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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전거로 꿈을 찾아가는 중학생!"

[진혁이의 라이딩 이야기] 여수의 최악코스 천성산을 오르다

  • 입력 2017.10.18 06:55
  • 수정 2017.10.18 07:00
  • 기자명 심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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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조명이 아름다운 만성리 굴에서 한컷

지난 9월 아버지와 함께 만성리 천성산 라이딩에 나섰다. 내가 자전거를 타게 된 계기는 아버지와 함께 제주도 하이킹을 가려고 한다. 자주 연습하고 있다.

역사의 아픈 흔적을 간직한 '만성리 굴'

일제시대 아픔을 간직한 만성리 굴에서

만성리를 지나려면 아픈 역사의 흔적을 마주쳐야 한다. 마래 제2터널이다. 이 터널은 만성리 해수욕장과 여수시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자연 암반을 파서 만든 만성리 굴은 일제 때 이 지역 사람들이 동원되어 특별한 도구 없이 맨손과 정으로 팠다고 한다.

얼마나 이곳 땅이 단단했던지 수십 년 지난 지금도 어디 손 볼 것이 없다고 하니 일제에 동원되어 이 터널을 손으로 파야했을 당시 사람들의 고생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굴을 지나면 아름다운 해변인 만성리 해수욕장이 펼쳐진다.

해수욕장의 시원한 바닷바람과 싱그러운 물결소리를 들으며 자전거를 타면 눈호강과 귀호강까지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이후 천성산을 가는 자전거 MTB코스가 나온다. 이곳은 오르막길이 많아 자전거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은 가다 기겁을 할 정도로 거친 곳이다.

첫 하이킹이라 조금 설레고 두려웠지만 옆에서 날 챙겨 주는 오병종 국장님의 사이다 한모금은 작지만 큰 고마움이 느껴졌다. 라이팅은 자연의 공기를 마시며 도시 속에서는 느낄 수 없던 자유와 행복을 준다. 주변을 되돌아보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내 몸은 지쳐갔고 뒤이어 오 국장님의 응원과 격려는 날 춤추게 만들었다. 이 글을 쓰면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말처럼 칭찬이 사람의 기분과 마음을 격려하고 행복하게 해줄 수 있구나라는 것을 실감했다.

중간에 날 위해 쉬자고 말씀해 주시던 그분이 얼마나 고맙고 또 고맙던지...

라이딩에서 깨달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정상에서 오병종 국장님과 파이팅!  나의 멘토이자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다. 

산중턱에서 휴식시간을 가지며 간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던 도중 라이딩을 하는 아버지의 지인을 만났다. 그 분은 회사를 퇴직하고 자전거타기에 열중해 하루에도 이곳을 두 번씩 훈련한단다. 그래서인지 퇴직을 하고도 체력은 젊은 사람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나이를 거꾸로 먹는가 싶었다.

아저씨도 우리와 함께 다녔다. 그분은 오 국장님과 아버지보다 훨씬 체력이 좋으셨다. 난 꼴찌로 달렸다. 비록 꼴찌였지만 어른들과 함께 다니며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삶에 대한 지식도 배우고 인생에 대한 설계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어른들과 같이 다니면 과연 나와 의사소통이 통할까? 어른들은 구세대라 우리의 문화와 생각을 이해하지 못 할 텐데....라는 잘못된 생각을 버릴 수 있게 됐다. 자전거를 타면서 두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

정상오르는 도중 자전거를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는 장면

“힘들어서 더 이상은 못할 것 같아! 조금만 오르면 정상이야 힘내자!”

순간순간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하지만 끝가지 날 응원하고 믿고 기다려준 오 국장님 덕분에 힘든 것을 참고 정상에 도착하자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차가운 공기와 풍경이 한눈에 펼쳐졌다. 항상 좁게만 보던 우리의 시선과 달리 이렇게 넓은 세상 속에 살고 있는 자신을 되돌아보니 내 몸에 쌓여있던 스트레스와 피로감은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정상에서 오병종 국장님이 싸오신 닭다리와 통햄 각종 과일을 먹었다. 운동을 하고나서 먹는 음식들이라 그런지 더 꿀맛이었다.

정상에서 아빠와 한컷

이후 2코스를 가기로 했다. 2코스는 그리 멀지 않았다. 내리막길을 가다 다시 올라오는 순환코스 같은 느낌이다. 이미 천성산 1코스를 오른 탓에 덜 힘들었다. 내가 자전거의 달인이라고 자칭할 만큼 숙련을 한 것 같아 어깨가 으쓱했다. 그렇게 천성산 첫라이딩은 끝났다. 이후 두 번째로 오병종 국장님과 천성산을 가자는 소식에 힘들다는 생각보다 기쁨이 앞섰다. 지난번 여정처럼 어른들과 이야기도하고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정이 들고 친근감이 생겼다는 것이 아닐까? 난 점점 라이딩에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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