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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1등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덕(德)이란 썬크림을 바르지 않은 너의 맨얼굴이란다.

  • 입력 2018.05.23 14:22
  • 수정 2018.05.23 14:23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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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점심시간이다. 요즘 여학생들은 얼굴 꾸미기를 무척 좋아한다. 3교시가 끝날 무렵부터 썬크림을 꺼내어 얼굴에 바른다. 맨얼굴이 싫어서가 아니라 감수성이 예민한 이팔청춘이기 때문 일게다.

 

<나는 감수성이 예민한 청춘이다.>

우린 그 무엇으로도 내면을 감출 수 없다. 겉만 담백하고 순결하다고 해서 마음까지 깨끗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툭툭 그냥 있는 대로 보여주는 얼굴과 통통 그냥 있는 그대로 그려지는 마음을 찾아야 한다.

‘툭툭과 통통’의 수식어는 “곧바로”라는 단어로 바꿀 수 있다. 곡선이 아니라 직선 일게다. 가만히‘툭툭과 통통’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다보니 덕(德)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공자는 말한다.“교묘하게 말을 하고 얼굴을 꾸미는 것은 어짊이 적다.(巧言令色 鮮矣仁),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德不孤 必有隣)” 덕을 가진 사람에게는 사람의 향기가 있다. 그 향기는 다른 사람을 감화시키며 감동을 준다. 또한 매사에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삶을 산다.

장자는 말한다. 애태타라는 사람이야기이다. 그는 얼굴이 몹시 못생겼다. 그런 그에게“그와 함께 지낸 사내들은 그를 따르며 떠나지 않았고, 그를 한 번이라도 본 여자들은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느니 차라리 그분의 첩이 되겠습니다.”왜 애태타은 추남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매력이 있었을까? 바로 매력 덩어리인 덕(德)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문득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학창시절, 그 많던 1등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그 1등이 아직도 사회에서 1등을 하고 있을까? 더불어 그 1등은 무엇을 의미한 것일까? 과연 이 세상의 리더들은 학창시절에 다 1등한 사람들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이어졌다.

< 본바탕으로 세상과 호흡한다는 것, 이게 바로 덕이다.>

 

리더 중에는 1등도 분명 있을 것이다. 확언할 수는 없지만 그 1등을 했던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 리더자 중에는 사람을 움직이는 무엇이 있다. 그 핵심이 바로 덕이라는 것이다.

  여양고등학교 인문사회부장  교사 김광호

그 덕은 채색하지 않은 사람의 본바탕이요 꿈틀거리는 힘이다. 그것은 평범한 사람이 근접할 수 없는 위엄이요 권위이며 카리스마이다. 그 덕은 까만 편견과 오직 하나 뿐인 이념을 싫어한다. 그 덕은 오직 두터운 감정과 새로운 생각 그리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하얀 마음까지 겸하고 있다.

“잘 꾸며진 말이 덕을 어지렵힌다.(巧言亂德)”라고 말한 공자의 말을 마음을 새기며“화장, 맨얼굴, 1등”에 대한 상상을 매듭짓고자 한다. 그리고 학창시절 그 많던 1등과 덕은 필연적인 관련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

제자들아! 덕(德)이란 너희가 매일 먹는 밥처럼 하얀색이란다. 제자들아! 덕(德)이란 썬크림을 바르지 않은 너의 뽀얀 얼굴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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