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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커 버스커도 놀랄 여수의 숨겨진 해수욕장

[여수여행 2]모래에 사금이 있는 모사금해수욕장....드라마 촬영지로 인기

  • 입력 2018.06.30 12:44
  • 수정 2018.06.30 21:32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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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중략)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모래에 사금이 있다는 데서 유래된 여수시 오천동 모사금해수욕장 가는 길 ⓒ심명남

음원수익 14억 원 이상(2015년 기준)에 스트리밍 수익까지 엄청난 부를 안긴 장범준의 '여수밤바다' 노래의 일부다.

이 노래에 매료되어 전국에서 매년 관광객 1000만 명 이상이 여수밤바다 러시 행렬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물론 여수시가 집계한 한해 관광객 1300만이 과장됐다고 쳐서 뒷자리 300만명을 털더라도 천만명이다. 이는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 탓도 크지만 노래 한 곡이 가진 힘이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장범준 작사, 여수밤바다가 탄생한 그 곳

모사금 해수욕장에 있는 흰색 파라솔이 이국적인 정취를 더한다 ⓒ심명남
모사금해수욕장의 풍경 ⓒ심명남

'여수 밤바다' 노래는 장범준이 스무살 여름 무렵 아르바이트를 위해 여수를 찾았다가 일과를 끝낸 뒤 좋아하는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걷고 싶다고 말했던 추억이 고스란히 가사에 담겨 탄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무대가 바로 검은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만성리해수욕장이다. 낭만이 가득 담긴 여수밤바다가 어쩌면 한 지방도시를 살리는 위대한 히트곡이 된 셈이다. 여수시민과 전국의 여행객들이 장범준에 열광하는 이유다. 

장마철이 한창인 요즘, 눈에 보이지 않게 가장 바쁜 손길이 있다. 여름 장사를 앞둔 전국의 해수욕장이 그곳이다. 바야흐로 곧 장마철이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올 여름철 피서객 맞을 채비에 한창이다.

뱀과 개구리의 형상을 빼닮은 모사금해수욕장이 있는 오천동 마을 모습 ⓒ심명남
모사금해수욕장 가는길 ⓒ심명남

여수여행의 첫 번째 아이콘은 뭐니뭐니 해도 '낭만'이다. 올 여름 버스커버스커의 로맨스가 담긴 만성리 해변을 찾는다면 약간의 복잡함은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좀 더 고즈넉함과 조용한 곳을 원하면 오천동 모사금해수욕장이 딱이다.

이곳은 여수 만성리 해수욕장에서 2km 정도 떨어져 있다. 금빛처럼 고운 모래밭을 간직해 주로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이 찾고 있다.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 마을 인심도 넉넉한 편이다.

모사금은 모래에 사금이 있다는 유래에서 비롯됐다. 정말 모래에 금이 있을까? 이곳 주민 김일권씨는 "10년 전 바로 여기 250년된 팽나무 옆에서 포크레인 작업 중 동굴이 발견됐다"면서 "하도 신기해서 마을 산주인인 어르신께 물어보니 이곳이 왜정 때 일본사람들이 금이 나와서 팠던 곳이라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특히 250년 된 팽나무는 나무가 바위에 뿌리를 내려 해수욕장 너머로 비스듬히 뉘어있는 모습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검은 모래 만성리에 가린 황금 해수욕장 '모사금'

모래에 사금이 나온다는 것에서 유래된 모사금해수욕장의 고운 모래 ⓒ심명남
모사금해수욕장 방파제에서 바라본 개구리 바위 모습 ⓒ심명남

모사금해수욕장은 길이가 약 200m에 폭 40m 크기다. 작고 아담하지만 경사가 완만하고 고운 모래로 유명하다. 마을 주변에 해양경찰교육원이 자리하고 있어 그 어느 곳보다 해양사고예방에 만전을 기하는 안전지대 일번지에 속한다.

마을은 높은 곳에 올라가서 보면 마치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는 형상을 하고 있다. 유재석이 출연한 <패밀리가 떴다> 와 tvN <호구의 사랑> 촬영지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지난 29일 오천동 모사금해수욕장을 찾았다. 모래사장에 하얀 파라솔 42개가 펼쳐져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다. 주차장 시설은 차량 100여대를 댈 수 있는 크기지만 약간 좁은 편에 속한다. 샤워장 시설도 잘 갖췄다. 검은 모래로 유명한 만성리해수욕장과 가깝지만 모사금은 여수시민 45% 정도는 아직도 잘 모른다고 이곳 주민들은 말한다. 그 이유는 마을에 차가 들어 온지 20여 년 밖에 안 되어 교통이 상당히 불편했고, 상대적으로 만성리해수욕장의 유명세에 밀렸기 때문이란다. 특히 자갈이 많은 만성리에 비하면 자연적으로 모래가 형성되어 해수욕장으로서 완벽한 조건을 갖췄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곳이 작년에 철새 수억 마리가 찾아와 모사금을 가득 덮을 정도로 청정함을 자랑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이곳 주민들은 당시 상황에 대해 "새들이 새까맣게 바다를 뒤덮은 건 평생 처음 봤다"면서 "철새가 찾아드는 곳은 그만큼 환경이 깨끗하다는 반증"이라고 들려줬다.


철새 수억마리 찾아든 모사금....달빛 소나타 안 부럽다

포구나무집 김일권(64세)씨는 모사금해수욕장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한다 ⓒ심명남
모사금해수욕장 방파제에서 한가롭게 낚시를 즐기는 모습 ⓒ심명남

오천동은 예전에 고기가 많이 잡혔다. 이곳에서 포구나무집을 운영하는 김일권(64세)씨는 "아버지 세대에는 이곳 동네 앞바다에서 조그마한 배들이 그물이 밀려터질 정도로 오징어를 잡았지만 지금은 동지나해나 중국 양자강 코앞까지 고기를 잡으러 나간다"면서 "현재 중국이 서해앞바다까지 고기를 잡으러 오는 정반대 상황이 되었다"라고 토로했다.

"모사금의 자랑요? 서울이나 객지에서 며칠만 살다 오면 바다가 훤해 가슴이 확 트입니다. 밤에 달빛이 바다에 어른거리면 달빛소나타 절대 안 부러운 곳이죠. 이곳에서 일평생을 살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 모사금해수욕장입니다."

500여호가 모여 사는 이곳 주민들은 예전엔 고대구리 어업에 종사했으나 정부의 부정어업 단속으로 그 많던 배들이 거의 사라졌다. 지금은 인근 공단에서 생업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둘레길 공사가 한창인데, 가장 좋은 뷰포인트를 자랑하는 해수욕장 끝 절벽너머로 출렁다리가 놓이고 있다. 출렁다리를 지나 바다맞은편 오천동 1번지인 싸릿머리까지 둘레길이 완공되면 이곳이 여수의 또 다른 명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래서 감히 추천한다. 올여름엔 뱀과 개구리 형상을 닮은 모사금에서 여수밤바다의 멋진 낭만을 즐겨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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