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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볼 수 없는 수묵의 내공, 수연 김숙희

18일부터 내달 2일까지, 여천 린갤러리

  • 입력 2018.04.10 16:42
  • 수정 2018.04.11 10:32
  • 기자명 유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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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숨결

이십여 년의 수묵작업을 쉼 없이 이어오기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자신의 예술적 표현의 한계를 의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높은 예술적 영역의 외연을 넓혀가는 끝없는 작업들과, 날마다 극한으로 치닫는 창작의 고통을 감내하기란 그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수묵의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수묵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작가의 진정성 있는 수묵작품에 대한 완수의 자세를 먼저 꼽을 수 있는데, 수연授硏 김숙희의 수묵작업에서 이러한 완수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그의 철학적 사고와 사상은 자연스럽게 화면 속에서 본능적 붓질과 만나면서 속도감 있는 붓질로 변한다. 먹의 가치를 놓치지 않는 활발한 수용성과 순발력이 뒷받침되면서 화선지 위에서 물과 먹이 자연스럽게 협력적 관계를 가지는 현상들이 지속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작가 김숙희 수묵작업의 완수인 동시에 본류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며, 먹이 가지는 고유한 멋스러움과 기품의 가치가 돋보이는 수묵작업은 작가의 수묵에 대한 자발적 수용성과 예찬이 우선하면서 몸소 체득한 세상의 녹녹치 않은 다양한 경험들이 더해지면서 매혹적인 작품으로 변신을 거듭하게 된다.

하정

작가의 작품들은 역동적이며 거친 붓질의 반복 속에서 발묵 효과가 두드러져 보이고, 거기에 아련한 색채가 가해지면서 전체적으로 온화하고 지적인 느낌들로 인해, 고답적이었던 수묵작업에 관한 편향된 인식들을 바꾸어 주는 새로운 시도가 엿보이며, 지속적으로 엉겅퀴, 동백, 봉숭아꽃 등을 내세우며 식물성의 생명력에 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려고 한다.

배경의 호방한 색들과 이러한 제재들의 형태와 색채가 중첩되거나 교차하면서도 서로가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고, 어쩌면 잊혀질 수도 있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정감 있게 때로는 로맨틱하게 구상과 반 구상의 영역을 넘나들며 독특하고 매력적인 화면을 보여주고자 한다.

섬마을 가는 길

이렇듯 수연 김숙희의 작품세계는 수묵의 정체성을 견고하게 지켜 나가면서 회화의 전통성을 철저하게 견지하며, 자연과 사람과의 보편적인 인과 관계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점이다.

거친 묵선의 붓질들은 더욱 섬세한 여유로움이 묻어나고 색채들은 따뜻해지고 부드러워졌다. 힘든 분채작업이 더해진 화면 속 질감들은 더 풍부해지면서 작가의 메시지 전달을 보조하고 결핍된 화면을 보강한다.

수연授硏 김숙희의 바람은 수묵의 번성이다. 그가 수묵의 번성을 위해 선택한 것은 작업의 양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날마다 붓질을 멈추지 않는 정신을 보면서 그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수묵을 향한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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