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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도 미워하는 사람들
  • 2017.11.29 17:07
적폐정산과 정치보복의 차이는 무엇인가? 지난 정권의 잘못을 거론하는 것이 모두 정치보복인가?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건 문재인정부의 노력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정치보복이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적폐는 청산해야겠지만, 보복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과연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은 어떻게 다를까요?

지난 정권에서 친정부 성향의 인사를 MBC 사장으로 앉혀, 정부에 쓴소리 하던 방송인들을 방송국 밖으로 몰아내게 했던 방송문화진흥회의 야권 이사들은 김장겸 사장의 해임을 ‘방송장악 음모’라고 부르대고 있습니다. 언론의 역할과 방송 장악은 어떻게 다를까요?

지난 정권에서 인사청문회 때 여권의 편에서 후보자를 옹호하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이제는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허물을 낱낱이 거론하여 부적격 후보라고 부르대며, 협치를 하지 않는 정부에 협조할 수 없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의 허물을 우리는 용인해야할까요?

국민의 목소리를 억압하며 정권의 호위병 역할을 톡톡히 했던 검찰이 이제는 적폐 청산을 주도하며 전 정권의 인사에게 칼날을 겨누고 있습니다. 정권의 호위병과 적폐 청산의 주역 어느 것이 검찰의 본모습일까요?

문재인정부의 공영방송 정상화 노력이 과연 언론장악의 음모이고 언론 탄압인가?

  애국과 정의를 외쳤던 이들을 애국과 정의의 이름으로 청산하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왜 똑같은 명분에서 한 일이 다르게 평가되는지를 공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子貢問曰 “君子亦有惡乎?” 

子曰 “有惡. 惡稱人之惡者, 惡居下流而訕上者, 惡勇而無禮者, 惡果敢而窒者.” 

曰 “賜也亦有惡也. 惡徼以爲知者, 惡不孫以爲勇者, 惡訐以爲直者.”「양화(陽貨)」

  (공자의 제자) 자공이 여쭈었다. “군자도 미워하는 것이 있습니까?”

공자 가라사대 “미워하는 것이 있고말고. 남의 잘못을 들추는 자를 미워하고, 신하로 아래에 처하면서 윗사람을 헐뜯는 자를 미워하며, 용감하기는 한데 예의를 모르는 자를 미워하고, 과감하기는 한데 꽉 막힌 자를 미워한다.”

(자공이) 말하였다. “저도 미워하는 것이 있습니다. 남의 것을 알아내 자신의 지혜라고 여기는 자를 미워하고, 공손하지 않는 것을 용기라고 여기는 자를 미워하며, 남의 비밀을 까발리는 것을 정직으로 여기는 자를 미워합니다.”

 

  사람들은 성인군자라면 살면서 미워하는 사람도 없고, 화내는 일도 없이 늘 허허실실 모든 사람을 반기며 좋은 말만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자의 제자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스승에게 군자도 미워하는 사람이 있는지를 묻습니다.

공자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은 사람을 가장 미워했습니다. 미워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자기 주견이 없다는 것이고, 주견이 없으니 공자라도 가르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자의 질문에 공자는 그럴듯하지만 옳지 않은 경우를 제시하고 미워한다고 하였습니다.

  남의 잘못을 낱낱이 까발리는 것은 정직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을 아끼는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물론 잘못은 드러내야 하지만 허물을 고치기 위해서라야 합니다.

신하로 있으면서 윗사람을 다른 사람 앞에서 헐뜯는 것은 애국으로 보일 수 있지만, 진정어린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윗사람이 잘못하고 있다면 직언을 해서 바로잡아야 합니다.

용감한 것은 강압에 굴복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그게 법과 질서에 어긋난다면 나라를 어지럽힐 수 있습니다. 박정희와 전두환의 쿠데타가 그렇습니다.

과감하면 추진력이 있는 듯이 보이지만, 남의 의견을 듣지 않으면 쓸 데 없는 일을 하게 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사업이 그렇습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박근혜정권에서 국정원의 댓글수사를 수사하다 혼외자 논란이 불거지며 사퇴했다.

   스승이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제자도 넌지시 자기 생각을 펼쳐 보입니다.

남의 생각을 훔쳐내서는 자기 것이라고 하는 사람을 미워합니다. 요즘 말로 하는 표절입니다.

공손하지 않은 것을 용기로 아는 사람을 미워합니다. 강압적인 정권에서는 말이 없다가 민주정부에서는 언론장악 음모라고 부르대는 것은 용기가 아닙니다.

까발리는 것을 정직으로 아는 사람을 미워합니다. 공직자라도 개인의 사생활은 있는데, 그것까지 까발리는 것은 정직이 아닙니다.

  군자가 미워하는 사람은 아닐지 스스로 돌아봐야 합니다.

곽재철  영도명리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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