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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산의 등산로
  • 2017.10.06 09:28

산세가 지닌 이치따라 흔적이 길이 돼

구봉산등산로 종주길 연곡재(한재) 기점

여수항의 서편에 388m높이의 관망대로 우뚝 솟은 구봉산에는 정상을 향해 팔방으로부터 형성된 많은 등산로를 따라 시민과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만한 규모의 산에 이처럼 많은 등산로가 있는 곳은 우리나라의 어디에서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상들의 필연의 발걸음에 의해 작도된 길 그림의 모습을 보면 행여 명산의 기운이 흩어 질 것을 염려라도 한 듯 중간 중간을 돌아가며 매듭으로 조여 감싸 놓은 보호망이 연상된다.

구봉산등산로에 깔려있는 마닐라 삼 직포길

구봉산의 길들은 과연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지나온 수많은 세월에 걸쳐 우리고장 여수인들이 산세가 지닌 이치에 따라 기나긴 발걸음에 의해 만들어진 생존의 흔적이 시대의 변천에 따라 고스란히 등산로가 되었으니 그것은 우연히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부드럽던 구봉산의 등산로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의 무게를 감당하느라 길길이 해지고 위태로워 개수하고 안전한 계단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종주길 한재방향 정상 데크계단 입구

그러나 최근에 설치한 데크 계단들을 옛길의 그림 위에 캡처하여 놓고 보니 전국적인 흐름을 따르고 있다고는 하나 어딘지 세계적인 미향의 품격에 못 미치는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필자가 오랜 시간 기웃거리며 살펴온 구봉산의 길을 ‘여수넷통’의 독자들과 함께 걸어보고자 한다.

구봉산 한재길 보도불럭 차도

수많은 구봉산 길과 중심의 한산사

산이란 주변 마을의 위치와 산의 생김새 그리고 사람들을 불러들일만한 중요한 시설물에 의해 길들이 형성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구봉산은 줄기가 여수서편의 배후 절반가량을 가로막고 발걸음을 더디게 하고 있다.

구봉산등 정상으로 가는 서편 등산로

순천에서 여수로 연결되는 대로는 여수반도의 지형 상 거리가 짧은 율촌~소라~석창성에 이어 둔덕고개를 넘는 동편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토와 부드러운 해안이 있는 서방에 많은 마을이 자리 잡아 이 지역 사람들은 여수를 드나들기 위하여 구봉산에 길을 요구하였다. 반면 구봉산의 둘레에는 예부터 사방에 마을이 형성되어 생존을 위한 통행로가 줄기마다 자연스럽게 났다. 

약 800여 년 전 보조국사에 의해 창건된 한산사는 구봉산의 중심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정신과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 수많은 사람들이 사방에서 모여들게 하는 구봉산길의 주인이었다.

종주길 한재방향 정상 데크계단 중간

구봉산 종주길

구봉산 동편 중간 오거리 정자

종주길은 구봉산을 대표하는 등산로이다 물론 옛날에는 없던 이름으로 등산로가 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장군봉과 동북경계인 연곡재(한재)가 기점으로 시설물이 있는 정상까지는 0.7km 거리이고 허가된 차량만 다닐 수 있는 찻길이 중간지점인 오거리정자에서 잔디광장을 돌아 오르도록 나있다. 그러니까 정상으로 곧장 오르는 사람은 오거리 정자 앞에서 가팔라지는 원목계단 흙길을 오르다 돌아오는 찻길에서부터는 마지막 경사에 설치된 260개 데크 계단을 오르게 된다.

종주길 한재방향 정상 데크계단

정상에서부터 반대편 종점 해안 넘너리 까지는 2.5km이고 중간지점인 단축둘레길(만곡재사거리) 까지는 경사가 급한 바위길이 많다. 만곡재에서는 대부분 신월금호 아파트 방향 길로 내려간다.

구봉산등 정상으로 가는 동편 등산로

큰까끔(꽃뜰방) 재길
구봉산의 동쪽 줄기를 가로지르는 고갯길로서 서쪽의 만곡재 길과 함께 예부터 중요한 통행로 역할을 해왔다. 주로 대치마을이나 허문정 사람들이 고개를 넘어 한산사(봉산동과 돌산)로 넘나드는 길이었다.

화양면 방향 사람들이 여수로 오려면 쌍봉에서 곰챙이(웅천)로 왔으므로 여기에서 앞산(부영 임대아파트 뒷산)과 마주하여 좌측으로 띠밭골을 지나 대치(한재) 입구에 왔을 때 시내(서교동)로 가는 사람은 텃골로 길을 잡아 연등천 길로 돌거나 연곡재를 넘으면 된다. 하지만 한산사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이 대목에서 갈등을 하게 된다. 텃골로 돌아 갈 것인가 대치마을 큰 텃골 고개(잔디밭)를 넘어 지름길로 갈 것인가. 선택은 각자의 몫이었다.

대치마을 입구에서 시작하는 구봉산 등산로 입구

만곡재길
구봉산의 서쪽 줄기를 가로지르던 국동(생금마을)과 옛 신월리를 잇는 고갯길이었으나 한국화약으로 인해 신월동 방향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화양면 방향에서 해안 길로 오던 사람들이 신월리에 도착하면 넘너리로 돌거나 고갯길을 넘지만 한산사로 가려면 만곡재 몬당에서 절로 난 중허리길(현재 둘레길)이 훨씬 가까우므로 이 길이 많은 사람들의 통행로였다.

