 장군이 지혜와 전략으로 전쟁을 이끌었지만 그 밑바탕에는 수군들의 활약상이 컸다. 거북선을 만들고 장수들이 각자 맡은 임무를 다한 것이 임란 승리를 거둔 원인이었다"라며 후손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강조했다.

통제영길놀이...주연조연 없는 모두가 주인공

수레에 실려 대역죄인으로 잡혀가는 이순신 장군 역할을 맡은 문승현(22세)의 모습
거북선을 건조하는 목수들의 어깨를 주물러 주는 역할로 참가한 여수시청 임선진(27세)씨의 모습

눈길을 끈 수레에 실려 대역죄인으로 잡혀가는 이순신 장군 역할을 맡은 문승현(22세)씨는 당시 장군이 어떤 맘이었을 것 같냐는 질문에 "자기 맘을 알아주지 못한 왕에 대해 섭섭했겠지만 왕과 나라를 위해 자신이 옳은 일을 했기 때문에 당당했을 것"이란 심경을 밝혔다.

여수시청 임선진(27세)씨는 "거북선 건조하는 목수들이 힘내시라고 어깨를 주물러 주는 역할로 참가했다"면서 "초등학교 이후로 두 번째 참가한 가장행렬은 항상 활기차고 좋은 것 같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관광객들에게 부채춤으로 박수갈채를 받은 소호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
강강수월래에 참가한 학생들의 모습

관광객들에게 부채춤으로 박수갈채를 받은 소호초등학교 6학년 신서라 양은 "박수를 받으니 어제까지 연습한 게 뿌듯하고 잘한 것 같아 너무 좋았습니다"라고 말하자 곁에 있던 친구들이 동시에 "거짓말입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이번 통제영길놀이는 여수시청과 <여수넷통뉴스>가 인터넷과 페이스북에 생중계 됐다. 수군출정식과 해상퍼레이드도 생중계된다.

통제영길놀이 인터넷 생중계중인 여수넷통뉴스 오병종 국장과 박종일 아나운서의 모습

4~7일까지 열리는 축제는 중앙동 이순신광장, 종포해양공원, 거북선을 건조한 선소와 웅천의 이순신 공원에서 4일간 펼쳐진다. 첫날은 '고유제'를 시작으로 임진왜란 전란사와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이 역동성 있게 그려진다.

5일은 이순신광장과 종포해양공원에서 소년 이순신 선발대회를 비롯 수군출정식, 해상불빛퍼레이드와 6일 청소년밴드페스티벌, 5관 5포지역 예술공연이 열린다. 마지막 7일은 거북선가요제와 문화공연으로 축제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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