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5.28 월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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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여수에 '장애인 단기 거주시설'이 필요하다.
'당사자주의'에 입각한 자립생활 증진에 기여...전국에 108개 여수엔 없어
  • 2018.01.30 12:12
김 종 호 (사회복지법인 베타니아복지재단 이사장)

장애인 스스로 선택해서 이용할 편의시설의 수준은? 

장애인과 가족이 져야하는 너무 무거운 짐들

장애인 단기시설은 이미 구성원들이 '동의'한 바 있어

‘장애인 단기거주시설’은 이미 전국 108개 존재, 여수는 없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해결해야 할 우리의 몫

 

베타니아 아동들이 순천제일대 작업치료학과 학생들과 활동을 하고 있다

나는 만 2세에 소아마비를 앓아 60여 년을 지체장애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장애인복지라는 개념도 없는 시대에서 출발하여 현대의 장애인복지 수준까지의 그 변화의 중심에서 살아온 장애인 당사자인 셈이다. 

거기에 장애아동과의 인연 때문에 1995년 장애아동 조기교육센터를 시작으로 장애아전담 어린이집을 전남, 광주 최초로 개원하기도 했다. 이제 법인까지 운영하며 20여 년간 시설, 기관 책임자로서 늘 ‘장애인 당사자’를 위한 장애인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해 왔다.

장애인 복지서비스를 얘기할 때에 자주 거론되는 ‘당사자주의(consumerism)’라는 말의 배경에는 ‘장애인의 삶에 대해 자신의 결정에 타인의 개입 또는 보호를 최소화하고 모든 과정을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 여수 지역사회는 장애인 당사자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이용시설이나 편의제도’가 어느 수준일까?

여수시의 통계(2017.4)에 따르면 시설입소와 기관 이용 장애인은 불과 840여 명인데, 등록장애인(18,012명) 대비 5% 이하, 중증장애인(3,678명) 대비 23% 미만에 불과하다. 

특히 13세~25세 미만의 장애 청소년의 경우, 여수시에 356명(2012년 여수시 발표자료)이 살고 있지만, 특수학교를 졸업한 18세 이상의 장애 청소년들은 대부분 가정에서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하는 실정이다.

현재의 장애인 이용시설이 턱없이 부족하여 소수의 장애인만 이용하고 있는 여수시의 현실실에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대다수 장애인은 누가 보살펴야 하는가!

이런 고통은 오로지 장애인 가족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 ‘사람 중심의 상생과 공존’을 표방한 문재인정부가 출범하였으니 이제는 지역사회와 지방정부가 ‘장애인당사자’와 장애인 가족들의 그 무거운 짐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정책과 제도를 수립해야 한다.

베타니아어린이집 아동들이 담양 죽녹원으로 야외학습을 나가 사진을 찍고 있다

‘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나는 가정 먼저 ‘장애인 단기거주시설’ 설치를 제안한다.

장애인도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고 바램이며, 정상적인 사회의 모습이다.  다만, 장애인 가정에서 애ㆍ경사 시, 휴가 시, 긴급할 때, 폭력으로 인한 위기 시 장애인을 단기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

올해에는 여수시의 행정가, 정치가, 전문가들이 장애인 당사자주의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고 지역사회의 통합과 사회안전망의 확충을 위해서라도 ‘장애인 단기거주시설’ 설치와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장애인 단기거주시설’은 장애인을 둔 모든 가정에서 가장 먼저 필요성을 제기하고 제1 순위로 요구하는 시설로서, 이미 여수시 지역사회복지계획 제2기 계획수립(2010년) 시 장애인 분야 설문조사에서 확인된 바 있다. 

아울러, 여수시장애인연합회와 여수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 의원들과의 간담회(2013년 12월 4일)에서도 당시 위원장을 비롯한 다수의 시의원이 ‘장애인 단기거주시설’ 운영의 필요성에 공감하였고, 2014년에는 여수시에서 ‘장애인 단기거주시설’을 설치하도록 참석했던 관계 공무원에게 건의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2014년 여수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가 주최한  제6기 전국동시 지방선거 여수시장 후보 사회복지정책토론회에서도 장애인복지영역 패널이 ‘장애인 단기거주시설’의 설치를 건의한 바 있다.

‘장애인 단기거주시설’은 이미 전국 108개 기초자치단체(시ㆍ군ㆍ구)에 141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전라남도 내에서도 목포시, 순천시, 담양군 등에도 설치 운영되고 있으나 전남 제1의 도시 여수에는 설치되어 있지 않다. (2016.1 보건복지부 통계)

여수시의 장애인복지서비스 시행 30년 동안 장애인 단기거주시설이 설치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장애인단기거주시설이 장애인복지 시설운영 중에서 가장 어려운 분야인 데다 국고 지원수준은 가장 낮기 때문이다.

여수 화장동의 공원으로 야외활동을 나간 베타니아 아이들

‘장애인 단기거주시설’이 운영되었을 때, 쉽게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몇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장애인 당사자 입장에서 장애인의 ‘탈시설화’를 도와주고 위기와 필요시에만 이용할 수 있어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들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다. 가정에서 방치되거나 갇혀 지내야 하는 신세에서 인간으로서의 기본 욕구인 사회적 경험과 관계 형성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사회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장애인 가정에서 애경사, 휴가, 긴급 시 장애인을 단기 보호 서비스 이용 장치는 장애인 가정에 돌봄 스트레스 해소와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므로 피난처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장애아동 가정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일반 형제(자매)라고 볼 수 있는데, 비장애 형제(자매)의 정상적인 발달을 위해서도 장애인 단기거주시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그 결과 가정의 불안 요소의 감소와 가정 경제에도 큰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기대한다.

셋째, 장애인 가족간의 갈등과 해체위기에 있는 장애인 가정에 큰 도움을 주는 효과가 있다. 장애인이 있는 가정은 가족 구성원 모두의 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이로 인한 자포자기나 좌절감으로 일반 가정보다 2배 이상 높은 가정의 해체 위험을 겪고 있다.

넷째, 여수시의 사회적 문제 해결과 사회안전망 확충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 사회적인 환경의 오염과 자연파괴, 환경호르몬, 미혼모의 무분별한 약물복용, 무지 등으로 인한 장애 출현율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1990년 조사 3.09%, 2015년 조사 5.6%) 

더군다나 1990년대에는 인구 1,000명당 4~5명 정도의 자폐증(유사자폐 포함),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장애의 발생률이 최근에는 인구 100명당 6~8명으로 발생률이 10배 이상 증가하고 있는 심각한 수준(2015년 대한소아ㆍ청소년정신과학회 발표)의 현실에 대한 지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장애인 단기거주시설’ 설치와 운영이 우리 여수지역사회에서 어떤 이유와 논리로 더 지연되고 미루어져야 하는가! 예산 때문인가?  정치 논리인가?  지역사회 혐오시설이기 때문인가?


여수시의 행정가, 정치가, 전문가들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나름의 장애인복지 서비스 분야에 대한 철학이 있다. 그 철학이 어떤 것이더라도 진정으로 ‘장애인 당사자’를 위한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믿는다. 

장애인 단기거주시설의 ‘당사자주의’는 결국 장애인에게 사회통합의 정신을 어떻게 서비스로 구체화할 것인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시작된 것이기에 필자의 주장이 ‘장애인당사자’ 및 장애인 가족 구성원의 자립 생활 증진과 질 향상에 어떤 모습으로 적용하며 열매들을 맺어갈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해결해야 하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김종호  sweet_xxx@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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