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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답이 정답에게 묻는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엉뚱하다.

  • 입력 2018.07.06 15:23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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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다”라는 말이 있다. 생뚱맞다는 의미이다. 많은 사람이 정답이라고 할 때 몇몇 사람은 왜 그게 오답이라고 말할까? 정답과 오답 사이에서 고민하는 그대에게 묻고 싶다. 그대가 정답이라고 확신한 그 답은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사색한다. 고로 나는 엉뚱하다.

장자는 엉뚱하기로는 일등공신이다. ‘잠을 자다가 나비가 되었다’는 호접몽을 이야기하면서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한다.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 그런 그가 말하고자 하는 사색의 정점은 어디일까?

혹 나를 잘 알지 못하겠다는 불안감을 회의(懷疑)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는 나는 누구인지, 왜 태어났는지 그리고 나는 왜 죽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게 아닐까. 결국 그는 삶이 자신에게 던진 그 질문에 답할 수 없어 호접몽을 떠올린 것은 아닐까?

한 몸이지만 다르게 살고파라.

과거 누군가는 태양과 별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말했다. 이른바 천동설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철떡 같이 믿었던 그 진리는 이후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산산조각났다. 우주의 주인은 인간이요, 인간의 주인은 신이라는 성언(聖言)이 문서화되었기에 그 누구도 지동설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은 달랐다.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고 주장했던 코페니르쿠스는 당시에는 그엉뚱한 주장을 발설할 수가 없었다.  기독교 사상이 지배적이던 중세시기, 하나님이 삼라만상을 창조했다고 적힌 성경 내용에 토를 단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과거에는 엉뚱한 생각을 한 자를 마녀사냥으로 몰아가 화형이라는 끔찍한 칼날로 생명을 앗아갔다. 그런 어두운 시대에 코페르니쿠스는 오랜 사색 끝, 우주의 중심은 태양이며 지구가 태양을 돈다고 결론내렸다. 그 시대에는 누구도 믿지 못할 궤변이다.

우여곡절 끝에 그의 주장이 담긴 책,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가 세상에 나오게 된다. 당연히 유럽은 발칵 뒤집힌다. 성직자들은 그 책을 악마의 넋두리라며 불태워버린다.

곧이어 엉뚱 부르노가 말한다. 그 또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받아들여 교회에서 책의 내용을 설교하다가 교회의 노여움을 사, 화형을 당한다. 엉뚱 갈릴레오 갈릴레이 역시 지동설을 주장하다가 종교재판을 받는다. 그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결국 자신의 주장을 거두지만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명언을 남긴다.

나는 불꽃이다. 아직 점화되지 않았을 뿐이다.

문득 엉뚱 K군이 떠오른다. 그는 정말 생뚱맞은 학생이었다. 상식에 맞지 않은 사고와 행동을 하였기 때문이다. 오래 전 그는 시험 답안지에 “답은 책에 있다”라고 써냈다. 이상하다. 책에 답이 있으면 그 답이 정답일까.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던 그는 지금 연구원이 되어 있다.  천덕꾸러기라고 생각했던 그가 고대 판 플라톤이요 장자였던 것이다. 쓸모없는 학생이라고 생각했던 그가 현대판 빌게이츠요, 스티브 잡스였던 것이다.

그대 아직도 ‘정답이 있다’고 꿈꾸는가? 시나브로 4차혁명 시대는 다가오고 있는데 300년 전의 지식의 틀에 묶여 오답만 앵무새처럼 말할 것인가.

이젠 다양한 상황 속에서 엉뚱한 선택권을 찬양하자. 이젠 개인만이 가지고 있는 사고의 영역을 마음 놓고 노래하게 하자.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나는 “엉뚱하다”와 “생뚱맞다”라는 단어를 가슴에서 깨끗이 지우고 싶다.

사족 : 코페르니쿠스 왈 “놀라워라! 오답을 보고도 정답인 것을 모르다니!”

자연이 그대에게 묻노니, 그대 '스스로 그러함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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