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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국밥 국물 맛은 내가 결정한다, 그래서 좋다

순천 아랫장 거목순대국밥... 모둠안주와 순대국밥

  • 입력 2017.07.31 20:04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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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수한 맛의 깊이가 느껴지는 순천 아랫장 거목순대국밥집의 순대국밥이다.
▲  구수한 맛의 깊이가 느껴지는 순천 아랫장 거목순대국밥집의 순대국밥이다.
ⓒ 조찬현

 


첫술은 삼삼하다. 한 번 더 떠먹어보니 구수한 맛의 깊이가 느껴진다. 순천 아랫장 거목순대국밥이다. 이집의 순대국밥 국물은 그냥 무심하게 먹을 게 아니라 맛을 찬찬히 음미하면서 먹어보라. 그러면 곧 그 진가를 알게 될 것이다.

'순대국밥 국물 맛은 내가 결정한다, 그래서 이집이 좋다.' 맛의 선택권이 손님에게 있다. 그래서 좋다. 이집을 즐겨 찾는 이유는 국물 맛을 본인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기본 간에 나머지 간은 먹는 사람이 새우젓이나 다진 양념을 넣어 자신의 입맛에 맞추면 된다.

급한 성격 탓일까. 한국 사람들은 첫술에 음식 맛을 결정하고 만다. '아~ 맛있네, 또는 맛이 없네!'라고 말이다. 첫맛이 맘에 안 들면 음식 맛이 없다고 이내 단정해버린다. 그래서 대다수의 음식점들은 주인장이 음식의 간을 미리 해서 손님상에 음식을 내놓는다. 해서 손님에게 맛의 선택권이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곳 식당의 음식 맛에 자신들의 입맛을 맞춰야 한다.

이열치열(以熱治熱), 무더위 잡는 뜨끈한 순대국밥 한 그릇
 

 언제 먹어도 맛깔난 모둠안주와 순대국밥이다.
▲  언제 먹어도 맛깔난 모둠안주와 순대국밥이다.
ⓒ 조찬현

 

진정한 국물 맛은 이렇듯 삼삼해야 한다. 그래야 식재료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간은 취향에 따라 다진 양념이나 새우젓 간장 등으로 입맛에 간을 맞추면 된다. 이렇듯 음식의 간은 간간하게 또는 매콤하게 등 맛의 선택권을 고객이 주도해야 한다.

순대국밥 한 그릇에 7000원이다. 돼지고기 부산물로 만든 국내산 모둠안주 소(小)는 15000원이다. 막창순대에 머리고기와 돼지 내장 새끼보 등이 한데 어우러졌다. 순대국밥에 모둠안주 하나 시키면 소주 한잔 들이키면서 둘이서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다.

뚝배기에 담아낸 순대국밥이 열기를 뿜어대며 설설 끓는다. 열에는 열로, 이열치열이라고 했던가. 연일 이어지는 폭염속의 무더위를 잡는 대는 이런 음식이 좋다. 뜨거운 음식이 건강에도 좋다. 순대국밥에 다진 양념 얼큰하게 풀어 한술 떠먹으니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알송알 맺힌다. 이내 몸에서 기운이 솟는 느낌이다.
 

 순대국밥은 우리 서민들에게 착한 보양식이다.
▲  순대국밥은 우리 서민들에게 착한 보양식이다.
ⓒ 조찬현

 


순대국밥은 우리 서민들에게 착한 보양식이다. 여름철 몸보신용 보양식으로도 진짜 손색이 없다. 병아리를 갓 넘긴 자그마한 닭으로 어설프게 끓여낸 삼계탕 못지않다는 것이다. 국물 장사는 국물 맛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곳 주인장(56, 김기곤)의 말이 언뜻 떠오른다.

"국물 장사는 첫째가 국물 맛이지요. 국물내기는 사골과 돼지 머리뼈를 한데 모아 푹 고와냅니다."

국물 맛이 순수하고 좋다. 순대국밥에 다진 양념을 풀고 새우젓으로 간하니 입에 착착 감긴다. 밥을 말아 먹어도 좋다. 아삭한 콩나물과 돼지 내장이 한데 어우러져 식감도 좋은데다 특별한 맛이 느껴진다. 뚝배기 속에서 건져 올려 맛본 쫄깃한 막창순대의 맛 역시 수수하고 맛깔스럽다.

순대국밥에는 묵은김치와 곰삭은 깍두기가 있어야 그 맛이 환상의 맛으로 다가온다. 다양한 식재료 중 역시 우리 입맛엔 김치 종류가 제일 잘 어울린다. 고기의 느끼함도 잡아주고 맛도 한층 더 좋게 해준다.

모둠안주, 다양한 부위 골고루 맛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해

 

 모둠안주다. 다양한 부위를 골고루 맛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  모둠안주다. 다양한 부위를 골고루 맛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 조찬현

 


막창순대는 부추를 곁들여 먹어야 그 맛이 배가된다. 소스는 초장이 잘 어울린다. 돼지막창의 쫄깃한 식감이 유난히 도드라진다. 막창은 구워 먹어도 맛있지만 이렇듯 순대로 만들어도 그 특유의 맛이 압권이다. 그렇다, 고기 중에서 내장이 가장 맛있다.

"내장보다 맛있는 건 없어요."

모둠안주 속의 돼지고기 부산물의 맛은 실로 다양한 모습이다. 귀는 오도독오도독한 물렁뼈와 야들한 콜라겐이 한데 어우러졌다. 혀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난다. 삽겹살보다 낫다는 머리고기는 야들야들하고 부드럽다.

"머리고기는 그 맛이 삼겹살보다 낫습니다. 고기는 구이보다 삶아 먹는 게 건강에 좋잖아요. 돼지머리 고기에는 다양한 맛들이 있습니다."
 

 순대국밥과 모둠안주에 사용할 돼지고기 부산물을 손질하고 있다.
▲  순대국밥과 모둠안주에 사용할 돼지고기 부산물을 손질하고 있다.
ⓒ 조찬현

 


오소리감투로 불리는 위는 꼬들꼬들하고 고소하다. 콩팥 맛은 쫄깃하면서도 은근한 고소함이 담겨 있다. 이렇게 다양한 부위를 삶아 맛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고기의 특성을 이해하고 어느 부위인지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이곳 주인장은 돼지고기는 삶아서 온기가 가시는 시점에 먹어야 가장 맛있다고 말한다.

"삶은 고기는 삶은 후에 온기가 막 가실 때 식어봐야 압니다. 그때가 가장 맛있습니다."

이렇듯 맛을 제대로 내고 그 맛을 지켜내는 데는 이 집만의 기본 원칙이 있다. 그 맛의 원칙을 들어보자. 최고의 식재료를 사용 맛 유지에 최선을 다하며 기본에 충실하고 있다. 또한 국산 우리 돼지만을 고집하며 반찬도 국내산 재료만을 사용한다.

"원재료는 최고를 사용합니다. 옛 맛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합니다. 그리고 기본에 충실하면서 국산 우리 돼지만을 사용합니다. 모든 반찬 역시 마찬가지 원칙을 지킵니다."
 

 순천 아랫장 거목순대국밥집의 메뉴다.
▲  순천 아랫장 거목순대국밥집의 메뉴다.
ⓒ 조찬현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온 순천 아랫장 거목순대국밥집이다.
▲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온 순천 아랫장 거목순대국밥집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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