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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도시 여수를 꿈꾸는 '앙상블여수'

전국순회연주회 대비 갤러리 '해안통'의 어려운 조건에서 맹 연습중

  • 입력 2018.03.23 20:02
  • 수정 2018.03.24 14:45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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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교육문화원 산하의 전문실내악단 ‘앙상블 여수’

세계 유수 과정을 거쳐온 젊은 엘리트 연주자 그룹 

문화도시, 음악도시 여수로 성장하기 위한 첫 발판

예울마루에서의 창단 공연은 '여순70주년' 의미 담을 터

4월 28일 창단연주에 이어, 5월13일 광주유스퀘어등 전국순회연주

미래의 챔버 꿈꿔, 국제적인 연주 그룹으로 성장해 해외연주도~  

23일, 창단연주회를 앞두고 '앙상블 여수' 단원들이 <해안통> 갤러리에 모여 맹 연숩중이다.

음악도시 여수를 꿈꾸는 10인조 '앙상블 여수'가 떴다. 
지난 2월 창단된 이들은 4월 예울마루 연주에 이은 전국순회연주회로 데뷔한다.

한국음악교육원 문화원 산하의 전문 실내악단 '앙상블 여수'는 지난 12월 오디션을 통해 단원들을 선발했다. 이들은 여수출신이거나 여수를 중심으로 전남.광주에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전원이 해외 유수대학에서 음악 코스를 밟았다.

창단공연에 이어 전국순회연주를 위해 열악하지만 <해안통>갤러리에서 연습중이다. 전용 연습공간을 마련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해안통>갤러리 이혜란 관장이 배려했다.

 '앙상블여수'단원들은 지난 2월부터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연습과정을 공개하고 있다. 

연습이 한창인 <해안통>갤러리를 지난 23일 찾았다.

이날 처음으로 합주를 맞추기 위해 모인 단원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각자 맡은 부분 연주에만 몰두했다. 

곡의 순서에 따르지 않고 각자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반복해서 연주하다보니 얼핏 들어도 개별악기들은 조화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연주자들이 함께 모여 호흡을 맞춰보고 있다

하지만 합주는 달랐다. 여러 악기들이 제 순서를 찾아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완벽한 하나의 곡이 완성됐다. 한 연주자는 "함께 호흡을 맞춘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연습을 통해서 각자 개별 연주들이 하나의 곡으로 탄생되며 조화를 잘 맞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층 카페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바다는 안중에도 없다. 오로지 눈앞에 놓인 악보와 단원들의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에만 감각을 집중할 뿐이다.

첼로를 연주하는 윤소희 연주자

문가에 서서 가만히 연주를 지켜보던 박이남 감독은 앙상블 연주의 어려움을 이렇게 말했다.

“음악의 최정점은 앙상블이다. 비교적 주변 연주자에 묻혀갈 수 있는 오케스트라와 달리, 앙상블은 그럴 수 없다. 앙상블은 연주자 각자가 솔로이면서, 또 함께 가는 연주다. 즉, 음색이나 개성을 맞춰가는 과정인 셈이다. 특히 앙상블에서 최고 어렵다는 드보르작의 음악을 맞춰가다보니 연주자들도 약간 긴장해있는 상태다.”

연주자들은 현재 잠시 모든 개인적인 일을 접고 오로지 다가올 전국순회연주회에만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집중도가 높은 편이다.

“좋은 연주를 위해 집중을 히고 있고 연습량도 엄청난 편이다. 첫무대 라고 해서 데뷔 자체에만 의미를 둘 순 없다. 그것을 뛰어 넘어 음악을 통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연주곡 한곡 한곡에 완성도를 높혀가고 있다.”

모두 십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수준급 연주자들이다.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음악적 의견교환에는 거침이 없다. 박 감독은 “연습량이 늘어나고 연주와 대화를 통해 소통과정을 거치면서 상대방 눈빛만 봐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가고 있다. 이런 기간이 늘어나면 점점 '앙상블여수'만의 특별한 색깔이 나올 것이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전국순회연주회 연습 중 연주자들이 함께 웃고 있다

연주를 본업으로 삼는 이들 생활에는 항상 공연이 우선이다. 몇시간 동안 쉬지 않고 연습을 하다가도, 중간중간 의견을 교환하며 곡의 방향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상의하기도 한다. 

예울마루에서의 창단연주회는 박이남 감독과 단원들이 상의해 '여순항쟁 70주년'을 담기로 했다. 올해 여순항쟁 70주년을 맞아 '앙상블여수' 작곡가 이문석 교수가 여순항쟁과 관련있는 3곡을 테마로 작곡하여 4월에 선보일 예정이어서 의미있는 창단연주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감독은 이번 공연을 통해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우리지역의 슬픈 역사와 아픔도 음악으로 승화해 나감으로써 지역에서 치유와 상생의 기회를 갖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플루티스트 김초롱 연주자와 손영주 연주자

<해안통> 갤러리 이혜란 관장은 이들을 위해 기꺼이 갤러리 공간을 내주었다. 피아니스트인 이 관장은 늘 연습장소가 없어 고민하는 지역 음악가들의 고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앙상블을 통해 지역연주의 장을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 좋은 연주는 이미 다른 장소에서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앙상블을 연주할 기회는 흔치 않다. 지역 솔리스트들은 많아도 각자 스케줄상 함께 모여 앙상블을 준비하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앙상블 연주 기회가 늘어나고 여수 전체의 음악 수준이 높아지길 기대한다. 공연 장소도 비단 여수에 한정되지 않고 서울과 외국으로도 뻗어나가 음악을 교류할 기회가 많길 바란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반수진 연주자

특히 앙상블의 피아노 연주자 반수진 씨는 이 관장의 제자이다.  '해안통'에 비치된  피아노는 여수에서는 예울마루와 이 곳에만 있는 특별한 피아노다. 제자를 위해 자신의 피아노를 연주하도록 특별히 허락했다. 흔치 않은 일이다.

바이올린 이성열 연주자
연주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현재 앙상블 여수는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국제문화예술교류팀에 선정되어 하반기에 유럽의 다른 팀들과의 합주 계획도 잡혀 있다.

'앙상블여수'연주자들은 정통 클래식은 물론 재즈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도 시도해 볼 계획이다. 

박이남 감독은 앞으로 '앙상블여수'를 좀더 큰 규모의 챔버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7월, 러시아 피아니스트의 내한공연과 협연도 계획되어 있다.

그간 여수의 고등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며 밴드부도 육성해 온 데다 전국적 명성을 얻은 여수의 마칭페스티벌을 기획한 박 감독이다. 그에게 ‘앙상블여수’ 창단은 어떤 의미일까?

“여수의 젊은 음악가들이 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도 마땅히 설 자리가 없다. 여수에 시립교향악단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들은 고향에서도 활동에 한계가 있다. 그들이 재능과 경험을 살려 연주할 장을 마련해 주려는 게 제일 크다. 이런 활동무대를 활용해 젊은 음악가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세곕적인 연주자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창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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