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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삼킨 무소속 권오봉의 '승리 비결'

[인터뷰] "민주당 입당 반드시 약속 지킬 것....구호보다 시민중심 시정 펼치겠다"

  • 입력 2018.07.01 18:07
  • 수정 2018.07.02 13:05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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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그야말로 파란을 일으킨 이번 6.13지방선거는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라는 말. 이럴 때 써야 제격일 듯싶다. 특히 전통적인 지지층이 결집하던 경상도에서 조차 민주당 후보들이 반전을 일으킨 반면 전라도 여수에서 민주당을 주저앉힌 무소속의 반란은 단연 주목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여수시장 권오봉 당선자다.

득표율 52.19%, 6.5% 이긴 대반전의 비결

취임식을 앞두고 민선7기 권오봉 당선자가 2주간의 인수위원회 업무를 마친 가운데 인터뷰를 진행중인 모습

선거과정에서 권당선자의 행보는 계속적인 주목을 끌었다. 첫 민주당 경선에 5명이 참여했지만 1차 컷오프에서 1명만 탈락시킨 것을 불공정 경선으로 항의하며 그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자 상대후보는 권후보를 경선불복한 배신자로 몰아 붙였다. 그 결과는 여론조사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초반 민주당 후보가 약 19%의 높은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선거가 중반으로 접어들자 박빙으로 이어지더니 선거를 앞둔 최종 여론발표에서는 오히려 권후보가 7% 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역전됐다. 여수의 민심이 급속히 민주당에 등을 돌린 셈이다. 설마했지만 그의 성적표는 52.19%를 득표해 약 6.5%차이로 대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이에 대해 권오봉 당선자는 ”현명한 시민들이 여수의 장래는 정당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시장의 능력과 자질이 여수의 미래를 바꾼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계셨다“면서 ”시. 도의원 대부분이 민주당이 되는 가운데에서도 무소속 시장인 저를 선택한 것은 살아있는 시민들의 진정한 민심이 촛불정신과 일맥상통한다“라고 진단했다.

여수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 행정대학원,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권오봉 여수시장 당선자는 행정고시 출신의 35년 행정전문가다.

무소속 권오봉 당선인은 30일 <여수넷통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임자와 차별성을 묻는 질문에 "전임자가 쓰던 ‘아름다운 여수, 행복한 시민’ 구호를 그대로 쓴다"면서 ”내 공을 앞세운다면 전임자가 한 것을 무조건 지워버리고 고쳐야 하지만 이 또한 낭비“라면서 ”정치적인 행위의 구호보다 진정한 시민중심의 시정을 펼치겠다”라고 다짐했다.

특히 여수의 주인이 누군가? 라고 물으며 “관광객 1300만, 1500만 명의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정책을 쓰며 무조건 오라하는 '철학 없는 관광'이 아닌 시민들이 함께 좋아하고 혜택이 가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펼치겠다”라고 강조했다.

권 당선인은 이어 “출마하면서 약속한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반드시 지키겠다“면서 ”이슈가 되었던 상포지구 문제와 웅천택지 개발문제에 대해 해당 공무원이 잘못한 것은 응분의 조치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잘잘못 따지는 것이 아니고 벌어진 문제에 대해 어떻게 수습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태풍으로 취임식도 연기...”태풍 피해 만전 기하겠다.“

주말인 가운데도 민선7기 시민중심 시장위원회의 업무 손길이 바쁘다

한편 2일 취임식을 앞둔 권오봉 당선자는 30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시장취임식 행사관련 여수시민들께 양해 말씀드린다“면서 ”7월 2일 시민회관에서 예정되어있던 취임식 관련 행사를 7호 태풍 '쁘라삐룬'의 직접피해가 예상되어 부득이 취소하게 되었다. 시민들의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라며 취임식 연기를 통보했다.

아래는 30일 오후 진남경기장에 있는 ‘시민중심 시장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권오봉 여수시장 당선인과 가진 인터뷰다.

민선7기 권오봉 당선자 정책의 핵심은 시민중심이다.

- 무소속 후보인데 민주당을 뒤집고 여수시장으로 당선됐다. 어떻게 보는가

“우리 시민들이 정당보다는 여수의 미래를 생각할 때 어떤 사람이 적임자인지 선택한 것 같다. 여수도 촛불정신이 촛불민심으로 작용했다. 선거 때 정당의 많은 유명정치인이 여수를 방문해 민주당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호소했으나 시민들은 여수의 장래는 정당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시장의 능력, 자질에 달려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계셨다. 시. 도의원 대부분이 민주당이 되는 가운데에서도 시장만큼은 정당보다 인물과 능력을 보고 선택한 거다. 이것이 민심이고 촛불정신과 일맥상통한다.”

- 무소속이다. 정당에 소속되지 않아 정부예산을 못 따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복안은 뭔가?

“처음부터 민주당 입당을 약속했기에 시민들이 정당을 차별하지 않았다. 민주당에 입당하겠다. 저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정당이 결정할 문제다. 특히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결정할 때 소속정당일지라도 예산이 다 가지는 못한다. 내가 그곳에서 근무했기에 예산확보에 유리하다는 것을 시민들이 염두에 둔 거라 본다.”

