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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이윤임의 '무지개'를 찾아간 수채화 전

진남문예회관, 16일 ~21일 열려

  • 입력 2017.09.12 05:37
  • 기자명 유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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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우리 삶의 생명의 근원이다. 물과 인간의 관계는 불가분하면서 모든 것의 출발이기도 하다. 강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강의 발원지와 만나게 되는데 그 소소한 몇 방울의 물방울에서 시작하는 소박함에 우리는 놀란다.

수채화의 본질은 물이다. 그 강의 발원지에서 만난 영롱한 물과 물빛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애로운 물의 번짐으로 화가 이윤임의 수채화는 물빛들과 광폭한 물감들이 화면 속에서 거칠게 혹은 부드럽게 충돌하거나 감응하면서 점차 순화되고 그러한 과정에서 서서히 빛을 발하거나 혹은 명멸해가는 정직한 구상적 화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화가 이윤임의 수채화 작업들은 물빛과의 소통으로 시작되며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절제가 작가의 문학적 소견들과 조화를 이루며 소박한 물 번짐이 빚어낸 질감으로 자연의 감흥들을 담아내고 있다.

절제와 포효 │ 90.9×72.7cm Watercolor on paper

“절제와 포효”라는 작품의 작업에서 보듯이 화가 이윤임은 자연스럽게 동백이라는 자연의 꽃 형상의 재현에 머물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작가의 순화된 문학적 소양의 가미로 인해 동백이 포효하는 모습으로 치환되어 보이게 하는 점도 독특해 보인다.

화가 이윤임의 소통방식은 이렇듯 단순하면서도 그만의 텍스트를 바탕으로 진화하고 있다.

운우지정 │ 100.0×100.0cm Watercolor on paper

“운우지정”이라는 작품에서는 작가의 무르익은 테크닉을 우리는 만끽한다. 소담한 가을풍경이 아주 은밀하게 가만가만 속삭이는 듯 다가오는데 물 번짐을 만난 주황과 노랑색들은 환상적인 가을의 모습으로 우리를 진저리치게 만든다.

또한 “어느 화가의 봄날”이라는 작업에서는 물 번짐이 핑크빛 색채와 어우러지고 바쁘게 움직인 붓질에 의해 표현된 나무들의 형체로 인해 안정적이며 지루할 것 같은 봄날의 소소한 느낌들을 잔잔하게 내뿜고 있어 감동적이다. 경쾌한 붓질들에 의해 재현된 작품들은 자연을 닮아 가려는 작가의 삶의 방식과 조우하면서 빛나 보인다.

어느 화가의 봄날 │72.7×60.6cm Watercolor on paper

화가의 길은 힘든 여정임에 분명하다.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하다보면 화가들은 외롭고 힘들 때가 많다. 그러나 그것들을 이겨내야 한다. 화가 이윤임은 그것을 이겨내는 방식을 알고 있었다. “고요”라는 그의 시에서 우리는 그의 현실적 꿈을 읽을 수 있다.

고요히 흘러내리는 물빛 스민 바람에 오늘따라 방 뚝 풀섶에도 무지개가 앉는다. 아! 그는 오늘도 무지개를 잡기 위해 방 뚝으로 바쁜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방 뚝 저 편에서 바람과 함께 신기루 같은 무지개가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윤임전은 2017.9.16.(토) 오후 두시에 오프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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