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8대 대선무효소송' 직접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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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8대 대선무효소송' 직접 챙겼다?
  • 정병진
  • 승인 2018.01.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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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진씨 "대법원장 캐비닛에 '18대 대선무효소송 서류' 보관 의혹"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 행정처가 판사들 성향과 동향을 사찰하고 특정 재판에 대해 청와대와 교감한 내용 등이 담긴 문건을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위원회(위원장 민중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22일 공개해 큰 파문이 일고 있다. 그 문건들 중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에 대해 청와대가 '최대 관심 현안'이라며 법원 행정처에 2심 선고 전망을 문의하고, 유죄 선고 이후에는 결과에 대해 큰 불만을 표시하며 '전원합의체' 회부를 요구하는 내용 등이 들어 있다.

  

강동진 씨의 열람 및 복사 신청 기록 2014년 10월 14일 강동진 씨의 열람 및 복사 신청 기록
▲ 강동진 씨의 열람 및 복사 신청 기록 2014년 10월 14일 강동진 씨의 열람 및 복사 신청 기록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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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 여부를 다투는 '18대 대선 선거무효소송'(2013수18) 사건을 직접 챙긴 정황을 보여주는 증언이 나와 주목된다. 18대 대선 선거무효소송인단 시민 미디어단장 강동진씨는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2014년 10월 대법원 민원실에서 대선무효소송 사건(2013수18) 관련 서류 일체를 복사하러 갔다가 담당 직원에게서 '해당 소장이 대법원장 캐비닛에 들어 있어 복사가 불가능하다'는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당시 두 대표(18대 대선 선거무효소송인단 공동대표 김필원, 한영수)가 서울 구치소에 구속 수감돼 그 옥바라지를 하느라 생업도 접고 무척 바쁘게 지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14년 10월 중순, 아는 변호사의 부탁으로 18대 대선 선거무효소송 관련 서류 전부를 복사하고자 대법원 민원실을 방문해 열람 및 복사 신청을 하였다. 하지만 30분 남짓 기다려도 담당자가 해당 서류를 찾지 못했다. 
  
그런 뒤 "한 직원이 위층에 올라갔다가 내려와 '지금 서류가 대법원장 캐비닛에 들어 있어서 복사가 어렵다. 내일 다시 올 수 있느냐'고 해서 너무 어이없어 '이게 말이 되냐'며 항의한 적 있다"고 하였다. 당시 담당 두 직원도 '이런 일은 이례적'이라며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결국 1시간가량 기다린 끝에 직원이 대법원장실 캐비닛에서 해당 서류를 가져왔고 강씨는 A4용지 박스 하나 분량의 2부를 복사해 받았다. 
  
그는 18대 대선 선거무효소송 관련 서류 전부를 양승태 대법원장이 자신의 사무실 캐비닛에 보관한 사실에 대해 "자기 캐비닛에 넣어 놓고 아예 재판할 생각도 안한 거다. 재판을 못하게 막기 위함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대법원 열람 및 복사과 담당 직원은 24일 기자가 관련 사실에 대해 문의하자 "일반적으로 재판장인 대법관이 결재 중에 있어서 서류 복사가 조금 지연될 수는 있다. 하지만 열람실에서 대법원장실에 기록을 넘기고 가져오는 일은 없다. 그게 일반적 업무처리 기준이다. 아마 '대법관'을 '대법원장'으로 잘못 들으신 거 같다"고 말했다. "그 당시 민원인이 '서류가 대법원장실에 있어 복사가 어렵다'고 말한 직원조차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한다"고 하자, "그 당시 근무한 직원이 (지금은) 없어 그 상황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18대 대선 선거무효소송(2013수18)은 2013년 1월 4일 대표 원고 김필원씨 등 시민 6천여 명이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개표부정 등을 사유로 18대 대선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며 대법원에 제기한 소송이다. 대법원은 6개월(180일) 이내에 처리하게 돼 있는 이 소송을 4년 이상 심리조차 진행하지 않다가 지난해 4월 27일 "대통령이 탄핵돼 법률상 구할 실익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각하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원고들은 부당한 판결이라며 2017년 5월 26일 이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2017재수88)해 놓은 상태이고 심리 진행 상황을 보면 작년 12월 6일부터 재판부는 '쟁점에 관해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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