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처럼 펼쳐진 여수화양중학교 ‘스승의 날’
상태바
축제처럼 펼쳐진 여수화양중학교 ‘스승의 날’
  • 오병종
  • 승인 2017.05.15 1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교생이 요리대회 열고, 그 음식으로 선생님들께 대접해
"이렇게 즐거울 수가. 수학시간보다 몇배 좋다 ! "  15일 스승의날에 선생님께 드릴 요리를 하며 즐거워하는 여수화양중학교 학생들.

여수의 농촌지역인 화양중학교 학생 96명 전원이 학교에서 직접 요리한 음식을 선생님들께 대접해드리는 스승의 날 행사를 가졌다.

학생들은 조별로 팀을 편성해 요리경연대회를 펼치고, 요리한 음식으로 전 교직원과 학생들이 점심을 함께 하며 스승의 날 사제동행 특별한 축제를 펼쳤다.

스승의 날을 맞아 여수화양중 학생들이 가사준비실에서 요리 도구를 챙기느라 분주하다.

축제의 시작은 등교하자마자 가사준비실에서 요리도구를 준비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2학년 이은비양은 “기술.가사 시간에 요리를 해봤다. 선생님들을 위해서 요리를 한다는 게 신난다. 모든 팀에게 선생님들이 상도 준다고 했다”며 다소 들뜬 기분으로 요리도구 챙기는 일에 여념이 없었다.

여수화양중학교 학생회장 이겸비(3학년)군이 스승의 날 행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여수화양중학교 학생회장 이겸비(3학년)군은 “학생회에서 오늘 행사를 준비했는데, 아주 잘한 것 같다. 학생들이 모두 좋아한다. 선생님께서도 스승의 날에 우리가 점심 대접해 드린다고 하니까 좋아하셨다”며  ‘사제동행 창의요리 나눔한마당’ 행사 전부터 기대감을 표시했다.

여수화양중 학생들이 선생님께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있다. 학생들은 교사 외에도 학생들에게 도움주는 학교의 모든 분들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다.

요리만 하는 게 아니다. 스승의 날 기념행사도 급식실에서 간단히 진행했다.  모든 선생님을 앞에 모시고 학생들이 나와서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주었다. 교사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학생들한테 도움을 주는 모든 사람을 다 앞으로 모셔서 카네이션을 달아 드렸다.

담임 선생님도, 교감도, 행정사도, 조리원도, 통학버스 기사도, 행정실 주무관도, 배움터 지킴이 어르신도, 교장도... 모두 학생들 앞에 나와서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모든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편지를 써서 감사의 뜻을 담아 편지선물도 전했다.

올해 3년차 교육경력의 김종연(1학년 담임,체육) 교사가 스승의 날에 학생들로 부터 받은 축하 편지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교사 경력 3년차인 김종연(1학년 담임,체육)교사는 한 웅큼의 편지를 받고 즐거워 한다.

“(스승의 날에) 편지는 계속 받아봤는데, 학생들이 요리를 해주는 것은 첨이어서 기대가 됩니다”

요리 준비중인 급식실이 축하공연장이 되기도 했다.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화양중학교는 오늘만큼은 오케스트라 멤버를 급식실 규모에 맞게 소규모로 짰다. 오케스트라단이  ‘스승의 노래’를 연주하고, 연주에 맞춰 전교생은 합창으로 '스승의 노래'를 불러 선생님들을 또 축하해드렸다.

"요리준비중에도 할일은 한다."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전교생이 선생님들을 앞에 모시고 '스승의 노래'를 불러드렸다.

급식실에서 개최하는 행사지만 급식실 주방은 오늘 휴업이다. 급식실 종사자들이 점심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요리가 이들 모두의 점심이기도 해서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요리하는 게 마냥 즐겁다. 흐뭇한 표정에서 '스승의 날' 행사의 즐거움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반죽을 이기며 나누는 대화도, 서툰 칼질도, 불조절하며 후라이팬을 다루는 것도, 수학문제 풀기보다 훨씬 즐겁고 재밌다.

요리 준비하는라 여념이 없는 학생들.

선생님들도 여기저기 학생들의 요리 현장을 다니면서 사진촬영도 함께 해주고, 맛을 보기도 한다. 여선생님들은 어머니처럼 요리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김치를 잘게 써는 2학년 ‘에체디세영’양은 루마니아 아버지의 성을 따라 ‘에체디’가 성이다. 귀화한 한국 이름은 뒤에 붙은 ‘세영’이다.

