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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10년 후 내 모습

  • 입력 2018.06.12 12:30
  • 수정 2018.06.14 22:02
  • 기자명 백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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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백병원 내부

2015년 보건복지부는 ‘폐암 하나 주세요’, '뇌졸증 두 갑 주세요' 하는 섬뜩한 금연 광고를 제작했다. 

광고 속 주인공이 담배를 구입하는 순간, 병에 걸려 고통받는 미래의 주인공이 유리관 속에서 절규하는 내용이다.

진료실에서 10년 넘게 만나온 분 중 어떤 분들은 이미 돌아가신 분들도 있고 또 몇 년 만에 뵙게 되는 분들도 있다. 그분들 중 대부분은 눈빛과 표정에서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이 확연히 표가 난다.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20~50대 남녀 천 명에게 자신의 예상평균수명을 물어본 결과, 여자는 85세, 남자는 80세까지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으며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나이로는 여자는 75세, 남자는 70세라고 대답했다 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적어도 인생의 마지막 10년은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살다 갈 거라는 얘기다. 흔히들 오래 사는게 축복만은 아닌 이유로 질병에 대한 두려움, 누구도 나를 찾지 않아 겪는 외로움을 든다.

얼마전 “어깨가 심하게 아프진 않지만 자꾸 불쾌한 느낌이 들어 병원을 찾았다”는 80대 노인을 만났다. 나이에 비해 건강해보이고 눈빛도 자신감에 차있어 평소 건강관리 비법을 물었다.

택시운전사인 그는 놀랍게도 하루 6시간씩 운전을 하면서도 정해진 시간에 산보를 하며 과식을 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또 몸에 조금만 이상이 느껴져도 바로 병원에서 검진을 받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다. 이미 세상을 뜬 친구도 있고 또 병원에 누워있는 친구도 있다며, 건강함을 자랑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보면서 ‘10년 후 내 모습’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현재 생활이 결정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수학공식처럼 10년 후 내 모습은 '음식×운동× 긍정적인 생각'으로 결정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도 제로가 되어서는 안된다.

적어도 현재 내 입에 넣는 음식이 몸에 해가 되지 않을지 점검해야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고, 두 다리의 허벅지 근육은 두 명의 의사와 같다고 할 만큼 몸에 쌓인 칼로리를 태워 없애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따로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사무실에서 의자를 빼고 ‘일하는 시간’을 ‘운동하는 시간’으로 바꿔보자. 오랫동안 몸이 불편한 환자들을 보면서, 긍정적인 표정과 생각을 하는 분들이 치료 결과도 더 좋았다는 것을 느꼈다.

간절히 원하는 게 있어야 건강 회복도 빠르다. 허벅지 근육선이 또렷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도 좋고 아이돌 스타의 복근도 좋다. 닮고 싶은 모델을 가져보자. ‘10년 후 내 모습’을 위해서 늙어 가더라도 낡아 가지는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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