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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왜 안철수가 MB의 아바타라는 생각이 드는걸까

국민의당의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부결은 이해 안가

  • 입력 2017.09.12 05:07
  • 수정 2017.09.12 16:28
  • 기자명 장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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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수 헌재소장 관련 기사가 실린 <광주일보>인터넷 판 갈무리. 지역에서의  국민의당 '역풍'을 지적하고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관의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었다. 이는 결국 국민의당의 선택의 결과에 비롯된 것이다. 안철수가 대표로 나선 국민의당의 첫 번째의 의사 표시가 나타난 것이다. 

왜 김이수 헌재소장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일까. 현재 헌법재판소의 의사결정으로 본다면 헌재소장의 역할은 사실상 그렇게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는데, 굳이 헌법재판관으로 있는 김이수 헌법재판관의 임명동의안의 부결에 국민의당이 일조한 것일까.

보수야당이 김이수 재판관을 반대하는 것은 이념편향과 군 동성애 옹호발언이라는 것이다. 김이수 재판관은 그 동안의 재판과정에서 소수의견을 많이 냈다. 다수의 횡포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었던 점으로 본다면, 사회적 약자 편을 챙겨왔다고 할 수 있다. 개인들의 의사표현이 자유스러워지고, 선동적인 다수의 힘에 의해 의도되지 않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 다양하고 복잡한 세상은 늘 다수에 의해서 세상이 돌아가게 되어 있다. 그러면서 소수는 늘 무시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분명히 그 소수자들을 안고 가야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런 소수자들의 의사를 항상 챙겨주는 역할을 김이수 재판관이 정치시스템의 중추적인 판단역할을 해주는 헌법재판소에서 해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김이수 재판관은 지극히 개혁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촛불혁명은 그 동안의 개인의 이권과 이익에 빠진 보수를 바꾸자는 데에서 출발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그 촛불혁명의 중심에는 호남의 근간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지역적인 정권의 근간이 그렇고, 성향이 그런 것이다. 그런데 그런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의 모습은 마치 개혁을 역행하면서 오히려 적폐의 무리인 새누리당의 후신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저번 대선기간 중, 안철수 후보가 TV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제가 MB의 아바타입니까?” 하고 묻는 그 엉뚱하고 생뚱맞은 물음에서부터 벌써 새누리당의 후신이 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지 모른다. 

과연 그는 MB의 아바타인가. TV토론을 보기 전까지는 ‘안철수 = MB’라는 등식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토론을 본 후 바로 그 등식이 이해되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지금에 와서는 새롭게 돌아가는 정치상황이 새록새록 토론회때만이 아닌 본래 ‘안철수=MB’가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왜일까.

지금 국민의당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그들이 호남기반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개혁의 선봉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작금은 아주 중대한 시기이다. 안보라는 위기상황이 극도로 고조되어 있다. 박정희에게 유용하게 활용되었던 안보가 다시 살아나려고 한다. 안보는 그냥 안보일 뿐인데, 그것을 이용하려고 하는 세력은 자신의 이익으로 극대화시키고자 한다. 국민의당은 호남의 민심을 무시한 채 마치 그 세력과 동조하면서 그에 편승하려고 하는 인상이 짙게 든다.

민주당은 확실하게 개혁을 기치로 해서 가고 있다. 정체성은 뚜렷하다는 점에서 보면, 호남의 취향과 맞아떨어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호남 기반의 국민의당보다 월등하게 높은 것이다. 타지역이 느끼는 포퓰리즘이 아니다. 이것은 그들의 개혁적인 성향과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국민의당과 맥을 같이하는 호남인들은 그 동안의 애증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간 문제다. 국민의당이 가야할 길은 사실 분명한 것이 아닌가. 민주당의 2중대가 아니라 민주당의 0.5중대가 되어서라도 개혁에는 앞장서 나가야 한다. 그것이 호남인의 바램이고 소망이다.

그러나 이번 김이수 재판관의 임명동의안 부결은 참으로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김재판관이 개혁성향이고, 진보성향인데다, 더군다나 호남출신인데도 그들은 반대했다. 

그렇다면 국민의당이 바라는 헌재소장은 도대체 누구인가. 보수적이고 비호남 출신이어야 하는 것인가. 진보성향인 대법원장 지명자에 대한 의견도 역시 같은 맥락의 문제이리라. 정부의 개혁과 맞물려서는 사사건건 시비걸기에 나서고 흠집 내기에 앞장서고, 대선 패배의 복수전과 같은 발목잡기에 급급한 인상이 짙다. 이것은 촛불혁명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치기어린 저 보수집단과 같은 행태가 아닌가.

과연 안철수, 그는 MB아바타였던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요즘은 왜 충분히 그럴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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