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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산 옆 장군산의 바위들

촛대,넙,멍석,하트 바위, 장군암,벼락바위...

  • 입력 2017.05.28 11:58
  • 수정 2017.05.29 22:36
  • 기자명 김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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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산 정산의 바위   ⓒ 김배선

이번 구봉산이야기는 구봉산과 장군산의 바위에 대하여 2회로 나누어 기고하기로 한다.

 ‘구봉산에는 바위가 없다’? 
바위를 이야기하면서 바위가 없다니 독자들께는 생뚱맞은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그러나 구봉산을 자주 오르는 사람이라도 막상 바위에 대한 생각을 해보면 아마도 떠오르는 이름이 없지 않을까 싶다. 구봉산의 곳곳에는 수없이 많은 바위들이 있음에도 '바위가 없다'고 한 것은 물질인 명사로서의 바위가 아니라, 구봉산과 더불어 살아온 선조들에 의해 이름불리며 정신적 소통과 정서를 나누어 왔던 바위를 뜻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아무리 많은 바위들이 있을지라도 이름이 붙여진 바위만이 물질의 차원에서 벗어나 인간들과 정신적 교감을 나누며 역사를 함께하는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 구봉산에 바위가 없다고 서술한 예를 한번 들어 본다.
구봉산과 이웃 장군산에는 등산로와 둘레길을 자세하게 그려 게시해 놓은 등산안내도가 있다.

구봉산 등산안내도. 바위이름 안내가 빠져 있다.  ⓒ 김배선

그런데 사람들이 무심하게 보았을지 모르나 장군산의 안내도에는 바위가 여덟 곳이나 표기되어 있는 반면, 장군산보다 크기는 물론 바위들의 수도 비교할 수 없이 많은 구봉산의 등산안내도에는 바위가 표시된 지점이 한곳도 없다.

물론 구봉산에도 이름 있는 바위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구봉산의 바위들에 대한 명칭과 내력 등 자료를 어렵게 수집하는 과정을 돌이켜 보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내린 역설적 표현이다.

이름이 전해지는 장군산의 바위들을 먼저 싣고 사라지고 묻힌 구봉산바위의 이름과 사연들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어서 싣기로 하겠다.

장군산의 바위들

장군산 등산 안내도   ⓒ 김배선

등산안내도에 있는 바위들의 이름은 촛대바위, 널바위(3개), 0바위, 멍석바위, 하트바위, 장군암 등으로 모두가 북쪽을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어디선가 들었음직한 낯익은 이름들이다. 전국에 같은 이름의 바위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같은 이름이라도 장군산의 바위들에는 여수인들이 바라보고 어루만진 혼이 스며있을 것이다.

자기 모습에서 얻은 이름들은 저마다 간직해온 바위들의 흔적이다. 무관심 속에 잊혀지기 보다는 그동안 필자가 수집하여온 바위들에 대한 내력을 적어 바위에 바위에 인문학적 상상력은 보태고자 한다.

장군산 촛대바위   ⓒ 김배선

촛대바위

촛대바위는 장군산에서 가장 신비로움을 주는 바위다. 위치는 정상에서 버스터미널 방향인 장군사 뒤편 암벽이 기둥처럼 솟은 암반 위에 육각원형의 길고 짧은 두 개의 바위가 서 있는 모습디아. 마치 촛대 위에 타다 남은 두 자루 쌍 초가 연상되는 형상이어서 이름도 ‘촛대바위’라 부르며 신성하게 생각하여 왔다. 

촛대바위의 아래쪽은 지세가 험하여 올라오거나 접근하기가 어렵게 되어있다. 그래서 촛대바위로 가는 길은 좌측으로 한참 돌아간 광무아파트에서 정상 길로 잠시 오르다 거의 길이 없다시피 한 우측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예전부터 접근하는 사람들이 드물었고 가끔씩 인근에 사는 사람들 중에 그곳을 찾아 축수를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장군산 촛대바위.  아래서 본 모습   ⓒ 김배선

그런데 지금을 둘레길이 생겨 몇 발짝만 내려가면 되기 때문에 둘레 길을 도는 사람들이 촛대바위를 보며 자연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지금도 일부러 찾아 가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만약에 촛대바위가 관광객들이 지나 가는 길목에 있다면 대단한 인기를 모을 수 있는 걸작임이 분명하다. 

그냥 걷느니 산을 거닐며 이름 가진 바위를 노래하며 글이나 그림의 대상으로도 중분하지 않을까? 끝으로 예전에는 부른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 장군바위라는 이름을 촛대바위 아래 이중으로 표기한 것은 좌측에 있는 같은 이름의 장군암과 혼란이 느껴지므로 정확한 증언에 의해 바로 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다.

널바위(넙바위)

제1 넙바위   ⓒ 김배선

장군산에는 같은 이름의 ‘널바위’가 광무아파트에서 정상으로 가는 우측 길을 따라 차례로 세 개나 있다. 이름처럼 길옆에 넓적한 모양으로 엎드려 지나가는 사람에게 앉아 쉬거나 가슴을 열고 호연지기를 마시고 싶은 마음이 일게 하여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한다. 특히 정상에 가까운 세 번째 바위는 경남아파트에서 오르는 비탈길과 만나는 사거리 바로 아래 능선이 활짝 열린 곳에 넓게 펼치고 있어 밟고 서면 한영 전남 두 대학의 젊은 기상이 다가와 기분이 좋다.

