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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회 지구의 날' 기념, 불가사리대축제 열려

15일 오동도 일대, 한국해양구조단 여수구조대 주최

  • 입력 2018.04.15 23:23
  • 수정 2018.04.16 21:07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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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4주기 맞아, 노란 손수건 대형 퍼포먼스도 함께 열려

여수시, 형식적인 참여 대신 충분한 인력과 장비 지원 필요

지난 15일 제 48회 지구의 날을 기념해 오동도에서 불가사리대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3회를 맞는 불가사리 대축제는 한국해양구조단 여수구조대가 '제11회 기후보고주간 여수2018 실천 기념행사'를 맞아 진행하는 축제이기도 하다. 축제에는 세월호 4주기을 맞아 시민 600여명이 참여하는 노란 손수건 대형퍼포먼스도 펼쳐졌다.

오전 10시,  많은 시민들이 오동도에 모여 불가사리 대축제에 참가하였다.

 

다이버들이 잡아온 불가사리와 아이들이 주워온 동백꽃으로 만든 문구

한국해양구조단 여수구조대 대원

행사에는 여수 시내 초중학생 250여 명도 참석하여 세월호 참사를 기리고 기후보호 실천행사의 뜻을 되새겼다. 구조대와 참여 학생들 모두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 손수건을 목에 매고 있었다.

신기초등학교 4학년인 엄채민 군과 조승휘 군은 불가사리를 잡아 올리는 이번 축제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엄채민 학생은 어패류를 포식하여 연안생태계를 황폐화시키는 불가사리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바다에 있는 해산물을 잡아먹는 불가사리가 나쁘다”고 말했다.

또한 두 학생은 “하루종일 동백꽃을 열심히 주워오느라 바빴다”고 말하면서도 즐거운 듯 웃음을 그치지 않았다.

진성여자중학교 김동우 체육교사도 축제에 참가했다. 그는 줄곧 바닷속에서 불가사리를 잡는 다이버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쌀쌀한 날씨에 고생하는 다이버들이 존경스럽다’면서 구조대의 노력에 고마움을 표했다.

 

갈 길 먼 여수시의 해양보호정책

넷통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박정우 한국해양구조단 이사

한국해양구조단 박정우 이사는 무분별한 불가사리의 번식을 걱정했다. 그는 "바다의 백해무익한 존재인 불가사리를 잡아야 생태계 파괴를 막을 수 있다"며 "해마다 이맘때면 불가사리의 개체수를 체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해양구조대 박근호 대장

한국해양구조대 박근호 대장은 인터뷰에 앞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부터 전했다. 그는 “내일이 세월호 4주기를 맞는 날"이라며 "바다에서 일어난 세월호 사고의 원인이 아직도 규명되지 않아 안타깝다.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근호 대장은 "불가사리대축제가 3년째 진행되고 있음에도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답답한 상황을 전했다.

불가사리 대축제는 지자체의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민간단체인 한국해양구조단의 독자적인 활동이다. 여수시의 무관심 때문에 한국해양구조단은 평소 구조활동에서도 시의 지원을 받은 적이 없다.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 일해온 이들에게 지자체는 올해서야 처음으로 예산을 지급했다. 하지만 박근호 대장은 이를 거부했다. "예산 지급은 생색내기용일 뿐 지자체가 이후대책이나 사후방안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제대로 된 조사도 없는 (지자체의)형식적인 구색맞추기에 싫증났다”는 그의 말에는 체념의 말투가 묻어났다.

그는 “해수청과 여수시 모두 (눈에 보이는)기념식을 치르는 일에만 치중할 뿐, 해양정화를 위한 실질적인 활동은 전혀 없다”며 “바닷 속 정화활동은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우리가 언제까지나 이렇게 봉사활동만 하고 있을 순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그는 “오늘 불가사리 제거에 투입된 인력은 약 30명 정도로 평소 정화활동에 나서는 구조대의 두 배이다. 하지만 어제 온 비로 바닷속이 흙탕물이 되는 바람에, 시야가 어두워 평소의 3분의 1도 잡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해양구조대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가사리 개체는 오히려 해마다 늘고 있는 상황이다. 생식력이 좋은 불가사리의 번식속도를 따라가려면 이 정도 노력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게 박근호 대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바닷속은 물론, 바다 표면에 둥둥 떠다니는 해양쓰레기는 이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한 봉사대원이 불가사리가 담긴 망을 들어보이고 있다

박근호 대장이 오늘 축제에 학생들을 참여시킨 것도 이러한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지역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서이다. 그는 SNS를 통해 축제를 알리는 것은 물론, 직접 발로 뛰며 주변 사람들에게 불가사리 대축제를 알리고 참여를 독려했다.

자원봉사자들이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한국해양구조단 여수구조대가 산소통을 체크하고 있다

이날 5시간 동안 이들이 수거한 쓰레기만 해도 트럭 두 대 분량이다. 박근호 대장은 처리가 힘들고 어려운 해양쓰레기를 모른 척 내버려두는 여수시의 행태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한국해양구조단 여수구조대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예산지원이 아닌, 충분한 인력투입과 장비지원이다. 이를 위해서는 해양경찰청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그는 “특히 오늘처럼 파도가 치고 시야가 어두워 위험한 상황에서는 충분한 인력과 장비투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장은 세월호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내일이 세월호 4주기를 맞는 날이다. 바다에서 일어난 세월호 사고의 원인이 아직도 규명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대축제에서는 진달래마을 요양원(관장 신미경)이 붕어빵기계를 준비하여 오동도에 모인 시민들에게 무료로 붕어빵을 제공하고, 동여수노인복지관(관장 정금칠) 역시 희망밥차를 운영하여 더욱 풍성한 축제가 이뤄지는 데 도움을 주었다.

놀이마당 '들풀'팀이 축하공연으로 풍물굿을 준비했다.
'신바람 금빛 예술단'이 난타공연을 하고 있다
오동도 방파제 밑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행사 중 자원봉사자들이 수거한 해양쓰레기
자원봉사자들이 불가사리로 세월호 4주년을 추모하는 문구를 새기고 있다
오동도 동백꽃과 불가사리로 완성된 문구
시민들이 완성한 제3회 여수불가사리대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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