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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억 대 투자한 고도정수처리장시설사업, 결국 좌초 되나

여수시가 600여 억을 투자했지만 여태껏 계약조차 못해

  • 입력 2018.04.15 07:43
  • 수정 2018.04.15 08:06
  • 기자명 곽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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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의 우려가 결국 현실로

수차례 논란 속 미뤄진 계약, 또다시 조달청 제동

 

송하진 의원

우려했던 일이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여수시가 특정 대기업에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을 감안하면서 강행의지를 밝혔던 600억에 이르는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이 여태껏 계약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여수시에 따르면 둔덕․학용 고도정수처리 시설과 관련하여 조달청에 ‘막여과 고도정수 공법 기자재 구입 의뢰’를 했지만, 아직까지 계약체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수시는 지난해 수년간 논란이 됐던 해당 사업에 대해 공법과 토목을 분리키로 하고 공법분 물품구매를 우선 추진해왔다.

이를 두고 앞서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은 지난해 7월 24일 열린 제 178회 임시회 마지막 날 10분 자유발언을 통해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과 관련 “특정기업과 계약을 염두해 둔 듯 각종 편법이 동원되고 있다”며 “공법 선정부터 사업 전반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시 집행부를 질타한 바 있다.

송 의원은 “당시 시가 604억 원에 달하는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을 신기술을 구실로, 특정업체와 계약을 맺고자 온갖 편법을 동원하고,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자 기존계약을 해지하고 전혀 다른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건을 물품 건으로 관급계약을 바꿔 추진하는 것은 명분과도 맞지 않는 행정의 이율배반적 모순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아니냐” 며 시 집행부를 질타했다.

여수시는 건설된 지 각각 45년, 35년이 경과된 둔덕, 학용 정수장에 대해 지난 2012년부터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해당 사업은 둔덕정수장에 423억 원, 학용정수장 181억3500만 원 등 총 604억37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 사업 논란의 쟁점은 금호건설과 맺은 신기술 사용협약과 관련한 부분이 있다.

시는 여과처리 기술로 ‘막여과’ 방식을 도입키로 하고, 신기술 보유사인 금호건설과 전체 사업비의 하도급율 87%인 435억 원에 ‘신기술사용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5년 8월 산업환경설비공사업 형태로 설계 심의를 완료했지만, 입찰참여가 특정업체에 한정돼 담합 우려 등의 이유로 그해 11월 토목공사업 및 산업환경설비공사업으로 설계를 재심의 받아 조달청에 발주를 했다.

하지만, 조달청은 2016년 1월1일부로 개정된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 규정’을 들어 여수시에 계약의뢰 서류를 반려했다.

개정 법률에 따르면 기술특허공법에 관한 하도급 낙찰율 82%와 건설산업기본법 하도급 비율 82%를 곱한 67%로 설계금액을 반영해야 했는데, 여수시가 당초 맺은 87%의 협약사항을 고수한 채 계약을 체결하면서 문제가 됐다.

특히 이 문제로 인해 감사원으로부터 여수시 해당 부서 직원들이 주의 처분을 받는 등 지역 사회에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제는 수백억의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는 당시 송하진 의원의 10분 자유 발언을 무시하고 시정 질문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시 집행부의 태도가 지금의 사태를 불러 왔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지난해 제 178회 임시회에서 “계약대로 진행할 경우 설계금액의 20%에 이르는 100억여 원 가량의 혜택이 부여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법령을 어기면서까지 강행한 것이다 ”며 원점에서 재검토해 줄 것을 여수시에 촉구했지만 시 집행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송 의원이 시 집행부에게 요구한 정수고도처리시설 설계도, 설계비 내역, 계약심의 및 일상 감사 내역서, 기술협약서, 모형도 협약서, 신기술 협약서, 해지 합의서 등 관련서류 마저도 일체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시 집행부의 불성실함이 도마에 올랐다.

게다가 여수시 공무원 노조는 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송하진 의원에게 ‘현안 사업 발목 잡기를 하고 있다’며 피켓시위를 펼쳐, 시민들에게 ‘정당한 의정 활동을 하고 있는 의원에게 시 공무원들이 방해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결국 수년째 논란만 키우고 있는 여수시의 둔덕학용 고도정수처리시설은 조달청의 결정에 따라 재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구매계약을 의뢰했으니 계약체결을 하는대로 공사부문에 대한 발주도 시작해 사업을 정상 추진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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