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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해야 할 자들의 파렴치

  • 입력 2017.06.22 18:45
  • 기자명 곽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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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한 달이 넘었습니다. 최근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허위 혼인신고를 했다가 혼인무효판결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후보직을 사퇴하였습니다.

야당은 장관후보자 검증 부실을 문제 삼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80%를 넘던 문재인대통령의 지지도는 인사청문회와 안경환 후보자 낙마 사태를 거치면서 76%로 소폭 하락하였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인사청문회에서 문재인대통령이 인선 배제 기준으로 공약한 탈세, 투기, 위장전입, 논문표절, 병역면탈이라는 5대원칙을 내세워서 후보자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여당이던 박근혜정부 인사청문회를 보던 국민들은 다섯 가지 중 두세 가지는 오히려 장관이 되기 위한 조건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하였습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이 바랐던 것은 법 위에 있으면서 법을 농단했던 검찰과 언론, 재벌이라는 적폐세력을 청산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적폐세력을 비호하는 박근혜전대통령의 반헌법적 행위들에는 눈감던 자유한국당이 이제는 5대원칙이라는 무기를 들고 촛불혁명을 뒤집으려 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들이 그렇게 해서 지키려는 것이 무엇일까요? 과연 철저한 준법정신일까요? 아니면 선명한 도덕성일까요?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은 헌법을 위배했다고 파면당한 정권의 집권세력이었습니다.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큰소리를 치는 그들에게 공자는 뭐라고 할지 들어보겠습니다.

 

  子曰 “篤信好學 守死善道. 危邦不入 亂邦不居. 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 邦有道 貧且賤焉 恥也, 邦無道 富且貴焉 恥也.” 「태백(泰伯)」 

  선생님 가라사대 “철저히 검증하고 힘써 실천하는 자세로 배우기를 좋아하고, 죽음을 각오하고 올바른 가치를 지켜야 한다.

위태로운 나라에는 들어가지 말고, 어지러운 나라에는 머물지 말고 떠나라.

천하에 도가 있으면 자신을 드러내고, 도가 없거든 숨어 드러내지 마라.

나라에 도가 있는데도 가난하고 비천한 것은 치욕이고, 나라에 도가 없는데도 부유하고 지위가 높은 것도 치욕이다.”

  공자의 제자들은 주나라의 헌법인 ‘예(禮)’를 배워 관리로 등용되기를 바라는 정치지망생 혹은 관료지망생들이었습니다. 이 장은 그런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말입니다.

『논어』에서 ‘도(道)’는 여러 의미로 쓰이지만, 이 장에 쓰인 ‘도’의 뜻은 현대적 의미로는 헌법질서로 볼 수 있습니다.

첫 구절은 헌법질서를 이론으로도 철저히 알고 몸소 실천하는 자세로 배우기를 좋아하고, 죽음을 각오하고서라도 헌법질서를 수호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비로소 등용될 자격을 갖췄다고 말합니다.

헌법질서가 위태로워지는 나라에는 등용되기를 바라며 들어가지 말고, 헌법질서가 무너졌으면 과감히 떠나라고 가르칩니다. 왜냐면 헌법을 수호하려면 본인이 죽음에 이르거나, 아니면 헌법을 파괴하는 도구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헌법질서가 잘 작동하는데도 등용되어 벼슬하지 못한다면 능력이 없는 것이니 부끄러운 것이고, 헌법질서가 작동하지 않는데도 등용되어 벼슬하고 부자가 됐다면 양심이 없는 것이니 또한 부끄러운 것이라고 합니다.

  현 정부 인사청문회에서 5대원칙 운운하는 야당은 헌법을 파괴했던 전 정부의 집권세력입니다. 부끄러워 고개를 못 들어야 할 정치인들과 그에 부합했던 언론계와 법조계 세력들은 오래된 작은 허물을 들어 부적합하다고 발목을 잡습니다.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장군도 한때는 죄인이었고, 상해임시정부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김구선생도 한때는 살인자였습니다.

도덕성 논쟁에 빠지는 순간, 우리는 촛불정신을 놓치고 법꾸라지가 만든 법망에 갇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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