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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길에서 봉사활동도 하고, 힐링도 하고

- 비렁길 4코스 탐방 소감문

  • 입력 2017.05.16 13:19
  • 수정 2017.05.17 11:26
  • 기자명 김예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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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길 4코스 초입으로 걸어가고 있는 여남고 학생들의 모습

시험이 끝난 지난 11일 목요일 오후. 학교에서 운영 중인 ‘사제일촌 한 가족, 즐거운 학교 만들기’ 프로그램의 하나로 비렁길 4코스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 겸 힐링 등산이 있었다. 중간고사가 끝난 직후이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해하는 친구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사제일촌 허보연 어머니 선생님과 가족들의 모습

그 동안 시험공부로 인해 책상에 계속 앉아 있아 있었으니 팔, 허리, 다리 온 몸이 쑤시는 몸 상태에 밤늦게까지 공부하면서 지친 몸이었으니 그저 쉬고 싶을 따름이었다. 그렇기에 시험이 끝나자마자 비렁길을 간다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교장선생님의 지시로 비렁길을 품고 있는 금오도에 위치한 우리학교 학생들이 매 시험이 끝날 때마다 비렁길을 한 코스씩 돌아야만 했다. 

봉사활동도 하고, 힐링도 하면서 선후배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며 서로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이니 그 의도에는 모두가 공감했다. 

비렁길 4코스 정상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바다와 산의 모습

연간 3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아온다는 금오도에서 생활하면서 이런 기회가 아니면 비렁길 코스를 가볼 수 있는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또 우리 학생들에게 공부로 인해 지친 몸을 힐링할 수 있는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처음 걸어보는 비렁길 4코스. 우리는 함께 길을 걸어가면서 친구들이나 후배들, 선배들에게 학교생활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도 이야기 해보고 들어주기도 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행복을 느끼면서 흥겹게 노래도 불렀다. 

아버지 윤득경 사감선생님과 그 가족들도 같은 장소에서 한 컷

4코스는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우리의 반대편에서 오시는 관광객들에게 우리학교의 인사법대로 “사랑합니다.”라고 큰 소리로 인사를 하니 반갑게 화답해 주시며 “어느 학교 학생이냐, 표정이 참 밝고 예쁘다.”고 말씀해 주셨다. 친구들과 함께 기분 좋게 한 걸음, 한 걸음씩 걸어가니 ‘힘듦은 나누는 것 같고 기쁨은 배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사제일촌 허보연 선생님은 우리 반 수업에 들어오시지 않으셨지만, 등산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통해 훨씬 친해질 수 있어 기뻤다. 

허보연 선생님과 자식의 인연을 맺은 친구들이 학교 부모님과 비렁길 쓰레기도 줍고, 사진도 같이 찍으면서 아름다운 추억도 남기니 무척 뿌듯했다. 힘겹게 오르막길을 올라가서 내려올 때에는 ‘포기하지 않고 산을 오른 것처럼 기말고사때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자’는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정신적으로 피곤한 몸으로 비렁길로 출발할 때는 몸도 마음도 더 피곤해지겠다고 생각 했었는데 3시간 동안 학교에서 출발하여 비렁길 4코스를 여행하면서 마음이 한결 상쾌해지고 가뿐해졌다. 마음에 쌓여있던 무거운 것들을 땀을 흘리며 모두 배출해버린 시간이었다. 

생각해 보면 지친 몸이었지만 4코스를 모두가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 힘들고 몸이 좋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오히려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며 사제일촌 가족들이 앞에서 이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준 덕택’이었다고 믿는다.

우리들의 친구같은 다정하신 선생님들도 환한 표정으로 한 컷

학교에 도착해서는 오히려 힘이 났다. 그래서 우리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배구 경기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학생들은 큰 소리로 응원을 했고,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다.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며 보듬어 주면서 진정으로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친 느낌이 들었다. 

저녁 시간에는 오랜만에 영화를 감상하는 호사도 누렸다. 취침 시간에는 평소에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가 좀 늦게 잠이 들었는데, 그 날은 눕자마자 모두 잠에 골아 떨어졌다. ‘사감선생님도 그 날만큼은 가장 편하셨으리라.’고 생각하니 웃음이 나기도 했다. 나와 친구들에게 힘들었지만 힐링이 되고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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