그렇지만 널바위라는 이름이 그동안 필자가 알고 있던 넙바위와 달라 이의를 제기하여 본다 이전의 등산안내도에는 널바위가 바위로 표기되어 있었다. 혹시 ‘넙’자의 오타로 여겨 왔으나 이번에 바뀐 바위를 보며 ‘넙’바위가 바른 표기임을 설명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에 널찍한 바위에 붙인 이름들을 보면 마당바위 멍석바위, 혹은 덕석바위, 방석바위 넙바위 등이 대부분이다. 여기서 넙바위는 ‘넙적’바위의 준말로 전국에는 이 ‘넙바위’가 많이 분포돼 있다. 그러나 널찍한 바위에 널빤지나 관을 뜻하는 널을 인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널바위’라는 이름도 찾아보기 어렵다. 혹시 금오도의 ‘널’바위를 떠올린다면 그곳은 물건(미역)을 넌다는 ‘널’이므로 모양은 비슷해도 다른 표현이다. 다시 한 번 확인하여 바른 이름으로 표기되었으면 한다.

이름없는 바위 ... 형제바위로

이름을 몰라(없어) 그냥 바위로 표기되고 있는 이 바위는 장군산에서는 촛대바위 다음으로 시선을 모으는 바위다. 

경남아파트에서 오르는 비탈 길 한영대학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는 이 바위는 두 개의 높고 낮은 네모진 바위가 형제처럼 앞뒤로 기대서 건너편 호랑산과 봉화산을 향하고 있으면서 마치 뒤편의 아우가 형에게 나도 좀 보자고 비켜서기를 재촉하는 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름이 없어 무척 아쉽다. 

형제바위  ⓒ 김배선

그런데 이름을 붙일 수도 있는 작은 단서 하나가 있다 필자가 27~8년 전쯤 가까이 있는 텃골 마을을 찾아 이 바위의 이름이 궁금하여 물어본 적이 있었다. 대부분이 모른다거나 없다고 하였지만 마을의 유지격인 최 노인께서 임진왜란 때 수군으로 간 텃골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의 어린 아들 형제가 그 곳으로 다니며 봉화산에 봉화가 오를까봐 걱정을 하며 호랑산을 보고 기도를 하여 ‘성제바구’라 불렀다고 들은 적이 있다는 말을 들려주었다. 바위의 이름은 옛것을 찾기도 하지만 새로 짓기도 하므로 이름이 없느니 보다는 ‘형제바위’도 그럴 듯하다.

멍석바위, 하트바위, 장군암

제2 넙바위

 

제3 넙바위

멍석바위는 첫 번째 널(넙)바위 바로 아래 있는 작은 바위이고, 하트바위는 럭키아파트 좌측둘레길 150m 지점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의 중간에 바닥에 묻혀 무심코 보면 알 수없는 넓이가 1.2m 가량 되는 하트 모양의 작은 바위로서 누군가가 발견하고 모양에 따라 이름붙인 것을 담당자가 알고 이번에 새로 표기한 것이다. 그리고 장군암 역시 둘레길에서 연등천 방향으로 떨어져 있는 평범한 바위이다.

벼락바위

벼락바위는 봉강동(해태아파트) 방향의 정상과 가까운 암벽처럼 보이는 바위로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벼락바위는 바위가 보이는 마을에서는 산을 벼락산으로 불렀을 만큼 유래가 있는 바위이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장군산은 북쪽 사람들이 불렀던 이름이고 남쪽에서는 ‘벼락산’이라 불렀다고 봉강동 노인당의 여러분이 증언하였다.

정상 소나무쉼터바위  ⓒ 김배선

장군산 정상에는 등산객들의 발걸음을 붙드는 바위들이 아기자기하게 머리를 내밀고 있다. 그러나 ‘정상바위’, ‘소나무그늘 쉬는 바위’ 등의 이름도 있다. 

만나는 바위마다 스토리가 있고, 정겨운 이야기로 다가온다. 이름을 갖고 있는 산의 바위는 생명을 얻게 된다.  장군산의 여러 바위들에도 인문학적 상상력이 더해진 각자의 이름들이 붙혀진다면 장군산의 가치나 그 격이 높아지지 않을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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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범 2017-05-28 12:53:58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주말마다, 친구들 선후배,가족또는 동호인들과, 전국의 크고작은
명산을 순례하며,자신의건강증진과,호연지기를 기르며,또다른 내일의 활력소를,충전하며
산을 오르리라 생각한다.

전국의 어느산을가나, 그 고장 그 지역의 스토리가없는 산이 드물다고 생각한다.
들꽃 한송이, 풀 한포기에도,삼라만상을 노래하는 의미가 담겨있듯이,아무의미없는 바위에
어떤동기와, 의미를 부여하며,새로운 생명을 잉태시키듯,오늘도 열심히,노력하는
조계산이야기의주인공에게 ,소리없는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