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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동신아파트' 경비원 감축 철회

훈훈한 소식에 경비원 주민 모두 안도

  • 입력 2017.12.07 06:20
  • 기자명 박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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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당 월 7~8천원 부담하는 대신, 경비원 감축 안해.

아파트 주민, '십시일반'하면 어르신들 고용유지 ~ 

순천 동신2차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원 감축을 놓고 벌인 투표에서 감축안을 부결시켜 화제다.

경비원 감축에 대한 투표는 11월 6일부터 11월 9일까지 실시했다. 그 결과 총 359세대 중 현행 유지에 207세대(57.7%)가, 축소(감원)에 110세대(30.6%)가 찬성하는 결과가 나왔다. 무효표는 1가구(0.3%), 기권은 41가구(11.4%)였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입주자들의 투표 결과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주민 편익을 위해 가장 민주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감축안 대두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34평 아파트는 매월 7,000원이, 42평은 매월 8,000원이 추가되는데 주민들은 부담을 느꼈던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관리비 인상을 감수하면서 경비원을 감축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실직의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동신2차아파트 경비원 정년은 65세인데 성실하게 일을 잘하면 정년 연장도 가능하다고 한다. 201동에 근무하는 김 아무개씨(65)는 이 아파트에서 7년간 근무했는데 그간 성실하게 일을 했기 때문에 정년이 연장되었다. 현재 위암 2기임에도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김씨는 이번 주민 투표 전 “경비 일을 못하게 되면 다른 일을 찾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현행 유지로 결정되어 “주민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 경비원 김 씨(65)는 7년째 근무 중이다.

다른 동 경비들도 경비원을 축소하자는 안이 나왔을 때 “가장으로서 많이 불안하고 생계 위협을 느꼈지만, 주민들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어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다. 체력이 있는 한 일을 해야 하고, 자식들에게 기대기도 싫었다. 정부에서 노인일자리를 만든다고 말하지만 노인 일자리가 부족하니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 동신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모습

“어려울수록 십시일반해야”
현행 유지로 결정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경비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주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제는 불안했던 마음이 안정되어 기쁘다”며 웃었다.

현행 유지에 찬성한 주민들은 “경비 아저씨가 계셔야 오고가다 얼굴이라고 마주치고 인사라도 하지 않겠느냐. 아저씨가 안 계시면 택배는 누가 받아주겠냐”고 감축 철회 결정을 환영했다. 202동 주민 이모씨는(48) “인원을 감축하는 것은 얼마나 이기적이냐”고 했고, 다른 주민은 “어려운 때일수록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도 했다. 주민 양모씨는 “어렵고 힘든 세상에 경비원들도 형편이 어려울 텐데 어려울수록 십시일반 같이 먹고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감원에 찬성한 주민은 “내가 알기로는 순천시내 아파트 중 우리 아파트가 가구 수에 비해 경비원이 많아 인원 조정을 해야 하는데, 지금 하지 않으면 앞으로 감축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 소식을 들은 시민 문모씨(60)는 “오랫동안 근무한 경비원들이 해고당하지 않고 변함없이 근무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추운 겨울 따뜻한 소식을 듣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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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현 2017-12-07 09:09:52
이런것이 사람사는 세상입니다. 부디 여수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저소득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일이 없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