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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안 준다는 샛서방고기, 바로 이 녀석입니다

맛있는 생선구이와 생선 맑은탕... 여수 선원동 수정횟집

  • 입력 2017.07.03 09:32
  • 수정 2017.07.03 11:34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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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평선이는 본서방인 남편에게도 안주고 샛서방에게만 준다는 고기다.
▲  군평선이는 본서방인 남편에게도 안주고 샛서방에게만 준다는 고기다.
ⓒ 조찬현

 


집밥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일 거다, 이집에 가면 늘 마음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건. 이곳은 생선회 전문점이다. 이른바 모둠회 코스요리를 선보인다. 개인적인 생각이야 그냥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단품메뉴도 하나 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지만 아무튼 좋다. 회 코스요리는 수준급이다.

무엇보다 음식이 맛있다. 주인장 부부가 직접 요리를 하며 딸까지 함께 거든다. 가게 세가 안 나가는 것 또한 이집의 경쟁력이다. 또한 무슨 음식을 선택하든 기본 상차림이 걸다. 듬뿍 듬뿍 접시에 통 크게 담아낸다. 맛과 정성도 어디에 뒤질세라 늘 노력을 아끼지 않는 집이다.

"기본 찬은 철따라 바뀝니다. 생선구이와 지리탕 생선은 활어를 잡아서 요리합니다."

상다리도 튀겨내면 맛있다는데 이집의 튀김 역시 맛있다. 이 녀석들은 어디를 저리도 나란히 사이좋게 가다 잡혀온 걸까. 쪄낸 돌게도 속이 알차다. 생선살을 다져 채소와 함께 소를 넣어 지져낸 깻잎전은 명불허전이다. 양념에 쪄낸 가오리찜과 홍어회무침도 기본상차림에 함께 나온다.

참기름 장에 먹는 볼락회, 그 풍미와 식감 놀라워
 

 남도의 맛집답게 기본 상차림이 걸다.
▲  남도의 맛집답게 기본 상차림이 걸다.
ⓒ 조찬현

 

 

 여수 선원동 수정횟집의 생선회 기본 상차림이다.
▲  여수 선원동 수정횟집의 생선회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선원동 수정횟집이다. 가게 이름은 여수 충무동의 할머니네 상호를 그대로 가져왔다. 4인 모둠회 코스요리 상차림(12만 원)이다. 생선회 모둠은 볼락 뼈꼬시. 쥐치, 돔바리, 노랑가오리, 농어 등 8가지 어종이다. 회 접시 중앙에 함께 선보인 쇠고기 육사시미와 농어 숙회가 이채롭다.

놀랍다, 고소하고 차진 이 맛. 볼락회를 참기름 장에 먹어봤다. 순간 이게 가장 한국적인 맛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겨자소스에 먹는 생선회가 일본식이라면 참기름 장에 먹는 생선회는 아마도 한국식이 아닐까. 싱싱한 볼락회를 참기름 장에 먹으면 그 고소한 풍미와 탱글한 식감이 놀랍다. 볼락회 맛의 새로운 경험이다.

생선회 코스요리는 기본 회에 생선구이와 지리탕이나 매운탕으로 이어진다. 늘 먹어왔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도전은 음식 먹을 때도 필요하다. 겨자소스가 아닌 참기름 장에 먹는 생선회 맛이 놀랍듯이. 볼락회와 잘 어울리는 참기름 장은 손님의 제안에 의해 내놓게 되었다.
 

 볼락회를 참기름 장에 먹어봤다. 놀랍다, 고소하고 차진 이 맛.
▲  볼락회를 참기름 장에 먹어봤다. 놀랍다, 고소하고 차진 이 맛.
ⓒ 조찬현

 

 

  노랑가오리는 참기름장도 좋지만 된장빵에 더 잘 어울린다.
▲  노랑가오리는 참기름장도 좋지만 된장빵에 더 잘 어울린다.
ⓒ 조찬현

 

 

 생선회 모둠은 볼락 뼈꼬시. 쥐치, 돔바리, 노랑가오리, 농어 등 8가지 어종이다.
▲  생선회 모둠은 볼락 뼈꼬시. 쥐치, 돔바리, 노랑가오리, 농어 등 8가지 어종이다.
ⓒ 조찬현

 


오도독 뼈 씹히는 맛이 유별난 볼락뼈꼬시, 참기름장도 좋지만 된장빵에 잘 어울리는 노랑가오리회, 쫄깃한 식감이 우월한 돔바리회, 초장에 먹는 농어회도 맛있다. 모둠회는 다양한 소스와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참돔숙회는 김에 묵은지와 함께 김쌈을 한다. 생선회와 더불어 먹는 쇠고기 육회도 이집의 매력이다.

회를 손님상에 낼 때는 모양을 내기 위해 일반적으로 결대로 썰어낸다. 하지만 생선은 결과 반대로 썰어야 육질이 탱글해진다고 이집 셰프(42.주태경)는 말한다.

"생선회는 포를 떠놓은 상태에서 꼬리 쪽에서부터 뱃살 쪽으로 밀어서 사선으로 썰어야 식감이 살아나고 맛있습니다."

여수를 대표하는 맛, 10미에 포함된 군평선이구이
 

 생선구이는 맛도 좋지만 푸짐해서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  생선구이는 맛도 좋지만 푸짐해서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 조찬현

 


이집 생선회 코스요리가 여느 집과 다른 건 생선구이와 흔히 지리탕이라 불리는 생선 맑은탕이다. 맛도 그만인 데다 양 또한 푸짐해서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생선구이에서 유독 눈길을 붙든 건 군평선이다.

이른바 샛서방고기로 불리는 이 군평선이는 본서방인 남편에게도 안주고 샛서방에게만 준다는 고기다. 이는 군평선이구이가 그만큼 맛이 우월하고 맛있다는 얘기다. 여수를 대표하는 맛, 10미에도 돌산갓김치 서대회와 더불어 군평선이가 떡 하니 버티고 있다.

생선구이에 사용하는 생선은 생물을 하루 전에 소금 물간을 해서 간이 적절하다. 옛날 이순신 장군도 즐겨 먹었다는 군평선이는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다. 뼈와 가시가 유난히 억세기 때문에 발라먹을 때 입을 다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럭과 볼락구이도 맛과 식감이 빼어나다.

더불어 나오는 생선구이지만 전문점의 맛을 뛰어넘는다. 생선은 신선도와 간이 가장 중요한데 생물에 소금물간을 해서 간이 예술의 경지다. 생선구이에 밥이 더해지면 밥맛이 절로난다. 입맛을 완전히 사로잡는다.

생선 맑은탕도 깔끔하다. 깊고 그윽한 기품이 느껴진다. 무와 대파 다진 마늘에 우럭을 넣었다. 맛국물을 따로 내지 않고도 이런 맛을 낼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된장 약간에 소금 간을 했다. 미나리를 고명으로 올려 아삭함과 향긋함을 더했다. 이집 생선구이와 생선 맑은탕은 단품 메뉴로 선보여도 고객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겠다.
 

 생선 맑은탕에서 깊고 그윽한 기품이 느껴진다.
▲  생선 맑은탕에서 깊고 그윽한 기품이 느껴진다.
ⓒ 조찬현

 

 

 맛깔나게 끓여낸 생선 맑은탕이 입맛을 완전히 사로잡는다.
▲  맛깔나게 끓여낸 생선 맑은탕이 입맛을 완전히 사로잡는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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