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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당선자에게 올리는 글

사람이 우선이요 능력은 그 다음이다.

  • 입력 2018.06.14 22:07
  • 수정 2018.06.14 22:08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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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자윤

 

태양은 왜 존재할까? 비추어 줄 대상이 있기 때문이다. 태양에게 비추어 줄 대상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공직자가 왜 필요할까? 봉사하고 헌신할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 공직자에게 감싸줄 시민이 없다면 존재가 가치의 없다.

어둠이 빛을 향하는 시간에 겸손한 마음으로 삼가 당선자에게 글을 올린다.

당선자는 모든 시민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 당리당략에 움직이는 소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논어 위정편에서 공자는 “군자는 두루 사랑하고 편파적이지 않으며 소인은 편파적이고 두루 사랑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子曰(자왈) 君子(군자)는 周而不比(주이불비)하고 小人(소인)은 比而不周(비이불주)니라.)

지금까지 많은 공직자는 혈연, 학연, 지연에 얽매여 정책을 펼쳤다. 봉사와 헌신의 마음은 시나브로 사라져버렸다.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도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용기를 보여주었을 때 꼭 존경과 위대함이라는 단어로 보답할 것이다.

그래서 공자는 군자는 리더이기에 다른 사람을 자기처럼 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모든 사람과 거리낌 없이 어울릴 수 있고, 소수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서 자기들만의 무리를 이루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명 공직자는 하나의 그릇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公職者는 不器이다). 그릇처럼 한 가지 쓰임으로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공직자란 큰마음을 지녔기에 너랑 나랑을 포용하는 통큰 그릇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명심할 것이 있다. 정직하고 성실한 인재를 등용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주위에는 학연 때문에 올바르지 않은 인사(人事)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나와 너는 하나인데 우리를 둘로 쪼개는 공직자를 많이 보았다. 함께 지혜를 모아 화합해도 부족할 것인데 서로에게 이간질을 조장(助長)하는 사례를 주위에서 목도했다.

  ⓒ  김자윤

노나라 애공이 공자에게 “백성들이 어떻게 다스려야 복종하겠는냐”라고 묻는다. 공자는 “정직한 인물을 등용하고 마음이 굽은 소인배를 멀리하면 백성들이 복종한다”라고 단순하게 말한다.

또한 “마음이 굽은 무리들을 등용하고 정직한 사람을 버리면 백성은 따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哀公(애공) 問曰(문왈) 何爲則民服(하위즉민복)이니잇고 孔子對曰(공자대왈) 擧直錯諸枉則民服(거직조제왕즉민복)하고 擧枉錯諸直則民不服(거왕조제직즉민불복)이니이다.)

답은 간단하다. 바른 사람을 등용하는 것이다.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을 등용하는 것이다. 이것을 모르는 공직자가 어디 있겠는가? 동안의 관례를 깨어야한다. 만용이 아닌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맹자는 공직자에게 넓은 그러한 큰 기운이 있어야한다고 역설했다.(浩然之氣(호연지기))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다. 공직자부터 말보다는 먼저 행동을 실천하길 간절히 바란다. 이른바 솔선수범이다. 그랬을 때 권위주의가 아닌 권위가 생기며 많은 사람은 스스로 존경하고 따르게 된다.

공자는 ‘군자는 먼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실천하고 그 뒤에 말을 해야한다’라고 말한다. 말을 앞세우지 말고 먼저 실천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우린 군자라 부른다. 그 군자는 현대판 지혜자이며 훌륭한 공직자를 명명하는 것이다. (子曰(자왈) 先行其言(선행기언) 以後從之(이후종지)니라.)

공직자가 이웃을 사랑하는 행위는 멀리 있지 않다. 진리는 아주 가까이에 있다. 다만 알고 있지만 여타의 이유로 행하지 못할 뿐이다. 감히 질문한다. 공직자여! 그대 미움 받을 용기가 있는가? 공직자여! 그대 담대한 큰마음을 지녔는가? 그렇다면 지금 행하라. 그대부터 행하라.

 

추신 : 當政하여는 不讓於政人하라. (정치를 행함에 있어 타인(정치인)에게 양보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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