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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서 아름다운 노래, 한국 가곡의 거장 한명희, 여수를 찾다

17일 해안통 갤러리 저녁 7시, 이혜란 & 한명희의 토크쇼

  • 입력 2018.05.16 13:53
  • 수정 2018.05.16 14:41
  • 기자명 곽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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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저녁 7시, 한명희 작사가가 해안통갤러리(관장 이혜란)를 찾는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바람 긴세월로 이름모를

이름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타고 흐르는 밤

홀로선 적막감에 울어지친

울어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파

서러움 알알이 돌이되어 쌓였네

                                              - 비목 (한명희 작사, 장일남 작곡)

 

우리 가곡의 등대지기라 불리는 전 국립국악원장 한명희(80, ‘비목’ 작사가)씨가 내일(17일) 저녁 7시 해안통갤러리(관장 이혜란)를 찾는다.

한 작사가는 지난 10일 후학과 지인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저서 ‘한국음악,한국인의 마음’과 ‘하늘의 음악이란 무엇인가’가 출판 기념회를 팔순연을 겸해 열기도 했다

한국 근대문학사를 쓴 재일 동포 학자에게서 “6.25 전쟁을 묘사하고 나타낸 글 중에 한국가곡 <비목> 만큼 함축된 표현은 없다”는 평을 얻기도 했던 ‘비목’의 탄생 배경은 이렇다.

1950년 6.25전쟁 발발, 전쟁이 치열했던 강원도 화천!

한명희는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ROTC 2기로 1964년 중동부 전선의 백암산 비무장지대에 배속된 육군 소위 한명희는 잡초 우거진 비무장지대를 순찰하던 중 양지바른 산모퉁이에서 이끼가 끼인 채 허물어져 있는 돌무덤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어느 이름 모를 무명용사의 무덤인 듯한 그 옆에는 녹슨 철모가 뒹굴고 있었고 돌무덤 머리에 꽂힌 썩은 십자모양 나무기둥 묘비(墓碑), 그리고 고즈넉이 피어있는 산목련, 한 소위는 그 병사의 나이가 자신과 비슷한 것을 생각하고 차마 그 돌무덤 앞을 떠날 수 없었다.

그 후 4년 뒤 1960년, 한 씨는 1960년대 동양방송국(TBC) PD로 일하며 한국가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작곡가 장일남(1932- 2006 타계)의 권유로 군 시절 산모롱에서 본 이름 없는 용사의 돌무덤가에 꽂힌 비목을 떠올리며 ‘비목’의 노랫말을 지었다.

이렇게 해서 비목은 탄생되고 널리 불려졌다.

국내 최초의 가곡 콘서트 ‘우리가곡의 밤’도 그의 작품이다. 현재 남양주 이미시 문화서원 좌장으로 문화행사는 물론, 6·25동란 때 산화한 영웅들을 위무하는 진혼예술제를 23년간 이어오고 있다.

'이미시'의 음절 초성마다 각각의 뜻이 있다. o은 하늘(天), ㅁ은 땅(地), ㅅ은 사람(人)을 뜻한다.

그것은 또한 영원의 불, 호국의 불, 평화의 불을 상징하면서 삼족(三足), 삼재(三才), 삼위일체(三位一體)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이미시문화원이 추구하는 좌표가 전통적인 선비정신의 선양과 풍류문화의 중흥에 있다는 취지도 포함한다.

그와의 진지한 삶과 생명, 평화, 통일, 자연과 인간의 공감에 대한 담백한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면 17일 해안통 갤러리를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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