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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항쟁과 기독교 그리고 손양원’ 강연

주철희 박사, 20일 대한성공회 여수교회에서

  • 입력 2018.01.17 10:13
  • 수정 2018.01.19 14:17
  • 기자명 곽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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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항쟁 70주년 기념 특별강좌로 '손양원' 접근

그간 기독교계는 '증오의 반공 이데올로기' 접근이 더 강해 

'여순항쟁'으로 받아들이며, 이에 기독교계의 반응은? 

'증오','반공'제거한 역사에서의 손양원 목사 존재는?  

주철희 박사 “역사적 관점의 객관적 접근" 필요

1945년 해방 후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정점을 남긴 여·순 사건을 항쟁으로 새로이 정명해야 한다는 지역민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 종교계에서도 이들의 주장에 동의하면서 강연회를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여수 무선에 위치한 대한 성공회 여수교회가 오는 20일(토) 오후 6시 역사학자 주철희 박사를 강사로 해 ‘여순 항쟁과 기독교 그리고’ 손양원 목사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갖는다.

강사로 나선 주철희 박사는 여순사건을 '여순항쟁'으로 정명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물을 자신의  저서 '동포의 학살을 거부한다'를 통해 밝히면서 학계, 시민사회, 언론, 교육계 등 전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주 박사는 이번 강연회에서 여순 항쟁과 당시의 기독교가 한반도 이남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았음을 전할 참이다.

특히 여순 항쟁을 통해 '사랑의 원자탄'이라 불리며 기독교의 거목인 손양원 목사를 되짚어 볼 수 있어 그 관심도가 크다.

주철희 박사는 "여순 항쟁은 그동안 부정적 이미지가 상당히 강해왔다"며 "이는 이승만 독재 정권에서부터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까지 반공을 국시로 삼아 여순 항쟁을 활용했던 점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가 '군인이 반란을 일으켰다', '남로당의 지령에 의한 반란이다', '빨갱이 소굴, 공산주의자가 천인 공로할 학살을 자행했다' 등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것을 두고 정부 당국이 발표 및 기록한 것만을 토대로 인식하며 기억의 공간을 차지해 왔다는 점이다.

그는 "이승만 정부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정비해 국민을 통제하고 억압해 오면서 사실 자체 보다는 정권 안보 차원에서 여순항쟁을 홍보했고, 이 가운데 기독교 또한 그 역할 영향력을 행사해왔다"고 전했다.

안용준 저 <사랑의 원자탄>

특히 손양원 목사의 두 아들인 손동인, 동신 두형제가 여순 항쟁 당시의 죽음을 둘러싸고 책, 영화, 오페라, 다큐멘터리 등 셀 수 없는 문학 , 예술작품을 양산했지만 이들의 작품에는 증오가 깊이 투영되면서 증오의 반공 이데올로기가 담긴 시선으로 여순 항쟁을 바라본 결과, 여순 항쟁이 왜곡된 가운데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 있다는 게 주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여순항쟁과 기독교 간의 상호 관계를 살펴보면 여순항쟁을 직간접적으로 체득한 기독교인들과 현재 발간되고 있는 교회사는 여순 항쟁의 상황이나 인식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데, 가장 큰 이유는 1970년대 후반부터 불어온 손양원 목사 신드롬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손양원 목사는 1948년 당시 여수군 율촌면 신풍리 애양원교회에서 목회를 했다.

율촌면은 행정적으로는 여수에 속했지만 순천과 인접해 사실상 생활권은 순천이었다.

손 목사가 목회를 하고 있던 애양원 교회 또한 순천노회에 속했으며 여순 항쟁 당시 희생당한 두 아들 동인과 동신 또한 순천에서 학교를 다니며 순천 승주교회 (현 순천제일교회)에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애양원교회가 행정상 여수에 속하며 순천노회 소속이고, 두 아들이 순천에서 희생 됐다는 점을 들어 여수, 순천 두 지역 모두가 손양원 목사를 기념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교회사를 서술하는 데도 영향을 상당히 미치고 있으며 손 목사에 대한 기억이 당연시 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혹여 손양원 목사의 찬양이 우상화 되거나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지 않은지 기독교인들 스스로가 자문자답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지가 주 박사의 의문이다.

강대진 감독 영화 '사랑의 원자탄' (1977)

주철희 박사는 "다만 동인과 동신 문제를 비롯해 손양원 목사를 언급하는 것은 지역 교회 뿐 아니라 기독교인에게도 민감한 부분인데다, 이들의 죽음을 순교라고 강조하는 기독교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동의한다" 면서 "교회사는 특수한 목적으로 띤 책으로 순교가 갖는 의미가 중요하다"는 이해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더불어 그가 말하고자 하는 여순 항쟁과 기독교 그리고 손양원의 핵심은 종교적 관심이 아니라 역사적 관심에 있기에 기독교를 비난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님을 누누이 강조했다.

주철희 박사는 "해방 당시와 비교하면 한국 기독교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면서 "전남동부지역 또한 기독교의 영향력은 지대한 만큼 그 책임감도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독교라는 종교적 가치를 앞세우기 보다는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독교의 눈을 가졌으면 한다"고 밝히고, "특히 지역에서 발간하고 있는 교회사를 비롯해 손양원 목사에 대한 찬양 사업 등은 보편적 사회적 기준과 가치를 존중하는 측면에 이뤄졌으면 한다" 의견을 피력했다.

주철희 박사는 또 "그동안 잘못 인식해 왔던 여순항쟁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기독교인들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지역의 교회에서부터 '여순항쟁 바로 알기'를 시작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역사로서 1948년 10월 19일 여순 항쟁이 지역사회에서 올바르게 정착하는데는 교회의 역할 또한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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