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섬사람들이 고향에 들러 추석을 쇠고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광경을 만났습니다. 5일 오후 2시 30분에 섬 달천에서 배를 타고 여자만 한가운데 자리한 여자도에 들러 자전거 산책길에 만났습니다. 나오면서 비도 만났지만...
내리는 승객들마다 손에 바리바리 고향에서 들고 온 선물 꾸러미들이 가득합니다.
여자도는 섬 달천에서 배를 타고 갑니다. 여자도 기점으로 하루 4회 왕복합니다. 여자도에서 오전에 08시,11시, 오후에는 2시, 오후 5시. 네 번 출항하고 15분 거리의 섬달천에서는 여자도 출발 30분~40분 후에 다시 여자도로 들어갑니다.
섬달천의 서남쪽 끝 방파제에 승선장이 있습니다. 가파른 방파제를 V자로 양쪽 계단을 만들어서 오르내리도록 했는데 편안하게 배에 오르내릴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섬 달천은 육지와 다리로 연결돼 섬이지만 육지나 다름없는 여수 시내버스의 종점이기도 합니다. 종점에 닿는 시내버스는 늘 여자도 뱃시간관 연결이 돼 있습니다.
20분 정도 지체된 2시 50분경 배에 가득 손님들을 싣고 ‘여자호’ 연락선이 도착합니다. 정말 대목을 실감나게 합니다. 지체된 이유가 섬에서 많은 승객을 태우느라 늦어진 것 같습니다.
추석 보내고 나오시는 분들이 내린 후에 늦은 귀성객 틈에 끼어 자전거와 함께 배에 몸을 실었습니다. 여자호 선실 안에는 시내버스처럼 좌석도 있었지만, 대부분 밖에서 바다 구경을 하며 여자도로 향했습니다.
연락선이 먼저 닿는 곳은 작은 섬 송여자도였습니다. 송여자도와 큰 여자도를 연결하는 다리가 멀리서 보입니다. 섬에서 여기저기 다니는 자동차는 이용할 수 가 없어 마파마을과 대동마을 사람들은 각각 마을 앞 선착장에서 내려야 합니다. 나는 자전거로 구석구석 다닐 요량으로 먼저 송여자도에서 하선했습니다.
여기저기 자전거 산책을 하고, 다시 배를 타야할 즈음에 비가 내립니다. 고요하기만 했던 작은 섬 송여자 마을길이 북적입니다. 고향에 들렀다 다시 떠나는 사람들을 배웅하고 인사도 나눕니다. 몇 발짝 가면 선착장이니 문 앞에서도 인사 나누고 다시 부두로 함께 걸어나가기도 합니다. 다시 명절이면 또 오겠다고 하겠죠?
비를 맞고 승객들이 가족들과 함께 배를 기다립니다. 배가 서서히 들어옵니다. 이제 5일 막배입니다. 이미 대여자도 대동마을과 마파마을에서도 제법 많이 타고 나옵니다. 송여자 작은 섬에서만 한 무더기의 사람들이 배에 올라탑니다. 명절 연휴 하루가 이렇게 저뭅니다.
배를 타고 고향을 나오는 사람들.
배 안에서도 보이는 것은 오로지 섬 여자도 고향뿐입니다. 고향을 바라보며 일터로, 생활 현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모두 돌아가면 섬에는 섬만 남습니다. 또 고향 부모님만 남습니다. 자식과 손자를 보내고도 추석 명절 잘 쇠셨다고 웃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천상 어머님이십니다.
130가구 360여분이 사시는 여자도.
섬 여자도를 자전거로 좀 돌아다녔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하던 걷든, 배 편을 이용해 나들이 하기에 좋은 곳이었습니다.
날씨가 여의치 못해 명쾌한 사진은 아니어도 흐린대로 운치있는 여자도 모습, 사진 몇컷 올립니다.
2012년에 놔진 다리가 여자도 명물입니다. 추석쇠러 고향에 온 분들이 다리에 나와 낚시질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다리 밑 바다에 팔딱팔딱 숭어가 뛰는데, 겨우 고등어 한두 마리 낚았다고 하는 것이 낚시객들은 시간소일에 만족해 할 뿐 큰 손맛은 못 본 모양입니다.
마파선착장은 두 군데여서 물 때 따라 이용한다고 합니다. 물이 빠진 탓에 동편보다는 서편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한적한 큰 섬의 포구는 어디나 조는 듯합니다. 이들도 명절입니다.
마파지에서 대동마을로 연결되는 큰 섬의 길은 차근차근 넓혀지고 있습니다. 대동마을 막바지는 공사중이어서 막혀있고 군데군데 중장비도 보입니다.
대동마을에 한 개 있는 수퍼 주인이 섬을 떠나 문이 잠겨있어 음료수를 구하지 못하고 참았습니다. 대동마을 학교도 지나고, 이미 문 닫아 팬션으로 변한 송여자의 폐교도 만났습니다.
예쁘게 섬 한 귀퉁이를 꽃밭으로 일군 섬 사람의 마음씨를 읽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