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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흔적 찾아볼 수 없는 도시, 고베

[고베여행기 2] 잘 정비된 도시의 모습 인상 깊어

  • 입력 2017.07.25 16:13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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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유일 범선인 코리아나호는 고베개항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국제범선축제에 초대 받았습니다. 여수에 선적을 둔 코리아나호에 승선한 필자는 정채호 선장을 포함한 14명의 지인들과 12일간(7.10~7.21)의 항해를 마치고 돌아와 여행기를 쓰고 있습니다. 두번째 글. -기자말
 

 백만불짜리 고베 야경 모습
▲  백만불짜리 고베 야경 모습
ⓒ 오문수

 


고베는 효고현의 수도로 서부 일본에서 가장 발달한 국제도시이자 일본에서 세 번째로 큰 무역항이다.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롯코산이 솟아있고 곳곳에 문화유적지가 남아 있다.

롯코산을 배경으로 이뤄진 시가지는 동서로 길게 뻗어있다. 북쪽에는 외국인 거주지였던 기타노이진칸을 비롯해 이쿠타진자 등의 명소가 있고 남쪽 항구에는 모토마치, 난킨마치, 메리켄 파크, 하버랜드 등의 다양한 쇼핑공간과 놀이공원이 있다.

도시별 삶의 질 순위 32위 고베
 

 고베시청 24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가지 모습. 1995년 5만명의 사상자를 낸 대지진의 흔적은 기념관에서만 볼 수 있다.
▲  고베시청 24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가지 모습. 1995년 5만명의 사상자를 낸 대지진의 흔적은 기념관에서만 볼 수 있다.
ⓒ 오문수

 

 

 고베항 지진 메모리얼 파크에 있는 고베항 대지진 흔적 모습. 1995년 1월 17일 고베 일대를 뒤흔든 대지진으로 5만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었다
▲  고베항 지진 메모리얼 파크에 있는 고베항 대지진 흔적 모습. 1995년 1월 17일 고베 일대를 뒤흔든 대지진으로 5만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었다
ⓒ 오문수

 


2016년 경영컨설팅 업체 머서가 발표한 세계 주요 도시 주재원 삶의 질·생활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은 1위를 차지했고, 고베는 32위, 서울은 73위에 올랐다.

10년 전 배낭여행으로 고베를 방문했지만 유명관광지만 돌아보았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 만큼 고베를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관광지가 아닌 시내 구경에 나섰다. 고베는 1995년 1월 17일에 일어난 대지진으로 5만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도시지만 현재는 완전히 복구됐다.

코리아나호가 정박한 도크 바로 뒤에는 러시아 범선 팔라다호가 정박해 있었다. 때문에 축제가 열리는 코리아나호 인근에는 일본 관광객들이 몰려왔다. 일본에 머무는 동안 한국의 물난리와 폭염 소식을 들었다.

고베에 머무는 동안 비는 없었지만 폭염은 한국이나 마찬가지였다. 고베시청에서는 관광객들을 위해 행사장 인근에 천막을 치고 야외 에어컨을 설치해 잠시나마 쉬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국제범선축제를 보기위해 온 관광객들을 위해 고베시청 직원들이 설치한 야외에어컨 앞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고 있는 관광객들
▲  국제범선축제를 보기위해 온 관광객들을 위해 고베시청 직원들이 설치한 야외에어컨 앞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고 있는 관광객들
ⓒ 오문수

 

 

 시내전역의 제한속도가 40킬로미터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차가 도시의 주인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시내전역의 제한속도가 40킬로미터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차가 도시의 주인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오문수

 


시내 구경에 나섰다가 도회지로 들어가기 전 도로변에 적힌 교통 안내판을 보고 놀랐다. '시내 전역 40km'. 150만 명이 사는 도시의 자동차 주행속도를 40km로 제한하고 있었다. 자동차 40km 속도 제한에 갑갑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자동차 행렬이 막히거나 무질서한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뿐만 아니다. 횡단보도 앞에서 자동차가 멈춰야 할 정지선은 훨씬 멀리 떨어져 있어 보행자들이 불안해할 필요가 없었다. 또 커브를 돌아 반대편 차선으로 가는 자동차의 진입 각도를 편하게 해줬다.
 

