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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도둑 갈매기떼, '어부들은 어떻게 막았나?'

횡간도 농활나선 한일장신대 총학생회...4년간 섬마을 봉사 통해 보람 커

  • 입력 2017.08.03 13:07
  • 수정 2017.08.03 15:21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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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바라본 횡간도 마을 풍경. 바로 마을 앞이 돌산 작금항이다.

포탈 지도에서 횡간도를 검색하면 3곳이 뜬다. 전남 완도군 소안면에 있는 횡간도와 전남 여수시 남면에 위치한 소횡간도와 대횡간도가 그 곳. 이중 가장 사람이 많이 살고 부촌으로 알려진 섬이 바로 대횡간도다.

2일 대횡간도를 찾았다. 이곳 주민들은 딱3자 횡간도라 부른다. 대횡간도를 가려면 가장 가까운 거리가 돌산 작금항 방파제다. 직선거리 1.2km다. 하지만 화태 마족항에서는 약 2km 떨어져 있다. 섬마을 사선을 타야 하지만 필자는 웅천항에서 직접 배를 몰고 횡간도를 향했다.

네이버가 보호하는 상쾡이 군락지 가보니

토종고래 상쾡이 줄몰 지역인 남면에서 네이버와 여수환경운동연합이 공동으로 상쾡이 보호 운동을 펼치고 있다

뱃길 따라 항해하던 중 상쾡이를 만났다. 이후 예정에 없던 상쾡이 출몰지로 키를 돌렸다. 청정해역 남면 일대는 전체가 상쾡이의  군락지다. 특히 상쾡이 주요 출몰지역인 화태항 묘두 가두리 양식장으로 갔다. 묘두마을은 화태 갯가길이 시작되는 첫 지점이다.

상쾡이는 고래과에 속한다. 여수환경운동연합 박근호씨는 이곳에 토종 상쾡이가 많은 이유에 대해 “이곳 양식장에서 사료를 주다보니 먹잇감인 물고기들이 몰려들어 그것을 먹기 위해 상쾡이 무리가 주기적으로 출몰하는 곳“이라며 ”상쾡이는 우리나라 토종 고래로 서해와 남해에 많이 분포하는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청정해역인 이곳에 환경운동연합과 네이버가 상쾡이 보호 표지판 설치를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늘은 태풍의 간접 영향 탓인지 가두리 양식장 주변에선 상쾡이를 더 이상 보지 못했다.

이후 뱃머리를 횡간도로 돌렸다. 횡간도 첫머리 무인등대에 모인 갈매기 떼가 일행을 반겼다. 수산자원이 풍부해 예부터 부촌으로 불린 이곳은 문어, 쭈꾸미를 비롯 전통적으로 이어온 '낭장망 어장'이 발달했다. 

이 어장은 조류빨이 쎈 길목에 어장을 쳐놓고 멸치를 잡는다. 그래서 마을곳곳에 아직도 멸치를 잡아 직접 삶아내는 멸치막이 즐비하다. 한때는 개들도 돈을 물고다닐 정도로 부자동네였다. 어부들은 이 같은 멸치잡이 어장탓에 아직도 부촌을 꿈꾸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멸치섬 횡간도의 멸치막 모습
빨래줄이 아니다. 멸치를 훔쳐먹는 갈매기를 막기 위해 낚시줄을 치면 갈매기의 비행을 막아 얼씬거리지 못한다.

하지만 올해는 이상기온 탓으로 멸치가 많이 잡히지 않았다. 지난 4월에 때 아닌 꽁밀(카나리아 새끼) 조업이 좋았으나, 5월 산란기인 금어기 기간을 거친후 6월 이후 조업일수가 많지 않아 걱정이다.

갈매기는 늘 어부들의 골칫거리다. 멸치를 잡아 삶은 후 말리는 과정에서 동네 길목에 널어놓은 멸치는 갈매기에게 털리기 일쑤다. 

그래서 주민들에게 갈매기를 막는 지혜가 생겼다. 그 것은 길 위에 빨래 줄처럼 낚싯줄을 쳐놓으면 갈매기가 절대 달려들지 못한다. 왜냐면 잘 보이지 않는 낚싯줄이 갈매기의 비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갈매기가 멸치를 먹고 싶어도 낚싯줄이 막아주기 때문에 갈매기의 손을 안탄다”라고 일러줬다.

세월호 참변 막으려면 "언론, 종교도 바른 선내방송 역할 해야"

36년 역사를 간직한 횡간도 교회는 작년 태풍 차바의 직격탄을 맞아 올초 새로 건축했다.

