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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동안 ‘블랙리스트’와 대중문화‘블랙’이 있었다”

버스커들이 말하는 대중문화 ‘블랙’기간

  • 입력 2017.06.05 10:37
  • 수정 2017.06.10 06:17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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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금요일부터 3일간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 6주차 공연이 펼쳐졌다. 4월에 시작한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 공연은 여수 해양공원 일원에서 6개월간 이어진다.

맥스크루 멤버들이 이순신 광장 옆 중앙선어시장 앞 해양공원에서 2일 저녁 개인 기량을 뽐내고 있다.

버스커들은 여수밤바다를 배경으로 이순신 광장에서부터 종포해양공원 구간의 해변 공원 5곳에 두 팀씩 7시부터 밤 10시까지 교대로 버스킹을 펼친다.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은 여수시의 정부지원 사업이다. (관련기사 ; ‘2017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 (4월) 21일 개막 ~ 10월까지)

‘여수밤바다 낭만버스킹’ 운영본부 이종교 총감독은 “올해는 5군데 장소별로 특화했다. 음악 장르별로 또 공연 형식에 따라 배치했다. 대략 주말마다 외부 버스커 20~30명이 가량이 여수에 온다”고 말했다.

직장인으로 구성된 순천의 청춘 버스커인 4인조 '태평한 미아' 멤버들이 2일 공연에 앞서 연습중이다.

이순신광장과 가장 가까운 중앙동 선어시장 앞 해양공원에서 연주하는 팀들을 만났다.

순천에서 활동하는 ‘태평한 미아’는 직장인으로 구성된 4인조 어쿠스틱 밴드다. 멤버 중 한명은 “그동안 여수는 신기동 부영3차 아파트 입구에서 자주 와서 버스킹 공연을 해왔다”며 여수는 동네나 마찬가지라고 얘기한다. 순천이라서 오고 가며 출퇴근식으로 3일간의 공연을 마칠거라고 말했다.

3일간 같은 장소에서 공연할 또 다른 팀은 스트릿 댄스 위주의 비보이 그룹인 4인조 ‘맥스크루’다. 3일 주말에 1회 공연을 마친 후 멤버들이 2회차 공연을 준비중이었다. 두 팀은 30분 단위로 3회씩 공연을 펼친다. 한번 정해진 팀은 한 장소에서 금요일에 이어 토,일 연속 3일간 공연을 한다.

비보이 그룹 '맥스크루'의 리더 스컬

‘맷스크루’멤버들은 시민이나 관광객들 호응도가 좋아 실력발휘를 맘껏 했다며 멤버의 리더인 스컬은 “서울에서 4명이 함께 움직이는데, 교통비와 숙식비를 우리 팀이 운영본부로부터 지원받은 것은 120만원이고, 공연장에서 관광객들의 기부로 나머지 비용과 활동비를 채운다”고 말했다.

버스킹 공연장에는 늘 모자가 있거나 모금함 상자가 앞에 놓여 있다. 모금함에 '호응'하는 것은 버스커들과 관객이 소통하는 중요 수단이다.

“방금 초저녁 1회 공연에 15만원 정도 되네요. 저녁 식사 끝나고 좀 어두워지면 한 번 공연에 20만원에서 30만원 정도 들어오죠. 액수가 많으면 저희도 인원도 늘릴 수 있고 공연 질도 높아지죠. 4인조가 연속 공연을 하려면 좀 힘든 점도 있어서, 인원 보충은 저희들에게 중요합니다”

이들은 서울 외에도 인천,부산,울산등 전국적으로 버스킹 여행을 다닌다. 대부분 축제나 행사때 장소 제공이라든가 부분적인 편의를 제공하는 외에 특정 경비를 지원하는 곳은 여수뿐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버스커는 스스로 장소를 선택해 본인의 장비로 공연한다.  

이들은 여수 버스킹 참여 이후 우리나라 문화 전반의 흐름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유는 새정부 출범이다. 대중문화계도 "지난 9년간 암흑기였다"고 주장한다.

리더인 스컬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있었다. 블랙리스트뿐 아니라 우리 대중음악계는 그야말로 ‘블랙피리어드’ 암흑기였다”며 “주변에 문화이벤트 사업하는 7명이 있었는데 5명이 부도가 났고, 거기 종사자들은 대부분 일용 노동자가 되거나 단순 아르바이트로 전락했다”고 자신 주변의 황폐해진 대중문화산업의 단면을 진단했다.

그런데도 상층부에서는 블랙리스트에 비선 실세가 장악했던 문화계의 어두운 과거를 지적하며 안타까워 했다.

“이제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달라져야 합니다. 전에 이명박, 박근혜 정부 이전에는 대중문화쪽이 꽤 활기가 있었고 자유로웠거든요. 근데 박근혜 정부때는 특히 위축되고 힘들었습니다. 상층부 특정 그룹에서는 잘 되었는지 몰라도, 주변 대중음악 중심의 문화산업은 정말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금요일 오후면 전국 각지에서 3일간의 여수 버스킹에 참여하려고 20~30명의 버스커들이 여수를 찾는다. 록 밴드 '모브닝' 멤버들이다.

여수의 버스킹에 대해서 그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캐나다에서 버스킹 공연도 해보고 분위기를 봤는데, 옆에서 건물 수리하는 노동자가 잠시 쉬면서 버스킹 공연장 모자에 동전 몇 개 넣어주고, 다시 작업하는 것을 봤습니다. 버스킹은 이렇듯 관객과의 호응이라고 봅니다. 여수에서도 시민 호응도가 좋아지고 관광객들 인식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수가 많은 버스커들에게 가 보고 싶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구요, 우리 입장에서는 이런 호응이면 자주 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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