 고베항 모습. 더위를 피해 바위속 구멍에 들어간 아가씨들의 모습이 귀엽다
▲  고베항 모습. 더위를 피해 바위속 구멍에 들어간 아가씨들의 모습이 귀엽다
ⓒ 오문수

 

 

 유럽에 온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길거리 모습
▲  유럽에 온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길거리 모습
ⓒ 오문수

 


  
한국에서 시내주행속도 60km를 50km로 하향조정했을 때 짜증냈던 내 모습이 생각났다. 차가 도시의 주인이 아니라 사람이 도시의 주인이다. 100여 미터를 걸어가다 내 발걸음이 자동적으로 멈춰섰다.

바다와 도시가 만나는 지점에는 방파제와 함께 150cm 높이의 시멘트 방호물이 설치돼 있었다. 방호물 뒤에는 어김없이 철판으로 만든 철갑문이 설치돼 있었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용도를 물었다. 쓰나미를 막기 위한 시설물인 것 같아 영어로 물으니 답이 돌아왔다.

"이 철갑문이 쓰나미를 막기 위한 시설물입니까? 그리고 모든 시설물들이 자동으로 작동됩니까?"
"네, 쓰나미와 높은 파도가 밀려왔을 때 도시를 방어하기 위한 시설물입니다. 자동이 아닌 수동으로 작동합니다."
  

 도시와 바다가 맞닿는 곳에는 150센티미터 높이의 쓰나미 방호시설이 설치되어 비상시에 철문을 닫아 파도가 넘치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 그들의  안전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  도시와 바다가 맞닿는 곳에는 150센티미터 높이의 쓰나미 방호시설이 설치되어 비상시에 철문을 닫아 파도가 넘치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 그들의 안전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 오문수

 

 

 전철 플랫폼에는 '특급'과 '보통' 열차를 기다리는 장소를 구분하고 기둥쪽으로는 '통로'라는 표시를 해 승객들이 부딪히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  전철 플랫폼에는 '특급'과 '보통' 열차를 기다리는 장소를 구분하고 기둥쪽으로는 '통로'라는 표시를 해 승객들이 부딪히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 오문수

 


오사카로 가기 위해 전철역으로 갔다. 플랫폼 바닥에는 '특급'과 '보통'편을 탈 라인이 그려져 있었다. 기둥부분에는 '통로'라는 글자가 있어 전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불편을 덜었다.

고베의 모습을 더 정확히 보기 위해 고베시청 24층에 있는 전망대에 올랐다. 한국 식당을 비롯한 음식점이 있었고, 노인 관광객들이 시내를 내려다보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도로변 2층 창가에 예쁘게 키운 화분을 내놓아 도시를 한결 아름답게 만드는 고베 시민들의 의식수준을 엿볼 수 있었다.
▲  도로변 2층 창가에 예쁘게 키운 화분을 내놓아 도시를 한결 아름답게 만드는 고베 시민들의 의식수준을 엿볼 수 있었다.
ⓒ 오문수

 

 

 길거리 화단에는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예쁘게 피어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었다.
▲  길거리 화단에는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예쁘게 피어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었다.
ⓒ 오문수

 


구경을 하고 1층으로 내려오기 위해 엘리베이터 앞에 섰더니 '업무용'이라는 표시 아래에는 영어, 중국어, 한글이 적혀 있어 외국인들에게도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고베에 머무는 동안 휴지 한 조각 볼 수 없었던 시가지와 친절한 일본인들 모습에 감탄했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남성들 복장이 학생 교복과도 같은 통일된 모습이 신기했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대부분의 남성 복장이 학생 교복처럼 통일되어  개성이 부족함을 알 수 있었다.
▲  아침 일찍 출근하는 대부분의 남성 복장이 학생 교복처럼 통일되어 개성이 부족함을 알 수 있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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