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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제주의 봄', 이제 '여수의 가을'로
제주4.3 70주년 추념식을 다녀와서
  • 2018.04.06 18:32
여순항쟁명예회복 시민위원회 회원들이 제주4.3항쟁 70주년 탐방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수시민들과 함께 4월 2일부터 4일까지 2박 3일 ‘제주4.3항쟁 70주년탐방단’의 일원으로 제주도에 다녀왔다.

제주4.3항쟁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제주4.3항쟁 70주년 기념 문화예술 행사를 보고 배움으로써 여순항쟁 70주년을 준비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한마디로 보고 배우기 위해서다.

여수탐방단들이 제주민예총 강정효 이사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여순항쟁의 쌍생아로 알려진 제주 4.3사건은 봉기가 발생한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까지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민간인 3만여 명이 희생된 사건이다.

매년 4월이면 제주도에서 진행되는 제주4.3항쟁추념식에 올해는 여수시민도 함께 참여하여 그 아픔을 기렸다.

제주4.3 동백배지와 여순항쟁 70주년 배지

여순항쟁명예회복시민위원회는 2일 제주문예회관에서 열리는 제주4.3항쟁 전야제 ‘기억 속에 피는 평화의 꽃’ 공식행사에 참가하였다.

그밖에도 제주문화회관에서 '4.3기록사진전'과  연극‘4층 3반 복층사건’을 관람하고 제주의 역사적 아픔인 4.3을 공연예술을 통해 접근해 보았다.  

 

또한 70주년 뮤직토크콘서트에서 참석자들과 역사의 아픔을 되새기는 ‘칠십년의 기억’을 참관하여 당시의 참상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3일 오전에는 공식행사로  4.3평화공원에서 열리는 ‘제주4.3항쟁 추념식’과 ‘교류회'에 참석했다.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주4.3 추념사에서 이젠 제주에 봄이 오고 있음을 느꼈고 제주는 큰 감동으로 받아들였다.

탐방단들이 북촌 너븐숭이 위령비 앞에서 참배하고 있다

‘조천읍 북촌 너븐숭이 4.3 학살지'를 참배하고 위령비와 순이삼촌비, 그리고 애기무덤에서 묵념하였다.

마지막 방문지로는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주최한 4.3 70주년 특별전인 ‘포스트트라우마’전시회를 관람하였다.

20세기 동아시아 제노사이드(집단살해)를 주제로 한 평면과 입체 그리고 영상으로 구성된 전시회였다.

'4.3 70주년 특별전 포스터 트라우마'에 전시된 작품 일부

 

 '4.3 70주년 특별전 포스터 트라우마' 에 전시된 작품 일부

 

전시의 시선은 제주4.3, 광주5.18에만 머무르지 않고, 주변 이웃나라로 향했다.

중일전쟁 당시 치명적인 생체실험이 행해진 ‘마루타’의 잔인함을 표현한 하얼빈731부대, 아시아의 홀로코스트라 불리는 대규모 학살사건인 난징대학살, 오키나와 양민학살, 대만2.28, 베트남 전쟁 등에서 국가폭력에 의해 발생한 희생자의 비극적 트라우마의 상처와 아픔을 기억하고자 했다.

작품은 인권회복과 상생의 가치로 승화시키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기획이었다.

다만 그곳엔 여수10.19는 없었다.

4.3민중항쟁 깃발. 여순항쟁 깃발도 함께 보인다

전시장에서 소설 ‘순이삼촌’의 작가인 현기영 선생님과 함께했다. 그는 아무도 말 못하던 시절, 문학적 양심으로 고향의 아픈 역사에 대해 펜을 든 작가이다.

그는 북촌리의 4.3을 다룬 작품을 1978년 발표하여 침묵의 금기를 깨고 논란의 한복판으로 끌어냈다. 그러나 작가는 4.3을 소재로 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정보기관에 연행되어 고초를 겪었다.

우리는 작가에게 존경을 표하고 그의 가슴에 ‘여순항쟁’의 배지를 달아드리고 여수 10.19 70주년에 초대하였다.

 '순이삼촌’의 저자 현기영 작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한 필자

여수시민들과 함께 4월 2일부터 4일까지 2박 3일 동안 제주 4.3을 깊게 들여다보았다.

많은 사람이 이제 제주 4.3을 알게 되었고, 제주의 한을 풀어가는 중요한 시작점이라 생각되었다. 한 맺힌 백비에는 '4·3민중항쟁'을 새겨 바로 세워지길 바란다.

제주 4.3은 대한민국의 역사다. 제주 4.3은 대한민국 모든 것과 깊게 연결되어 있으며 특히 여수 10.19는 역사의 쌍생아다.

우리는 평화의 이름으로 전쟁반대와 양민학살을 반대한다.이 땅에 다시는 국가폭력으로 인한 민간인 학살이 재생산 돼서는 안 된다.

국가가 “탄압하면 항쟁이다”는 제주4.3유격대의 포고문 첫 구절을 상기해 본다.

평화공원의 각명비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참배하는 유족들

 ‘제주4.3항쟁 70주년 탐방’의미를 다시 한번 확인하며 역사의 가치는 사람이 만들어 감을 실감하게 했다. 

이번 제주 4.3 70주년 상징 배지가 ‘동백’이어서 친근감이 있었다.

제주문예회관 앞 전야제 행사장 입구의 설치미술 일부

이즈음 여수 동백도 지고 있다. 이제 10월이면 여순항쟁 70주년이다. 제주의 봄처럼 여수의 가을도 가을답게 맞고 싶다. 제주 북촌 너븐숭이에서 애기무덤에 참배를 하고 왔다. 

우리 여수는 ‘애기섬’이 있다. 우리는 가을이면 또 그 섬을 기억해야한다.

북촌 너븐숭이에 있는 애기무덤 위의 방사탑

 

'여수 10.19 애기섬'

 

70년 전 그날,

가장 참혹한 학살이 자행되었던 장소

여수 애기섬.

 

70번의 계절이 여기 애기섬를 다녀가는 동안,

여전히 완결 짓지 못한 이야기…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일어난, 가장 비극적인 이야기…

 

그러나 쉽게 외면하지 않고,

위안의 손길을 내밀었던

잊지 않는 마음과 마음이 존재하기에

여수는 오늘 기어이 다시 노래를 시작했다.

 

동백의 빛깔로 눈이 시린 여수의 봄은,

다시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역사의 가치는

사람이 만든다".

 

"쉽게 절망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세상은 참 아름답다"

 

 

엄길수  여수넷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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