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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좋은 도시 여수

시내 가까운 산 '둘레길'이용

  • 입력 2017.06.24 21:51
  • 기자명 한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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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야 산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차도 없이 걷는다. 물론 운전면허증조차 없다. 스마트폰에서 만보기 어플을 다운 받아서 하루에 만보 걷기를 한다. 걷는 것도 목표가 있어야  충실히 할 수 있다. 혹시 걷기가 부실한 날은 12층 아파트까지 계단으로 오르기를 해서 꼭 채우려고 한다.그러나, 무작정 걷는 것은 싫어한다. 

목표를 정해서 걷고 있다. 여수의 시내를 크게 3개 지구로 나눈다. 시청이 있는 '쌍봉지구', 여서동, 문수동, 미평동을 포함하는 '여문지구', 종화동과 중앙동, 교동, 신월동을 '시내지구'로 나눈다.

 

지구 안을 걸을 때는 무조건 차를 타지 않고 걷는다. 일을 볼 때도 같은 지구 안에서는 왠만하면 걸어다니려고 힘 쓴다. 많게는 1시간 걸리는 곳이 있지만 대부분 30 분 내외이므로 크게 어렵지 않다. 

여수시 인구는 줄어드는데 갈수록 자동차가 많아져 매연 때 문에 걷는 것이 쉽지 않다. 시청앞은 30년이 넘은 가로수를 베어버려 그늘이 없어 걷기가 더 힘들다.

그래도 걸을려고 애를 쓴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만나고, 가게와 달라진 시가지를 보고 걸을 수 있어 여수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지금 여수는 인도를 보도블럭으로 교체하고 있어 걷는 것이 불편하다. 그래도 투수콘으로 한 것보다는 낫다.  피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든 자동차가 시내로 덜 다니게 하는 정책이 최우선으로 되어야 한다.

 

여수 시가지 3개 지구를 벗어날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바쁠 때는 시내버스로 이동을 하면 된다. 조금 시간이 있을 때는 산을 넘어서 다음 지구로 간다.

'여문지구'에서 모임이 있을 때는 '쌍봉지구'에서 자연스럽게 고락산을 넘어서 가면 된다. '시내지구'에서 모임이 있을 때는 시내버스를 타고 여서동로타리로 가서 구봉산을 넘어서 간다. 신월동쪽이면 대치마을로 가서 구봉산,  교동쪽이면 한재를 넘어서 간다.

모임 시각보다 조금 일찍 서둘러 둘레길을 돌아서 넘어가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 둘레길 일부 구간이지만 그리 힘이 들지 않으면서 기분좋게 걸을 수 있어서 좋다. 둘레길을 걷는 것은 병원 가는 것과 같다. 어딘가 아프다면 바로 숲속 둘레길을 걸으면 말끔히 낫는다.

 

여수는 시가지 가까이에 산이 많아서 둘레길이 많이 만들어져 있다. 산 가까이 사는 시민들은 아침, 저녁으로 둘레길 도는 운동을 많이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멀리 가지 않고 2시간 정도 걸을 수 있는 둘레길이 있어서 걷는 사람이 많다. 둘레길을 걸어서 출퇴근을 하는 시민들도 있다. 

둘레길이 모두 시가지 근처이므로 배낭 없이 가볍게 물병 하나만 들고도 걸을 수 있다. 둘레길마다 중간에 시가지로 내려가는 길들이 많아서 어느 곳에서나 시작하고 끝을 낸다. 굳이 여러 사람 모여서 갈 필요도 없이 혼자서 걸어도 무섭지 않다. 시가지 가까이에 둘레길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바닷가 도시는 어느 곳이나 바닷가 산비탈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집에서 바다를 내다보면 배가 언제 들어오는지를 알 수 있다.

그 옛날에는 바닷가에서 산꼭대기 집까지 오르면서 한숨을 많이 쉬었다. 지금은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집 사이 골목으로 오르는 것이 운동이 된다. 사서도 운동을 하는데 일상 생활이 운동이면 더 좋지 않을까?

그 골목에는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골목길을 걸으면 담 밖으로 튀어나오는 사람 사는 이야기, 음식 냄새들이 마냥 정겹게 느껴진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살면서 묻어있는 여러 이야기가 걸으면 먼저 말을 건다. 그 이야기를 꺼내 들으면 더 정감을 느낀다. 골목길에는 이렇게 사람 사는 이야기와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다. 

 

 

여수는 이웃 순천처럼 분지 형태가 아니다. 시가지에 산이 있고, 그 산 주위로 사람들이 마을을 만들어 모여 살고 있다. 매립지를 빼놓고, 평지가 없고 대부분 산자락에 있어 자전거 타기가 어렵다. 중앙동 로터리에서 여수역으로 가는 오르막길을 '오사카'라고 부른다. 곳곳에 크기는 달라도 '오사카'들이 많다.

산 속에 시가지가 있어서 공기가 맑고 경치가 좋다. 어느 산이라도 조금만 올라가면 바다가 보인다. 바다를 보면서 걷는 것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고, 확 트인 바다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시간을 내서 새벽부터 먼 산을 가는 재미도 크지만, 할 일 다 해놓고 잠깐 시간을 내서 한 두 시간 시내 산을 오르면 덤으로 시간을 얻는 것 같다.

 

 

해양도시 여수, 3면이 바다로 되어있다. 시내에서 바다를 보면서 바닷가를 걸을 수 있다. 바다로 쉽게 들어갈 수는 없지만, 갈매기와 함께 걷는다.

가까이에서 지나가는 배를 보며 멀리 아득하게 보이는 섬과 손에 잡힐 듯 가까운 섬들까지 한 눈에 들어오면 부자가 된 기분이다.

햇살이 비추는 시간에는 출렁거리는 바닷물이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거려 눈이 부셔서 걷기가 힘들다. 그 광채에 눈 뜨기가 힘들지만 바다가 살아서 꿈틀거리는 같아 힘이 넘친다.  단지 바닷가 길은 대부분이 시멘트 포장이 되거나 인도로 되어 있어서 걸을 때 발에 부담이 간다.

이렇게 산은 산대로, 시가지는 시가지대로, 바다는 바다대로 걷기에 좋은 여수를 두고 걷지 않으면 후회가 될 것이다.

가능하면 차는 주차장에 두고 걷는다면 기분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 아무리 아파도 조금 빠르게 걷고, 땀을 쫙 흘리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없는 병도 낫는 걷는 것을 생활화하면 후회되지 않을 것이다.

자, 지금부터 걸어보면 후회하지 않을 것으로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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