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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어깨 안에 있다

퇴행으로 인한 어깨 내부 점액낭염

  • 입력 2018.05.01 12:00
  • 수정 2018.05.10 11:19
  • 기자명 백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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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하게 돌출된 견봉 아래뼈에 어깨힘줄이 닿아 어깨힘줄의 염증, 마모, 파열 등이 진행된다

충돌증후군은 어깨통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이다. 팔을 올릴 때 견갑골의 일부인 견봉과 위팔뼈의 대결절 사이가 좁아져서 충돌을 일으켜 발생한다.

견봉은 어깨뼈 끝 부분의 갈고리 모양 뼈로 타고난 모양과 오랜 습관의 영향으로 아래로 돌출되는 경우도 있다.

어깨힘줄은 어깨뼈(견갑골)에서 시작해 위팔뼈(상완골)의 머리 부분(상완골두) 돌출부위(대결절, 힘줄의 부착 부위)에 붙는데, 극상근은 팔을 벌려 들어올리는 기능을 한다. 극하근과 소원근은 팔을 바깥쪽으로 돌리는 기능을 하며, 견갑근은 팔을 안쪽으로 돌리는 기능을 한다.

어깨힘줄은 이렇게 각자 팔을 움직이는 역할을 하면서, 어깨관절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킨다.

또한 어깨 속을 들여다 보면 견봉과 어깨힘줄 사이에 얇은 점액낭이라는 구조물이 있는데 이 점액낭은 평소 어깨관절이 움직일 때 견봉과 어깨힘줄 사이의 마찰을 최소화하여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준다.

하지만 점액낭도 지속적인 충돌을 받으면 염증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한다. 견봉과 대결절

사이에 위치한 어깨힘줄이 마모되면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서 파열까지 이르게 된다.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듯이, 견봉과 대결절 사이에서 짓눌린 어깨힘줄이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부딪쳐서 생기는 병이 아니다, 원인은 어깨 안에 있다

퇴행성 손상을 보이는 어깨 속: 돌출된 골극으로 인해 어깨힘줄이 닳아 손상돼 있다

‘충돌증후군’이란 이름만 듣고 환자들은 흔히 ‘밖에서 부딪혀서(충돌해서) 생기는 질환’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충돌증후군(impingement syndrome)은 영어를 그대로 해석해서 붙인 병명이다. 다만 이 충돌은 어깨 내부에서 생기는 것들이다.

팔을 올리면 어깨뼈의 일부인 견봉과 위팔뼈의 머리 부분인 상완골의 돌출 부위 사이가 좁아지게 된다. 일반인도 견봉과 힘줄 사이 간격은 불과 1~2mm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퇴행이 진행되면 뼈가 돌출되거나, 힘줄에 염증이 생겨 두꺼워져 그 간격이 점차 좁아진다.

팔을 아래로 늘어트리면 중력 때문에 어느 정도 간격이 유지되다가도, 팔을 들어올리거나 돌릴 때는 틈새가 더욱 좁아지며 충돌이 발생한다. 좁아진 틈으로 통과하는 힘줄이 뼈에 닿으면 툭툭 소리가 나기도 하고 ‘어딘가 닿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어깨는 견봉 아래에서 위팔뼈의 관절 부분(상완골두)이 돌아가는 구조이다. 견봉과 어깨힘줄 사이에는 ‘점액낭’이라는 얇고 부드러운 주머니가 있다. 점액낭은 평소 어깨관절이 움직일 때, 견봉과 어깨힘줄 사이의 마찰을 최소화해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는 기능을 한다. 즉 점액낭은 뼈와 힘줄 사이의 쿠션주머니라고 생각하면 쉽다.

퇴행성 손상을 보이는 어깨 속: 돌출된 골극으로 인해 어깨힘줄이 닳아 손상돼 있다

그런데 어깨 내부에서 충돌이 일어나면 이 점액낭에도 염증이 생긴다. 사람들도 자꾸 부딪히면 싸움이 나듯이, 어깨 내부 견봉의 돌출된 뼈와 힘줄도 자꾸 닿으면 점액낭에 염증이 일어고 이는 통증으로 이어진다.

점액낭까지 염증이 생기는 점액낭염으로 발전하면 오십견이 아닌데도 오십견처럼 팔을 잘 움직이지 못하고 불편한 느낌을 받게 된다.

 

교통사고와 힘줄 파열

가끔 교통사고 이후 어깨통증이 심해졌다며 “교통사고로 인해 힘줄이 상한 것 같다.”는

자가진단을 내리고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을 만나게 된다. 충돌증후군이라는 이름만 듣고 “교통사고 후 충돌증후군이 생긴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환자들도 더러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외상이나 가벼운 교통사고로 힘줄이 손상되는 일은 많지 않다. 건강한 사람의 힘줄은 두께가 1cm 안팎으로 질긴 고무줄과 같다. 의사들 사이에서는 “지붕에서 거꾸로 떨어져도 튼튼한 힘줄은 잘 안 떨어진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이다.

차 안에 타고 있는데 밖에서 차가 충돌했다는 이유로 힘줄이 끊어지는 일은 매우 드물며, 건강한 힘줄이 감나무에서 익은 감 떨어지듯이 똑 떨어지는 일은 없다. 다만, 원래 약해져 있던 힘줄이라면 큰 사고로 인해 일부 찢어질 수는 있다.

그럼 왜 교통사고나 외상 후 힘줄이 끊어졌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일까? 충돌 이후 통증이 심해지는 것은 기존의 내재된 원인에 외부 충돌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기존의 어깨통증이 사고로 더 심해지고 오래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세심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야 한다. ‘부딪혀서 그러니 좀 지나면 나을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하다가는 잠자고 있던 어깨 속의 이상을 발견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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