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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 김상례의 하얀 속삭임 전

화인갤러리, 다음달 6일까지

  • 입력 2017.11.22 11:25
  • 기자명 유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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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자작나무

자작나무 숲 사이로 나무향기 가득하고 나무향기가 뿜어내는 에너지로 숲속은 행복한 미소로 충만해 보인다.

여행의 의미는 무엇일까?

다시 돌아간다는 것 아니면 현실적으로 쌓였던 스트레스를 비우는 것, 그래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는 것 등, 여러 의미를 부여 할 수도 있겠지만 화담 김상례의 이번 작품들은 여행이 주는 일탈의 재미와 에피소드, 그리고 놓치고 싶지 않은 소소한 이야기와 힐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고요한 속삭임으로

시난고난 우리네 삶의 애환 속에서 느꼈을 고독감이나 가족애 같은 것들이 그녀의 화면 속에 녹아들어 있다. 자칫 표피적으로 흐를 수 있는 단조로운 숲의 형상은, 화담의 그림 속에서 기운생동하며 소곤소곤 자연스럽게 숲이 가진 놀라운 치유능력을 보여준다.

숲은 어머니의 품이다. 화담은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꿋꿋하게 화면 속의 자작나무들처럼 늘 그 자리에 서있다. 자작나무들은 아직 잠들지 않고 세상의 풍경들을 응시하며 서서히 향기를 발산한다. 자작나무로 향하는 발걸음들이 경쾌하고 싱그러움으로 가득하다.

화담의 자작나무 연작들은 세상의 나무들처럼 화담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꾸자꾸 자라 큰 숲을 이루어 갈 것이다. 강진에 있는 다산 정약용의 유배 길, 두충나무들에서 영감을 얻은 화담은 이전의 골목길 연작에 이어서 이번에는 자작나무를 통해 우리가 바라는 간절한 소망들을 솔직하게 화면 속에 풀어내고 있다.

속삭임

안정된 구도 속에서 열병하는 듯 서있는 자작나무 사이로 샛길들은 다정다감해 보인다. 그는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소망의 모습들을 차용하여 화면에 옮김으로써 화면은 온유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침묵 같은 잔잔함으로 가득해진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평안한 안식과 힐링을 주려는 작가의 의도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십사 년의 산행과 자유여행을 통해 자연과 함께한 화담, 거기서 느낀 환희와 노고가 화면 속에 고스란히 옮겨지고 여행의 과정에서 인간 세상의 온전한 관계성과 상처들을 다독이며 오늘도 그는 문밖을 나선다.

숨바꼭질

‘자연과 나’라는 철학적 관계를 여행을 통해 얻은 경험을 토대로 작품 속에서 순차적으로 풀어 나가는 화담의 예술적 기교들은 숲 너머에 있는 우리의 희망과 소망들을 담고 있다.

딸을 국가대표로 키워낸 저력만큼이나 화업에 온힘을 쏟는 화담의 무궁한 열정도 자작나무처럼 변함없이 자라고 있다.

가을,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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