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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중, 위안부 배지 만들어 '나눔의집'에 기부

우리의 작은 행동이 위안부 할머니들께 희망 드렸으면!

  • 입력 2017.11.18 05:35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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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안부 소녀를 형상화해 뺏지를 제작한 여도중학교 3학년 주서연(왼쪽), 김의인 양 모습. 뒷편 유리창에는 위안부의 의미와 제작 경위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  위안부 소녀를 형상화해 뺏지를 제작한 여도중학교 3학년 주서연(왼쪽), 김의인 양 모습. 뒷편 유리창에는 위안부의 의미와 제작 경위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 오문수

 


16일(목) 오후 13시, 학교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여도중학교(교장 윤석권)를 방문했다. 여수국가산업단지 20여개 회사가 출연해 설립한(학교법인 여도학원) 여도중학교는 1984년 3월 1일 개교해 지금까지 8천2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가을의 맑은 향기'라는 주제로 열리는 학예회(33회)는 본교에서 열리는 행사와 여수시민회관에서 열리는 행사 두 가지로 나뉜다. 1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자랑하는 전시회(13일~20일)와 개별마당(16일)은 본교에서, 학생들의 숨은 재주와 끼를 자랑하는 학예마당과 학급마당은 17일 여수시민회관에서 열린다.

위안부 할머니들 위해 배지 제작 판매한 수익 '나눔의 집'에 전액 기부

전시회와 개별마당을 둘러보던 필자에게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 보였다. '꽃길만 걸어요!' 제목만 보면 낭만적인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꽃길은커녕 평생 가시밭길을 걸은 분들에 관한 코너다.

프로그램을 주관한 학생들은 여도중학교 김의인(중3), 주서연(중3) 학생이다. 두 학생은 위안부소녀 배지를 디자인한 후 제작 판매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줄지어 기다리는 도덕1실 창가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뺏지를 제작한 경위와 도안내용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었다.
 
 두 학생이 디자인한 위안부 소녀 뺏지 모습
▲  두 학생이 디자인한 위안부 소녀 뺏지 모습
ⓒ 오문수

 

 
 여도중학교 김의인(중3), 주서연(중3)학생이 디자인해 제작한 위안부 소녀상 뺏지로 개당 4천원에 팔아 전액 '나눔의 집'에 기부할 예정이다
▲  여도중학교 김의인(중3), 주서연(중3)학생이 디자인해 제작한 위안부 소녀상 뺏지로 개당 4천원에 팔아 전액 '나눔의 집'에 기부할 예정이다
ⓒ 오문수

 


학생들이 고안해 디자인한 가로 26mm 세로 27mm 위안부 소녀는 하얀 옷을 입고 있었다. 머리에는 꽃잎 5개 달린 물망초 핀을 꽂고 적삼 아래에는 노란 나비 11마리가 소녀를 감싸고 있었다. 판매가는 개당 4천 원. 맨 먼저 위안부 배지 아이디어를 낸 김의인 학생의 얘기다.

"영화 <아이캔 스피크>를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고민하던 중 배지를 만들자는 결정을 내렸어요. 여러 도안을 만들어 보다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의미하는 나비와,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뜻을 가진 물망초를 넣어 디자인하기로 했어요"
 
 위안부 뺏지를 팔아 나눔의 집에 기부하는 현장에 교사들도 동참했다
▲  위안부 뺏지를 팔아 나눔의 집에 기부하는 현장에 교사들도 동참했다
ⓒ 오문수

 


100개를 주문 제작하는 데 2주가 걸린 배지 제작 경비 22만 원은 학교에서 전액 지원했다. 이들이 제작 판매한 돈은 전액 위안부 할머니들이 사는 '나눔의 집'에 기부할 예정이다. 아이디어를 낸 김의인 학생과 함께 힘을 합쳐 디자인한 주서연(중3) 학생이 소감을 말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항상 도와드리고 싶었으나 학생의 나이로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할머니들의 아픔에 대해 친구들에게 알릴 수 있었고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해요. 앞으로 텀블벅에 후원 글을 올리거나 학교의 지원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배지를 팔 예정입니다. 우리의 작은 행동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이 희망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위안부 뺏지 100개를 제작해 학교 축제장에서 내놓자 금방 팔려 추가로 100개를 더 주문했다
▲  위안부 뺏지 100개를 제작해 학교 축제장에서 내놓자 금방 팔려 추가로 100개를 더 주문했다
ⓒ 오문수

 


배지를 사려고 줄서있던 조민서(2년) 학생에게 배지를 사는 이유를 묻자 "제가 받는 용돈은 매주 만원이에요. 4천 원이면 적지 않은 돈이지만 어차피 나눔의 집에 기부한다는 의미도 있고 배지도 예뻐서요"라고 대답했다.

행사에 내놓은 100개는 순식간에 팔려 버려 100개를 더 주문 제작할 예정이다. 신선한 아이디어와 예쁜 배지를 제작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하는 두 소녀의 뒷모습에서 '가을의 맑은 향기'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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