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최초로 여고생이 판소리 완창발표회를 가져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진남문예회관에서 중앙여고 2학년 안민주 양이 판소리 흥보가를 완창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완창’ 은 판소리 전 대목을 한번의 무대에서 부르는 것을 말하며 소리꾼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목표 중 하나다. 완창 여부는 소리꾼의 능력을 파악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안민주 양은 이날 무대에서 혼자 3시간 동안 흥보가를 완창했다.
이날 안민주 양의 흥보가 완창 무대를 함께한 고수 정한석 씨는 “어린 나이에 완창을 한다는 게 의지로만 되는 일이 아니다. 혼자 부단히 노력하고 고민한 끈기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인데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처음부터 완창 무대를 지켜본 묘도동에 사는 심재수 씨 역시 " 고교생이 이 정도면 여수 국악 대들보다. 안민주 양이 이대로만 성장한다면 여수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민주 양은 7년 전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동편제 홍보가 29-1호 보유자인 김향순 선생을 사사하며 국악계에 입문했다. 그가 완창하는 <흥보가>는 동편제 박녹주 바디이다. 박녹주 바디는 통성의 꿋꿋한 성음이 매력적인 소리이다. 박정례를 거쳐 김향순 선생으로 이어져 온 이 흥보가는 박녹주 바디 특유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향순 명창은 실력있는 소리꾼들을 많이 길러냈으며 안민주 양도 그 중 한 명이다.
안 양의 스승인 김향순 씨는 다른 차원에서 칭찬을 했다.
김향순씨는 “오늘 전혀 예상치 못한 민주의 모습을 봤다. 평소 말이 없고 얌전해서 과연 무대 위에서 연극적인 판소리를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뻔뻔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유자재로 무대를 가지고 놀았다. 발림이나 표정 연극적 요소를 잘 표현해 내 너무 대견하고 즐거웠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고수 장한석씨 역시 “소리의 실력은 누구나 발휘할 수는 있다. 안 양이 나이에 비해 여러 가지 감정표현이나 가사의 전달, 표정등에서 흥보가 표현을 잘 해줬다. 어린 나이지만 소리의 깊이를 다 이해하는 친구다”며 “앞으로 더욱 성장하는 소리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여수의 중견시인 신병은 씨가 안 양의 무대에 감동받아 축시를 선물했으며, 무대 중간에 여수시립국악단과 혜화무용단의 축하무대가 펼쳐져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안민주 양은 지난 2016년 제 18회 여수진남전국국악경연대회 판소리 고등부 대상과 제 28회 목포전국국악경연대회 판소리 학생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