여느 학생처럼 즐거워하기는 에체디세영양도 마찬가지.

김치를 잘게 썰면서 요리 준비를 하고 있는 2학년 에체디세영 양

“재밌어요. 우리가 할 요리는 ‘핵주먹밥’입니다. 거기에 넣을 김치를 썰고 있는 겁니다. 무슨 맛이 날지 기대가 돼요. 호호호”

팀별로 토의해서 이름도 정하고 레시피도 정했단다.  그냥 ‘주먹밥’은 이름이 밋밋해서 확실하게 임팩트를 주려고 ‘핵주먹밥’이라는 순전히 관심끌기용 작명이라고 귀뜸한다.

남학생들도 대부분 직접 요리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3학년 배해성군은 옆에서 보기만 하고 있어서 요리는 안하느냐고 물었다. 

뒤처리도 다 할거라고 말하는 배해성군은 “힘든 일이나 거친 설거지나 그런 걸 한다. 요리 도구도 내가 다 가져다 준거다”며 요리에 참여 안한게 아니라고 항변이다.

시끌벅적한 급식실이다. 잔치날에 음식장만하는 모습 그대로다. 축제날이다.

학생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는 여수화양중학교 이경환(59) 교장 선생님.

앞치마를 두른 이경환 교장선생님은 스승의 날이 교사만을 위한 날이 아니라고 말한다.

“스승의 날에 구성원 전체를 초대했습니다. 또 급식실 영양사나 조리원 선생님들도 이 날 만큼은 쉬게 했으면 좋겠다고 건의가 있어서, 학생들의 사제동행 요리를 요리로만 끝낼 게 아니라 전체가 점심을 같이 하는 걸로 예산도 세우고 했죠. 

학생들 요리가 그대로 저희들 점심입니다. 예전에 마을 공동체에서도 큰 대접은 식사 대접이었잖아요? 스승의 날에  우리 학생들한테 큰 대접 받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 자체가 큰 교육이죠.  국.영.수만 교육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보세요. 축제 분위기죠? ”

일석삼조란 얘기다. 스승의날 행사. 제대로 된 교육. 학교 전체 점심 해결. 그리고 묶어서 축제다.

요리를 도와주던  선생님들이 자신들이 촬영된 카메라의 사진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학생들이 요리한 음식으로 점심을 대신하면서 품평회 채점까지 하는 스승의 날의 특별한 식사. 화양중학교 교사와 교직원들이 즐거워 한다.

 

"우린 대접만 받지 않는다"  선생님들은 별도로 준비한 수박을 손수 썰어 후식으로 학생들과 함께 나누었다.

 

학생들의 이번 행사를  가장 많이 도와준 이영신 교사(교무부장)도 아이들이 해준 점심 대접을 받고 입이 함박만 하다.

과거 스승의 날, 몇 개 정해진 에피소드들이 있다. 시민들 얘기다.

“아이 선생님께 줄 선물 고르느라 신경좀 쓰였죠”

“자녀들 담임께 전화해서 점심이나 식사약속 정도는 했었잖아요? 안그랬어요?”

요사이 교사들은 스승의 날에 식사대접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행사도 꺼린다. 그래서 5월 15일도 '스승의 날'이 아닌 듯이 정상수업을 하거나 아예 학교를 쉬는 곳도 있다. 결국 일부 학교는 스승의 날 행사 자체가 없단 얘기다. '스승'이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스승의 날에 힉생들이 준 편지 선물을 읽어보며 즐거워하고 있는 여수화양중 조형진 교감선생님.

카네이션과 함께 선물로 받은 편지를 읽고 있던 조형진 교감선생님이 그런 분위기에 한마디 한다.

“학생회가 이번 행사를 치룬다고 해서 전폭적으로 지원을 했죠. 스승의 날에 행사를 한다고 해서 꼭 교사가 대접만 받자는 게 아니거든요. 교육적으로 의미있게 보내야죠. 학생과 교사가 소통하고 점심까지 해결하고 얼마나 좋습니까. 보세요. 아이들도 좋아하고 교사들도 좋아하고 축제같죠. 28년 교직생활 중 이렇게 즐겁고 뜻있는 ‘스승의 날’은 첨입니다”

지역 지상파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나와 촬영중이다. 여수MBC 채솔이(여) 기자와 송정혁 카메라 기자가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