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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실족사될뻔...사람잡는 박람회장 다리

신고한지 7개월째 지났으나 '출입금지' 철제펜스만 덜렁

  • 입력 2018.01.09 10:50
  • 수정 2018.01.09 13:29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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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세계박람회장이 7개월째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더니 다리 3곳을 모두 폐쇄중이다. 파란색 부분이 문제로 지적된 다리다.

부서진 채 장기 방치된 여수세계박람회장의 '교각 데크목'이 여수를 찾는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교각의 보수를 요청하는 여러 통의 민원이 접수됐으나 7개월이 지나도 보수 대신 되려 다리를 막아버려 흉물스런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흉물'로 방치중인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짚어봤다. 

이 파손된 데크목은 지난해 6월 여수를 찾는 한 관광객이 다리 위를 건네다 약 10m 아래 바다로 실족사 될 뻔한 아찔한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박람회장측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지내오다 한 시민의 신고로 뒤늦게 다리 통행을 막아놓은 상태다. 7개월째 아무런 보수를 하지 않고 있다.

유지보수 방치한 여수박람회장 다리...'여니교와 수니교'

여수세계박람회장이 7개월째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더니 다리 3곳을 모두 철제펜스로 폐쇄해 출입금지 간판이 붙은 수니교 모습
다리를 걷다 부서진 약 10m 데크목 아래로 바닷물이 출렁이는 아찔한 수니교의 모습

여수박람회장은 바다 위를 건넬 수 있는 3개의 다리가 있다. 여니교와 수니교가 그 곳. 여니교는 더블(2개) 다리인 반면 수니교는 왕복 300m 거리의 바다 위를 거닐 수 있는 수려한 전망을 자랑한다. 다리 위를 걷는 재미가 그만이다. 그런데 다리 3곳이 모두 철조망 펜스를 쳐놓아 오랫동안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기자는 지난해 6월 2일 수니교를 걷다가 겁에 질렸다. 평소 이곳으로 운동을 다니던 터라 익숙한 곳이다. 누군가 이곳을 걷다가 실족사 당할 뻔 일이 발생했다. 파손된 데크목은 신발크기 두 배 만큼의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 부서진 데크목 아래는 약 10m 높이의 바닷물이 출렁거렸다. 순간 덜컹 겁이 났다. 데크목이 깨진다면 다리 아래로 빠질 수 있는 아찔한 광경이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이 7개월째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더니 다리 3곳을 모두 철제펜스로 폐쇄해 출입금지 간판이 붙어 있다

곧바로 박람회장에 전화를 걸어 출입통제를 요청했다. 당시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시설관리팀에 연락해 빠르게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전화를 끊었다. 이후 박람회재단측은 문제로 지적된 다리 3곳 모두를 안전띠로 막더니, 어느새 철제펜스를 쳐놓고 출입을 통제시키고 있다. 

지금은 군데군데 ‘출입통제’ 간판만 보인 채 보기 흉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신고한지 7개월이 지나도 보수는커녕 이에 대한 대책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 복지부동이 도를 넘고 있다.

특히 데크목 공사는 '부실공사'가 아니냐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박람회재단측은 작년에 주제관과 해양베스트관 맞은편에 설치된 데크목이 들떠서 그 많은 산책로의 데크목을 모두 걷어냈다. 지금은 콘크리트 시멘트로 재시공해 보기흉한 모습이다.

돈벌이에만 몰두(?) 다리공사는 언제쯤...

여수세계박람회장이 7개월째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더니 다리 3곳을 모두 철제펜스로 폐쇄해 출입금지 간판이 붙은 여니교 모습

박람회재단이 시설관리는 하지 않은 채 돈벌이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박람회장은 연간 3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박람회장을 찾고 있다. 해마다 빅오쑈와 박람회장 대여료 등 수익이 꾸준히 늘고 있는 셈인데 결국 시설관리는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그럼 박람회 재단의 수익은 얼마나 될까. 8일 여수박람회장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2016년 박람회장 입장객은 300만 명에 56억의 수익이 발생했다. 2017년은 350만 명에 72억을 벌었다. 2018년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익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면서 "수익이 발생하는 곳은 빅오쑈, 게스트 하우스, 본관 임대료, 주차장 이용 요금이 차지하는 비용이 대부분이다"라고 밝혔다.

다리위 데크목 유지보수에 대한 진행상황을 묻자 “다른 유지보수 할 것들에 대한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다 보니 예산상의 어려움이 있어 그곳은 아직 신경을 못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이 7개월째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더니 다리 3곳을 모두 철제펜스로 폐쇄했다. 다리가 썩어가는 여니교 모습

또 다른 박람회장 시설관리팀 담당자는 “언제까지 철조망을 막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똑같은 방식으로 보수를 해놓으면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같은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다른 보수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만 밝혔다. 뚜렷한 대책없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셈이다.

신고한지 7개월이 지나도 아직 보수가 되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 묻자 “두 번인가 민원이 들어온 것이 있는데 그것을 가지고 중장기적으로 전부 새로 보수해야할 상황이 와서 일단 위험해 출입금지를 해놓은 상황이다"면서 "현재 통행하는 데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만 덧붙였다.

여수 기관장중 가장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것으로 파악된 여수박람회재단 이사장. 하지만 예산이 부족해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관광객들은 언제까지 흉물스런 철제펜스를 지켜봐야 하나. 7개월 동안 지켜본 철제 펜스에 눈이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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