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소설 '여수역' 작가 양영제, '르포문학의 특징' 강의

23일 신기동 시민감동연구소 , ‘청년문학일자리 사업’ 두 번째 강의 열려

  • 입력 2018.04.24 02:45
  • 수정 2018.04.24 14:24
  • 기자명 전시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3일 신기동 시민감동연구소에서 소설 ‘여수역’을 집필한 양영제 소설가가 '르포문학의 특징'을 주제로 강의하였다

23일 신기동 시민감동연구소에서 ‘청년문학일자리 사업’ 두 번째 강의가 열렸다.

이번 강의는 소설 ‘여수역’을 집필한 양영제 소설가가 르포문학의 특징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였다.

먼저 양영제 소설가는 강의에 앞서 독자들에게 생소한 르포문학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문학은 당대의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다’는 톨스토이의 말을 인용하면서 “르포문학은 지나간 것을 기록하지만 그 목적은 오직 ‘지금’을 이야기하기 위함이다”라며 수강생이 글을 통해 단순히 시대를 비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치밀한 현실감을 가지고 적어내려갈 것을 주문했다.

이어 그는 소설 ‘여수역’의 집필과정을 설명했다.

양영제 소설가는 여순사건에 관한 소설을 쓰기로 마음 먹고 나서 틈나는대로 도서관을 오가며 관련 자료들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그는 여순사건의 진실을 깨달았다.
"그제서야 나는 여순사건이 반란이 아님을 깨닫고 ‘그동안 내가 속아왔다’는 생각에 화가 나서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고 양영제 소설가는 말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책이 소설 '여수역'이다.

그는 만성리 굴을 찾아가 직접 만져보며 당시 조선인들의 모습을 상상하고 14연대가 주둔했던 곳과 수상비행장이 있던 장소를 직접 목격하며 천천히 소설을 구상했다. 그럼에도 여순항쟁을 생생히 묘사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았다. 때마침 한창진의 팟캐스트를 알게 되면서 그의 집필에 가속도가 붙었다.

또한 그는 여수문화원에 방언사전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문화원을 찾아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전을 일일이 한장씩 사진으로 찍어 복사하고, 그것만으로도 부족해서 직접 여순사건 경험자를 찾아 돌아다녔다. 수소문 끝에 그는 신덕마을에 거주하는 한 노인을 알게 됐다. 양영제 소설가는 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마을에 머물며 사람들과 낯을 익혔다. '그렇게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당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양영제 소설가는 말했다 . 점점 마을 사람들 역시 그에게 마음을 열었고 나중에는 흔쾌히 녹음과 사진까지 허락했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그는 기억이 왜곡될 것을 대비해 두세 사람을 인터뷰하고 거기서 겹치는 부분을 취해서 글로 옮기는 신중함을 잊지 않았다. 

인터뷰를 하지 않는 시간에는  한쪽에 여수말어원사전을 끼고 다른 한쪽으로는 팟캐스트를 들으며 여수방언을 익혔다. 취재 이후 초고를 완성하기까지 다시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양영제 작가는 “소설 여수역을 써내려가면서 조사한 자료만으로는 소설 작성에 한계가 있었다”며 “그 한계를 상상력으로 극복했다”고 말했다.

강의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르포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이 오갔다. 참여자들은 무엇보다도 르포에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 궁금해했다. 작가는 “기억은 왜곡되기 마련이라며 끊임없이 사실확인의 과정을 거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여러 사람들을 취재하며 그들의 이야기에서 일치되는 부분을 취사선택하는 방식으로 소설을 써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수강생들도 소설 ‘여수역’에 나타난, 당시 시대적 상황을 묘사한 표현에 크게 공감했다.

1970년대에 태어난 여미순 씨는 경도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는 “초등학교에 다닐 적 딱 한번 진남제에 간 것 말고는 시내에 나와본 적이 없는” 토종 여수사람이었다. 여 씨는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에야 시내 곳곳을 돌아다녔다. 여순항쟁을 알게된 것도 그때였다. 여 씨는 “소설 여수역은 일반적 사실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반영한 글보다 더 깊이있게 다가왔다. 예상보다 더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강의 참여자 남현정 씨는 충청도에서 살다가 3년 전 여수로 내려왔다. 남 씨는 “2012년 개최된 엑스포 이전 여수의 옛모습이 궁금해서 강의를 듣게 됐다”면서 강의를 신청하게 된 동기를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구술사료를 수집하고 이에 접근하는 방법에 궁금증을 큰 관심을 보였다. 남 씨는 “6월까지 총 15강을 빠짐없이 들을 예정이다”며 열정을 보였다.

양영제 소설가는 “르포문학은 지나간 것을 기록하지만 궁극적 목적은 오직 ‘지금’을 이야기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