5일간 자원봉사에 나선 대학농활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횡간도 교회를 찾았다. 교회가 마치 펜션에 온 기분이다. 자그마한 교회인데 작년 태풍 차바때 직격탄을 맞아 목사님과 교인들이 직접 수리했다. 

섬마을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교회를 들어서자 편백나무향이 지긋이 베어났다. 눈길을 사로잡은 건 말씀을 전하는 '강단' 모양이 배모양을 쏙 빼닮았다. 강단을 직접 디자인한 이기정 목사의 말이다.

교회 강단 모양을 배모양으로 만들고, 횡간도 주민 104명을 조합해 십자가를 직접 만든 이기정 목사의 모습

“노아의 홍수때 방주를 본따 배모양의 강단을 만들었습니다. 우리시대 불행인 세월호 사건 때 구명조끼까지 입고 참변을 당했던 이유가 정확한 인식을 못하게 했던 선내방송 탓이 큽니다. 탈출하라는 방송만 했어도 아무도 죽지 않았을 겁니다. 선내방송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런 바른 선내방송이 오늘날 교회의 메시지고 뉴스 역시 마찬가지죠. 시대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바른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것이 사역의 의무입니다.”

이목사가 디자인한 강단 앞에는 104개의 조각이 모아 만든 십자가가 걸렸다. 이 104개의 조각은 횡간도 전체 주민을 뜻한다. 주민 전체가 교회를 다니냐는 질문에 “현재 32명 뿐인데 주민전체가 교회를 다니지 않지만 모두 구원을 받으라고는 의미다”라고 이 목사는 설명했다.

횡간도 교회는 36년의 역사를 가졌다. 부임 3년차인 이기정 목사는 둔병도를 거쳐 이곳까지 왔다. 교회 2층에 해외 선교활동을 하다 국내에 거주하는 목회자를 위한 쉼터도 마련했다. 사람 한명이 겨우 빠져 나갈 비좁은 계단을 오르면 해외 선교자가 섬여행을 오면 부담 없이 쉬어갈 수 있는 전망 좋은 방이 있다. 식사도 이곳에서 제공한다. 선교봉사 서비스 차원이란다.

섬사랑을 실천해온 한일장신대 총학생회가 4년간 농활을 이어오고 있다. 5일동안 해야할 일이 뼈곡히 적힌 자원봉사 목록의 모습

교회에서 마을을 위한 쉼터 카페도 짓고 있다. 목조주택을 개조해 커피와 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짓고 있다. 이곳이 완공되면 마을주민 누구나 빵과 우유 그리고 커피를 자유롭게 마실 수 있다. 이 목사는 "국내 최초로 마을주민에게 섬이름을 딴 횡화(횡간도 화폐)를 발간할 예정이다"면서 "횡화는 교회가 후원하는 무상화폐"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예전에는 멸치 잡는 육체노동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섬만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하는 어르신을 위한 '노노케어'도 준비 중이다. 폐교가 된 학교와 여수시목인 300년 후박나무 숲, 한번 보면 놀라는 소나무 숲을 아이템으로 누구나 찾아가고 싶은 섬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실천중이다.

4년 이어온 농활...횡간도 다시 찾는 섬 되었으면

당산에서 숲가꾸기 자원봉사 활동중인 학생들의 모습
300년 이상된 대형 소나무에서 한컷
농활에 나선 한일장신대학교 총학생회가 횡간도 교회에서 한컷

섬사랑을 실천하는 한일장신대 총학생회가 4년간 대학농활을 이어가고 가고 있다. 올해 5일간 15명의 학생들이 농활에 나섰다. 학생들은 숲가꾸기, 어촌 일손 돕기, 방역, 해간가 골목 환경정리, 마을페인팅, 한글교실을 열었다. 특히 마을카페 집짓기 일손을 거들었다.

이곳에 두 번째 농활에 참여한 3학년 김혜리(24세)양은 “재작년 해안가 쓰레기 처리장을 만들었는데 이번은 당산 숲가꾸기 봉사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믿음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도는 교회가 담당하니 우린 마을 주민께 봉사하러 왔다”면서 “하나님께서 이미 보여 주셨듯이 예수님께서 하신 것을 본받아 그를 닮는 게 믿음이라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농활에 참여한 조은빛(24세)양은 기억에 남은 자원봉사를 묻자 “섬마을이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다"면서 "어제 오후 내내 카페 만들 자재에 페인트칠을 했는데 진짜 뜨거웠지만 불평한마디 없이 재밌게 임했던 친구들을 보면서 농활의 보람이 컸다”라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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