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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민주당 여수시의원들은 “압승을 두려워하라”

여수시의회 민선 7기 전반기 원구성 '협치' 안보여

  • 입력 2018.07.07 19:42
  • 수정 2022.11.11 14:05
  • 기자명 엄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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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등골이 서늘하다”고 했다.

     본지 발행인  엄길수

6·13 지방선거는 한국 정치사에서 하나의 이정표다. 이전까지 정치는 진영의 울타리 뒤에 숨은 비상식의 정치가 상식을 이기는 암흑의 시대였다. 

민주당도 이겼고 문재인 정부도 이겼다. 허나 6·13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도, 문재인 정부의 승리만은 결코 아니다. 민주당이나, 문재인 정부의 승리로만 머물 수 없다. ‘국민의 승리’이다. 특정 정당의 승리로만 이번 선거가 매김 될 때 6·13 민심은 반쪽에 머물게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전 직원들에게 생중계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참모들에게 세 가지를 당부했다. 바로 ‘유능· 도덕성· 태도(겸손)’ 였다. 도덕성은 전통적 진보의 가치이며, 유능은 진보·보수 구분 없는 국정의 조건이다. 눈에 띄는 것은 태도다. 앞선 노무현 정부를 옥죄는 한 빌미가 됐던 오만·독선 등 태도의 문제를 환기시킨 것이다.

군주는 배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傳曰 君者舟也 庶人者水也. 水則載舟 水則覆舟) - 『荀子』 「王制篇」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는 물과 같은 ‘민심의 법칙’과 ‘절대 권력은 부패 한다’는 권력의 법칙 사이에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절대 안 된다는 얘기다. 

지난 19대 대선부터 촛불민심은 우리 사회·국가의 혁명적 변화를 명령하고 있다. 이는 옳고 그름으로만 판단하는 새 세대의 출현으로 가능하게 된 현상이다.

촛불민심의 앞길은 꽃길만이 아니다. 선거 결과가 무색할 만큼 쉽지 않은 난제들이 산적하다. ‘검은코끼리’에 의한 비상식은 곳곳에서 반격을 준비하며 꿈틀대고 있다. 여수도 마찬가지다.

‘블랙스완의 시대’에 정치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 것인가. 핵심은 변화다. 새로운 변화의 내용들이 향후 정치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 지역정치는 민주당의 ‘압승’이 오히려 문제를 꼬이게 한다. 자칫 과거 여의도에서의 병폐들이 지역에서 재현될까 두렵다.

개원 전에 여수시의회 의원들이 5일 본회의장에서 의원 선서 연습중이다. ⓒ 곽준호

여수시의회는 첫째로 ‘협치’를 강조하고자 한다. 대결의 정치를 종식시키고 다양성을 가능하게는 ‘연정’도 있는데, 그게 왜 불가능했을까?
여수시의회 원구성에서 ‘ALL 민주당’으로 끝났다. 여수시의회 의장, 부의장, 각 상임위원장, 그리고 간사까지 민주당의원의 독식으로 나타나 심히 걱정이 앞선다.

두 번째는 ‘유연함이다.’ 어떤 정치적 주장도 절대적이지 않음을 인정하고 수정을 전제하는 태도는 해묵은 ‘내로남불’ 프레임을 벗는 길이기도 하다. 벌써 민주당 시의원들 중에는 원 구성 과정에서 ‘다수당이 되었고 이겼으니 무엇이 문제냐?’는 오만함이 보이기 시작했다.

세번째는 ‘시민 속으로’다. 그간 이념의 추상 언어에서 구체적 생활과 현장으로 정치 언어는 더 다가가야 한다.

여수민주당이 이번 광역과 자치단체 의원선거에서 압승했다고 자신들의 정당의 승리로만 자축할 때 그들은 새 시대의 궤도에서 이탈하게 될 것이다. 오만 탓이다. 

이는 비상식의 어둠 속으로 물러나는 일이다. 시작부터 ‘오만하다’는 얘기가 벌써 나오고, 마치 과거 ‘못된 여의도’를 보는 듯 하다고 여수시민들에게 회자된다면 이는 비상등이 켜졌다고 느껴야 한다.

그 신호를 무시하면 엄중한 결과로 나타난다. 정치지도에서 조차 사라지게 될 자유한국당과 같은 운명이 될 지도 모른다.

이번 지방선거는 ‘상식의 승리’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승리를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다. 순천 출신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에서 ‘하룻밤 새 무진을 점령한 안개’가 나온다. 정치평론가의 인용처럼 수구의 악마가 안개처럼 우리를 부지불식간에 점령해버릴지 모른다. 그것은 참여정부의 교훈 아니던가?

여수의 오랜 갈등인 상포특혜의혹사건을 선거가 끝나자마자 검찰이 ‘무혐의’로 자신들의 인사철 우왕좌왕하는 시기에 담 넘기는 관행에서 불길함도 감지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를 지역의 민주당 시의원들에게도 그대로 거듭 전하고 싶다.

먼저 능력과 도덕성을 갖추고, 그리고 겸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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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인 2018-07-09 11:48:09
이번 613지방선거는 공약이나, 인물보다는
대통령 팔아서 당선된분들이 많죠...
능력이나, 실력보다는... 그런분들이 과연 제대로 할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