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눈물과 여순 사건
상태바
대통령의 눈물과 여순 사건
  • 이현종
  • 승인 2018.01.27 1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5·18 기념식에 참석한 대통령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태어난 날, 5·18로 아버지를 잃은 김소영씨가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들어가자 대통령은 그를 뒤쫓아가서 안아주고 위로해주었다. 당연한 일이다. 국민의 가슴에 아픔이 맺혀있는데 대통령이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면 어진 대통령이라고 할 수 없다.

맹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왕에게 필요한 것은 ‘인(仁)’이라고 하였다. ‘인(仁)’은 ‘측은지심(惻隱之心)’이요, ‘측은지심’은 ‘다른 사람을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다. ‘측은지심’을 더 섬세하게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나의 고통처럼 느끼고 헤아리는 마음’이라 할 수 있다. 

맹자는 이런 ‘측은지심’을 가진 군자라야 바른 정치를 펼칠 수 있다고 하였다. ‘측은지심’은 지도자가 가져야할 가장 기본 심성인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눈물을 훔치고 있는 보도를 보고 다행이다 싶었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눈물이 진심어린 눈물이었는지는 모른다. 그것이 진심어린 눈물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그간의 행적을 통해서 짐작해볼 뿐이다. 눈물과 함께 갑질당하는 을들의 손을 잡아주었을 때, 차별 받는 비정규직을 안아주었을 때, 의식주를 걱정하며 살아가야 하는 소외계층을 챙겨주었을 때, 그 눈물은 진심의 눈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세월호 참사 후 34일만에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눈물을 보인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눈물을 보고 국민들은 의아해하며 악어의 눈물같다고들 하였다. 당시에 진정성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으며, 그 뒤로도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악어의 눈물이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측은지심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다면 여수의 정치 지도자들은 얼마나 측은지심이 있을까? 얼마나 시민을 위해 눈물을 흘릴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봐서는 그런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다. 눈물은커녕 시민이 흘리고 있는 눈물조차 닦아줄 줄을 모르는 것 같아 우리를 슬프게 한다.

여순사건 이야기이다. 그동안 부모형제, 이웃과 친구를 잃고도 말도 제대로 못하고 가슴앓이하는 세월이 얼마였던가? 그런 시민의 눈물을 시장도 시의원들도 국회의원도 닦아주려 하질 않는다. 광주도, 대구도, 제주도 다 진상이 밝혀지고 명예회복을 하였는데 여수시민은 아직도 가슴 속에 아픔을 묻고 살아야 한다.

부패한 이승만 독재정부의 부당한 명령에 항거하다 희생된 수천의 영혼을 아직도 구천에서 헤매게 만드는 이들은 누구인가? 여수시의회는 2015년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조례를 폐기시켜버렸고, 시장은 여수사건유족회 등이 요청한 2018년 70주기 기념사업비를 한 푼도 반영하지 않고 빼버렸다. 그렇다고 여수시가 자체 기획한 기념사업도 전혀 없다. 여수에서부터 이렇게 외면당하고 있는 희생자들의 영혼을 누가 달래줄 수 있을까?

오는 6월에는 시장과 시의원 선거가 있다. 다음에는 이들의 영혼을 달래주고, 그 유가족의 가슴앓이를 풀어주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시장과 시의원이 당선되었으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