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도, 집도, 자갈도 둥글둥글한 '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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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도, 집도, 자갈도 둥글둥글한 '원도'
  • 오문수
  • 승인 2017.05.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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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대 12명이 사는 섬 원도... 장도 촬영하던 중 사라진 드론
 드론으로 촬영한 원도 모습. 섬이 둥글어 원도라 불렸다
▲  드론으로 촬영한 원도 모습. 섬이 둥글어 원도라 불렸다
ⓒ 오문수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인 이재언씨와 함께 원도를 방문했다. 섬 전체가 둥글어 원도(圓島)라 불린 섬은 '두리섬'으로 불렸다.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완도군 금일읍에 속하지만 생활권은 여수다.

<네이버 지식백과사전>에 의하면 동경 127°13′, 북위 34°13′에 위치하며 면적 0.504㎢, 해안선 길이 3km, 산 높이 65.2m, 인구는 8세대 12명이 사는 작은 섬이다.

원도는 완도군에서 가장 동쪽에 속해 있고, 주섬인 평일도로부터 동남쪽으로 20.5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바다가 외해라 수심이 깊어서 김이나 미역·톳·전복 양식을 할 수 없다. 채취할 수 있는 거라곤 오직 바위에 자연 그대로 붙어 있는 자연산 해초 뿐이다.
 

 원도해변에 놓인 돌들은 모두가  둥근돌이다
▲  원도해변에 놓인 돌들은 모두가 둥근돌이다
ⓒ 오문수

 

 

 원도는 섬도, 담벼락 돌도, 집도 둥글었다
▲  원도는 섬도, 담벼락 돌도, 집도 둥글었다
ⓒ 오문수

 


원도에 처음 주민이 들어와 살기 시작한 때는 조선 시대 영조 때로 김해 김씨가 장흥에서 들어와 마을을 이루었다고 한다. 취락은 북부 해안에 형성되어 있고, 경사가 완만한 지형으로 주민들은 해초를 채취하며 살아간다.


원도의 자랑은 이웃섬 장도, 황제도와 함께 섬 주변의 갯바위가 바다낚시의 주요 포인트라는 것. 낚시꾼들에게 소문이 나서 전국의 바다 낚시인들이 강진 마량항, 완도항 또는 고흥 녹동항에서 낚시선을 대절하여 많이 찾아온다.

날이 어두워지자 재빨리 이웃한 섬 장도를 떠나 원도 인근에 도착하니 연락을 받은 마을 이장 김무부(75세)씨가 바닷가로 나와 "여기다 배를 대야한다"고 소리친다. 제대로 된 선착장이 있는데 왜 바위 옆으로 배를 대라고 했는지 궁금했다. 김무부 이장이 말한 지점에 가까스로 배를 댄 후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유를 알았다.

 원도선착장 모습. 마을 이장은 방파제를 10m 정도 늘려달라고 말했다
▲  원도선착장 모습. 마을 이장은 방파제를 10m 정도 늘려달라고 말했다
ⓒ 오문수

 


"원도는 물이 빠지면 배를 못 댑니다. 배를 둘 수가 없어요. 사람이 죽어도 배가 없어 못 들어옵니다. 2013년 6월에 배가 깨져버렸어요. 행정구역상 완도지만 생활권은 여수입니다. 초도를 거쳐서 여수로 나가죠. 도선이 없어 10년을 살아도 완도군에 못 가본 사람도 있어요"  

이장을 따라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한때 30가구 150여 명에 달했다는 섬에는 빈집과 폐어구가 널려 황량함이 더했다. 마을에서는 태양광발전을 통해 전기를 이용하지만 날씨가 흐리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져 불을 끄고 산다. "수심이 낮아 위험하니 뱃길 조심하라!"는 겁까지 주면서도 갈 길 바쁜 내게 하소연이다. 