- 낭만포차에 대해 논란이 많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유지해야 하나, 시민들 입장에선 술판을 벌이니 보기가 안 좋다.

“낭만포차는 여수시 관광에 많은 기여를 하고 전국적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시민들이 불편해 하는 방식이 아닌 공원 등 교통 불편이 없는 지역을 찾아야 한다. 여수의 유명 관광 상품이기에 시민 불편 없는 방향으로 대안을 찾겠다. 원도심 상권도 생각해야 할 문제다.”

- 선거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초반에 많이 뒤쳐졌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역전극이 일어났다. 선거운동원들이 진정으로 축제처럼 선거를 치러줘서 고맙다. 선거가 중반으로 접어들자 길거리와 음식점에서 전혀 모르는 분이 무릎을 꿇기도 하셨다. 그 분은 경제전문가인 당신이 꼭 시장이 되어 여수를 구해달라고 간절하게 요청했다. 거기서 시민들이 진짜 바라는 것이 뭔지 절감했다. 엄청난 책임감도 느꼈다.”

- 선거당시 4회에 걸친 ‘정책 라이브 페이스북 생중계’가 큰 호응을 얻었다. 향후 시정운영에도 반영할건가

“선거 당시 시민들에게 정책을 알리기 위해 패널 토의 방식을 진행했지만 여건이 제한적이었다. 시정 운영은 시민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소통방식으로 사랑방 좌담회와 페이스북 중계 등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겠다.”

 

전임시장 평가 “변질되면 안 돼, 4년 동안 초심지킬 것”

권오봉 당선자는 " '철학 없는 관광'이 아닌 시민들이 함께 좋아하고 혜택이 가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 주철현 시장의 퇴임식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주 시장이 당선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지만 벌써 4년이 끝나버렸다. 4년 동안 부지런히 할 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누구나 당선되면 겸손한 생각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지내다보면 변질된다. 4년 동안 초심이 안 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 주 시장이 시정을 잘한 일도 많지만 공무원들을 너무 움켜쥐었다는 반발도 있더라. 공무원들에게 선장으로서 어떤 말을 하고 싶나

“어느 조직이건 사람이 중요하다. 사람에 따라 업무나 성과의 차이가 크다. 2300명 공무원의 능력을 잘 활용해야 한다. 공무원은 시민을 주인으로 섬겨야 하며,  맡은 일만 적당히 해선 안 된다. 공직자는 감시와 불신이 아닌 더 나서서 시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공무원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다.”

- 상포지구 문제와 웅천택지 개발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기소된 공무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상포지구는 검찰조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잘못된 사람은 수사당국이 처벌할 걸로 본다. 핵심은 잘잘못 따지는 것이 아니라 벌어진 문제를 어떻게 수습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토지 소유주에게 땅을 매각했기에 여수시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웅천 또한 아파트가 올라가고 있기에 이제와서 허물 수도 없다. 누구의 책임인지 과정을 짚어 공무원이 잘못한 것은 응분의 조치가 있어야겠지만 입주예정자들의 학교문제 해결도 시급하다.”

민선7기는 주 전시장이 쓰던 쓰던 ‘아름다운 여수, 행복한 시민’ 구호를 그대로 쓴다. 이는 구호보다 시민중심의 시정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시민들은 행정관료 고위직을 지낸 권당선자가 고위직에만 있어 관료화되지 않을까 우려도 있다.

“고위직 했다고 처음부터 고위직이었겠나. 셋방살이 과정부터 아이들 키우면서 어려운 과정을 거치며 여기까지 왔다. 시민들의 어려운 현실을 외면할거라 염려할 것 없다. 촛불이 말하는 것은 민심을 무섭게 알라는 거다. 백성이 하늘이다. 시장자리가 군림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 전임시장과 차별성 있는 정책은 무엇인가

“전임자가 쓰던 ‘아름다운 여수, 행복한 시민’ 구호를 그대로 쓴다. 시장인 내 공을 앞세운다면 전임자가 한 것 무조건 지워버리고 고쳐야 하지만 이 또한 낭비다. 정치적인 행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구호보다 시민중심의 시정을 펼치겠다. 특히 관광객 1300만, 1500만 명에 집착하지 않겠다. 관광객이 많이 오면 경제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시민들은 차 막히고 피곤해 하는데 그런 것 도외시하고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정책 쓰며 무조건 오라하는 건 좋은 게 아니다. 여수의 주인이 누군가? 관광객인가?”

- 향후 어떤 시정을 펼치고 싶나

“여수시에 대한 명확한 비전과 방향감각이 있어야 한다. 산업분야 일자리를 비롯 지금처럼 관광객만 불러들이는 철학 없는 관광이 아닌 시민들이 함께 좋아하고 혜택이 가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목표로 정책을 세우겠다. 관광객  때문에 시민들이 소외되는 관광정책은 없을 것이며 난개발도 하지 않겠다. 시민 중심의 정책을 펼쳐 소통하고 시민사회의 힘을 모으는 시정을 펼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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