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A-WEB 통한 ODA 지원 '법적 근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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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 A-WEB 통한 ODA 지원 '법적 근거' 논란
  • 정병진
  • 승인 2018.05.0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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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사업비 특정 업체에 몰아준 혐의로 A-WEB 사무총장 검찰 수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가 A-WEB(세계선거기관협의회)에 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매년 KOICA(한국국제협력단)를 통해 수십억 원대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을 진행해 논란이 예상된다.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A-WEB 지원법)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A-WEB의 활동과 운영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만 표기되어 있을 뿐 ODA 사업 지원 근거는 명확치 않다.
 

박남춘 의원안 검토 보고서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지원법 일부 개정안 검토 보고서 3쪽
▲ 박남춘 의원안 검토 보고서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지원법 일부 개정안 검토 보고서 3쪽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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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EB은 "세계 각국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실현 및 민주주의 정착과 발전에 기여"하고자  2013년 중앙선관위 주도로 창설된 비정부 국제기구로, 현재 102개국 106개 선거기관이 회원으로 가입하였으며 사무소는 인천 송도에 위치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2014년 1월 제정된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이 기관에 수십억의 운영비를 지원해왔다. 하지만 A-WEB이 출범한 지 수년이 지나도록 운영비의 전액을 한국이 부담하고 있어 국정감사 때마다 회원국의 재정 분담을 늘여 운영을 개선하라는 지적이 계속되었다. 

A-WEB 홈페이지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홈페이지 갈무리
▲ A-WEB 홈페이지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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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행정안전위원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A-WEB의 집행이사국 중에서 1만 달러 이상 연회비를 낸 집행이사국이 4개 기관이고 나머지 16개 기관은 재정 부담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장 의원은 "더욱이 A-WEB 운영비를 전액 부담하는 한국은 집행이사국도 아니고 단지 사무총장이 집행이사로 참여하는 나라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A-WEB에 2018년 ODA 사업 자금을 84억 원을 배정하였지만, 2015년부터 매년 특정 업체가 수십 억대의 그 모든 ODA 사업을 수주한다며 '특정업체 유착 의혹'을 제기하였다. 장 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중앙선관위의 내부 감사 결과 사실로 밝혀졌다. 

이후 중앙선관위는 자체 감사를 벌여 A-WEB 사무총장을 '입찰방해, 업무상 배임 및 보조금 관리법 위반' 혐의가 있음을 확인하고, 지난 3월 그를 검찰에 수사의뢰하였다. 현재 이 사건을 맡은 인천지검은 중앙선관위와 A-WEB 관계자들을 수사하는 중이다.

A-WEB 지원법 수정안 박남춘 의원 등이 발의한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지원법 수정안
▲ A-WEB 지원법 수정안 박남춘 의원 등이 발의한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지원법 수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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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수사중 중앙선관위가 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A-WEB에 수십억 원을 지원해왔음이 확인되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현행 'A-WEB 지원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협의회의 활동과 운영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제7조)는 지원 관련 조항만 있다. 

아프리카나 중남미 저개발국가들의 선거장비 지원 같은 ODA 사업 지원의 법률적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때문에 박남춘 의원 등 12명의 의원은 "협의회와의 협력 및 지원 범위를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하여 협의회의 '국제개발협력기본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선거분야 국제개발협력 사업 수행을 법률에 반영하고자" 세계선거기관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수정안을 2016년 11월 발의해 둔 상태다. 

이 수정안에 따르면 A-WEB의 업무에 '선거 분야 국제개발협력 사업'이 추가 됐고, 지원 조항(제7조)에도 A-WEB의 "국제개발협력사업 및 그 밖의 활동과 운영"을 지원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 수정안은 아직 '위원회 심사' 단계에 있다. 

중앙선관위 ODA 예산 세부 편성내역 2017년도 중앙선관위 ODA 예산 세부 편성내역
▲ 중앙선관위 ODA 예산 세부 편성내역 2017년도 중앙선관위 ODA 예산 세부 편성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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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도 중앙선관위는 뚜렷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은 채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A-WEB에 매년 수십억 원대 ODA 사업을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 전망이다. A-WEB 사무총장(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특정 업체가 이 사업을 수주하도록 내부 정보를 제공하는 등 업무상 배임 및 보조금관리법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A-WEB은 한국 중앙선관위가 창설을 주도하고 이 기관의 운영비와 사업비를 전액 지원하며 8명의 인력을 파견하고 있어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다. A-WEB 관계자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A-WEB의 ODA 사업 수행에 대한 법적 근거 미비가 드러나면서 중앙선관위는 그동안 A-WEB에 대한 관리 감독 소홀 및 방만한 ODA 사업 지원을 해왔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앙선관위가 법적 근거가 미비함에도 매년 A-WEB을 통해 ODA 사업을 진행하였다는 지적에 대해 "선관위가 국제개발협력법에 따라 ODA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A-WEB을 통해 사업을 추진한 이유는 이곳이 세계선거기관과 네트워크 구성이 잘 돼 있고 선거 전문 기술과 인력이 있다고 판단해 보조사업자로 A-WEB을 선정하고 법률에 따라 보조금을 주고 ODA 사업을 추진한 것"이라 해명했다.

선관위의 ODA 사업 과정에서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A-WEB 사무총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사실과 관련해서는 "중앙선관위는 그런 사실을 내부 감사를 하기 전까지 정확히 알진 못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는 관리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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