약수터 길

구봉산등산로 증간 입구에 해당하는 텃골약수터


텃골(약수터) ⇔연곡약수터⇔중간정자오거리⇔정상으로 이어지는 현재는 여서동 방향의 시민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등산로이지만 옛날에는 텃골마을 사람들이 한산사(봉산동과 돌산까지)를 오가는 지름길이었다.

구봉산 연곡약수터 옆 원목 계단길

꽃뜰방 몬당 길
요즈음은 부영7차아파트 사람들의 등산로가 되어 ‘부영7차 길’ 이라 부른다. 옛날에는 대치마을과 텃골 방향의 사람들이 사용하던 능선길이며 중간에 장수바위가 있어 장수바위 길이라 부르기도 했다.

진등 길

한화 여수공장의 후문의 구봉산 진(긴)등길 입구

한국화약 후문에서 정상으로 오르내리는 길로 여서동 로터리인근 사람들의 등산로다 옛날에는 신월리와 대치마을 사람들의 삶의 길이었고 등이 길어 진(긴) 등이라 불렀다.

명바위 길
신월금호아파트⇔명바위⇔넘너리에서 오는 종주 길⇔봉알봉과 만곡재오거리⇔정상

신월동(신월금호) 길

신월금호아파트⇔체육시설⇔만곡재 오거리(종주길)⇔정상으로 이어지며 구봉산 서방의 실질적인 등산로로 여러 곳에 데크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구봉산길 잔디광장입구 보도블럭길

봉산동 길
봉산동의 구봉초교에서 출발하여 정상으로 직접 오르는 구봉산 남쪽 등산로이다.

한산사 길
봉산동을 중심으로 여수의 남쪽 마을의 길들이 모두 한산사 입구에서 만나는 포장도로이다. 입구의 구봉약수터 길은 북쪽의 모든 길들로 연결된다.

사질목 길
서교동과 봉강동 방향 사람들이 이강산 부잣집(서흥문)을 지나 사질목으로 올라 한산사 길과 만나는 길이다. 사질목이란 따부산의 뒤 줄기가 이강산으로 가늘게 이어지는 곳으로 절 길로 가는 목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일찍이 포장도로가 되었다. 이밖에도 이강산길 쌍바위약수터길 중허리길 웃중허리길 등과 많은 사이 길들이 있다.

종주길 서편 쌍바위약수터 삼거리에 위치한 암반위의 소나무

등산로도 그 도시의 자산이다

구봉산은 수많은 시민들이 오르내린다. 그래서 등산로도 흙이 숨을 쉬지 못해 홍수가 지면 휩쓸리고 파여 계속해서 보수를 거듭해야 한다. 십여 년간 길의 변천을 보면 처음에는 돌로 메우고 받치는 부분 보수에 이어 원목계단설치를 하였다가, 이제는 안전이 요구되는 곳은 데크 계단으로, 흙길의 바닥은 마닐라 삼 직포까지 깔리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낳은 좋은 일이라 말들을 한다.

종주길 한재방향 정상 데크계단 입구

그러나 연곡재(한재) 방향 정상부근의 긴 데크 계단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계단의 수는 260계단이다. 중단까지는 한단의 높이가 표준 높이인 약15cm로 거의가 균일하여 편안하지만 상단으로 가면 계단마다 높이가 달라 크게는 25cm까지 불규칙하여 불편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다.

그보다도 전체 계단의 수에 대하여 구봉산을 상징하는 숫자로 제안을 하고 싶다. 예를 들어 산의 높이인 388계단으로 품위 있게 시설하여 구봉산의 명물로 소개 한다면 여행객들의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리라 여겨진다.

진등길 중간 삼나무와 편백숲길

유럽 명산의 아름다운 등산로는 길만으로도 관광객들이 매료하며 중국의 명산 황산의 10만개의 돌계단과 일본 후지산 습지의 데크 길은 그 자체가 관광 상품이다. 구봉산을 그들 산들과는 못 미치지만 여수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전하고 세계인들이 미항 여수를 제대로 감상하러 구봉산에 오르는 날에는 그런 산에 못지않을까 싶다. 그러한 미래를 위해 구봉산의 등산로도 우리 모두가 정성을 다해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구봉산등산 안내도

김배선  <조계산에서 만나는 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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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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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범 2017-10-15 12:16:41

    이른새벽,.. 창밖의 나뭇잎을 때리는 빗소리에 잠이 깨었다.
    가을비가 내리나보다. 이리저리 뒤척이다 책상에 않아 펜을 잡아본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나이가들면, 지나온 날들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과,,,,,,
    그리고 ,다 마시지못한 물처럼 갈증아닌 욕심(?) 때문에, 조금은 후회하는
    사람들도 있으리라.....구봉산 이야기를 연재하는 작가는 우리 주변에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크고작은 이야기와, 사료를 바탕으로, 오밀조밀하게, 잘 표현하며,연재를
    이어가고있다. 쉼없이 정진하는 작가에게 영광의 박수를 보낸다.   삭제

    • 이명범 2017-10-15 11: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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