"바다도 안 되고 농사도 안 짓고 사니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아요. 방파제를 10미터 정도 늘려주면 배를 댈 수 있어요. 하루 종일 쓰레기만 밀려와 싣고갈 배가 없어 불법인 줄 알면서도 태울 수밖에 없어요"

딱했다. "오죽하면 힘없는 내게 하소연을 할까?" 하는 측은한 생각이 들면서도 "오늘 날이 어두워졌으니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며 배를 조심스럽게 운전해 섬을 빠져나오는 순간 배 밑창에서 "쿵!쿵!" 하는 소리가 두 번 울렸다.

"암초에 걸려 배가 깨져 물이 새어나오지 않나?" 하는 생각에 배를 둘러보니 괜찮다. 이재언 연구원이 "다행이다!"며 배를 후진해 조심스럽게 빠져나와 초도로 향했다. 황혼이 내린 바다에서 둘이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후유!" 헤엄이야 칠 수 있지만 이재언 연구원의 항해실력을 믿을 수밖에.

낙타섬? 반대쪽에서 보니 '이티'가 코뿔소 조종하는 듯
 

 아침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보며 낙타섬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카약과 시간만 있으면 동굴을 탐험하고 싶었다.
▲  아침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보며 낙타섬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카약과 시간만 있으면 동굴을 탐험하고 싶었다.
ⓒ 오문수

 

 

 낙타섬 반대쪽으로 가자 낙타가 아닌 '이티(ET)'가 코뿔소를 몰고 가는 것 같았다. 태평양에서 오는 파도의 영향을 직접 받는 원도와 장도 인근 남쪽바다는 절경이었다
▲  낙타섬 반대쪽으로 가자 낙타가 아닌 '이티(ET)'가 코뿔소를 몰고 가는 것 같았다. 태평양에서 오는 파도의 영향을 직접 받는 원도와 장도 인근 남쪽바다는 절경이었다
ⓒ 오문수

 


원도 남쪽에는 무인도가 하나 있다. '다라지도(多羅只島)'라 불리며 면적 0.504㎢의 암반으로 형성된 낙타 모양의 섬이라서 '낙타섬'이라고도 부른다. 초도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다시 원도를 찾은 이유 중 하나는 낙타섬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다.

낙타섬은 원도의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낙타섬은 원도와 장도, 대병풍도와 함께 자연 경관이 수려하고 희귀 동식물이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어 특별히 보존 관리해야 될 도서이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효용 가치가 덜하지만 원도와 장도, 낙타섬, 병풍도를 묶어 절해고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이 지역은 꼭 한 번 찾아가 볼 만하다. 카약이 있으면 절벽사이로 난 동굴을 탐험해보고 싶지만 카약도 시간도 없다. 낙타섬을 빙 둘러 돌면서 드론과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고 이웃한 섬인 장도의 남쪽사면을 따라 항해하며 절경을 촬영하고 있었다.
 

 멋진 광경이 보이면 조그만 배위에서 드론을 이용해 수시로 항공촬영을 하는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이재언씨 모습. 원도 촬영이 끝나고 가까운 장도를 촬영하던 중 드론이 사라져 버렸다.
▲  멋진 광경이 보이면 조그만 배위에서 드론을 이용해 수시로 항공촬영을 하는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이재언씨 모습. 원도 촬영이 끝나고 가까운 장도를 촬영하던 중 드론이 사라져 버렸다.
ⓒ 오문수

 

 

 원도를 촬영하고 장도의 멋진 절벽을 촬영하던 드론이 돌아오지 않아 난감했다
▲  원도를 촬영하고 장도의 멋진 절벽을 촬영하던 드론이 돌아오지 않아 난감했다
ⓒ 오문수

 


그때였다. 배를 정지하고 드론으로 항공촬영을 하던 이재언 연구원이 "어어! 큰일났네! 드론이 돌아오지 않네!"라며 조종 장치를 보아달라고 요청해 가까이 다가가 여러 번 시도했지만 드론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낭패가 없다.

전국 유인도를 돌며 드론으로 항공사진을 촬영한 이재언 연구원은 벌써 몇 개의 드론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전국 유인도를 항공 촬영하겠다는 집념이 놀랍기만 하다. 둘은 크게 낙담했지만 대안을 마련하기로 하며 예정된 '황제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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