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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밤바다 낭만경도'로 하모 먹으로 가요

[여수여행 네 번째] 올여름 떠나야할 ‘하모의 섬 경도’... "하모 요리 7~8월이 적기"

  • 입력 2018.07.11 22:31
  • 수정 2018.07.12 12:15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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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도는 배있고 장어 잡을 수 있으면 그게 자랑이지. 그것만 있으면 옛날부터 큰 부자는 없어도 먹고 살만해. 어장 나가면 일 년 먹을 것도 하루저녁에 벌어.”

마을에서 만난 한 어르신께 전남 여수의 작은섬 경도 자랑거리를 물으니 예상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경도가 왜 ‘하모의 섬’인지를 단박에 알 수 있는 답변으로 보인다.

경도에서 퍼진 하모 요리... 왜 유명한가 했더니

경도내 안내 표지판 모습
여수경도 글램핑 파크 앞에서 바라본 갯벌 체험장의 모습

유.무인도를 합쳐 365개의 섬을 간직한 다도해의 고장 여수. 여수의 절반은 섬과 섬으로 둘러싸였다. 또 섬이야기로 채워졌다. 그래서 파워블러거 임현철씨는 자신의 블러거인 <임현철의 알콩달콩 섬이야기>에서 "사는 이야기가 다 각자의 섬이야기"라고 썼다.

바다가 거울같이 맑고 잔잔하다고 하여 거울경(鏡)을 쓴 경도(鏡島)는 주변 경관이 빼어나다. 바다전망이 좋은 골프장, 하모, 전어, 낚시터, 해상돔 펜션, 오토캠핑장, 갯벌체험을 즐길 수 있다.

여수와 경도를 운항하는 경도골프 리조트호의 모습

지난 8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여수여행 네번째] 이야기를 취재하러 경도를 찾았다. 이곳은 한때 500여 호가 살았다. 여수의 마지막 동사무소인 경호동이 존재했다. 섬에 면사무소나 리사무소가 아닌 동사무소가 있었다니 놀랍다. 현재는 월호동으로 편입됐지만 이곳 섬은 늘 활력이 넘쳤다.

도시안의 낭만이 흐르는 섬 경도는 '여수밤바다 낭만 경도'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곳이다. 경도행 나룻배를 타보면 안다. 이곳 가는 선착장은 여수롯데마트 앞에서 배를 타면 딱 10분 거리다. 정기 여객선 두 척이 운영 중이다. 여객선 제2월호는 새벽 5시부터 밤 12시까지 1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또 다른 한척 경도리조트 배는 아침, 점심, 저녁때 30분 간격으로 두 시간씩 운행된다.

경도 내동 마을 모습
경도 외동마을 모습

경도행 여객선 제2월호 선원 A씨는 ”요즘 경도는 하모를 가장 많이 먹으러 온다“면서 ”주말에 500~600명쯤 오고 평일에는 200여명이 온다. 하모를 먹으로 7~8월에 가장 몰린다“라고 말했다. 하모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말이다. 제철음식 하모의 원조가 이곳이듯 '하모의 섬 경도'로 함께 떠나보자.

경도는 외동, 내동, 오복 3개 마을이 있다. 전체 약 260여 가구가 모여 산다. 오복마을은 골프장이 생긴 후 외동으로 이주를 했다. 예부터 하모잡이 원산지다 보니 이섬은 100여척의 하모잡이 배들이 여수에서 최대 선단을 이뤘다. 현재는 1/3로 줄었다. 그 이유는 왜정 때부터 낙지나 장어를 잡는 주낙발이 어장만 배워 대대로 내려왔다. 이곳 사람들은 그물로 잡는 어장은 그물코도 몰랐단다. 특히 부정 어업이 아닌 연승어업(채낚시, 주낙)이 성행해 한때 해수부에서 부정 어업을 하지 않아 표창을 받은 어촌이다.

바다의 뱀, 하모... 몸에 좋은 진짜 이유

당산횟집에서 맛본 제철음식 하모 요리의 모습

하모잡이는 주낙으로 잡는다. 다라처럼 통으로 된 주낙 한 망태 길이는 약 1km정도다. 5톤이 넘는 어선은 약 50망태의 어장을 싣고 다닌다. 미끼는 전어와 전갱이 새끼인 매가리를 쓴다. 하모 조업은 물살이 죽는 조금 무렵 11물에 조업을 나가 5물에 철수한다. 딱 10일만 작업을 하는 셈이다. 옛날에는 군산, 위도까지 작업을 갔는데 지금은 가막만을 비롯해 거문도와 나로도 부근에서 잡는다. 자꾸만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다. 위판고가 적고 찾는 곳이 많다보니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현재 상품은 1kg에 5~6만원에 위판 중이다.

하모잡이 진성호 이범노 선장님이 하모를 들어 보이고 있다

양식이 안 되는 하모의 영양가는 지방질 및 칼슘, EPA, DHA 함량이 붕장어보다 많다. 지방은 고혈압, 성인병 예방, 허약체질 개선, 원기 회복에 효능이 있다. 껍질은 콘드로이틴이 함유돼 피부의 노화를 방지하고 관절 조직을 원활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모의 생태는 아직도 미스터리란다. 수산연구소에서 생태를 파악하기 위해 위치추적기를 달아놨지만 어디서 산란하고 크는지도 잘 모른다. 학자들은 하모가 200m 심해 뻘속에 산다고 말하지만 어민들의 말은 다르다.

“50년 하모잡이 경험으로 보면 하모가 깊어봐야 20~30m에서 잡힙니다. 붕장어는 일 년 열두 달 잡히는 반면 하모는 동면을 하기 때문에 육지의 뱀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뱀이 나올 때와 비슷하게 4~5월에 나오고 10월~11월에 동면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하모가 보양식에 좋다는 얘깁니다.”

경도 선착장에서 바라본 하모의 섬 경도
바다의 뱀장어라 불리는 제철음식 하모의 모습

경도에는 하모음식을 하는 식당이 8군데 있다. 95년부터 하모집을 운영하는 당산횟집 윤경식(52세) 주방장은 지금 하모를 먹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하모는 여름철에만 먹는 고급어종으로 7~8월에 살이 가장 튼실하다“면서 ”하모는 포식성 어종으로 영양가 다른 어종에 비해 월등하다“라고 말했다.

하모철에만 장사하는 당산횟집은 “하모는 여수 경도에서부터 전국으로 전파된 음식이다”면서 “5월부터 10월초까지 6개월만 장사하고 장어가 겨울잠을 자듯 우리도 겨울잠을 잔다“라면서 ”하모는 쫄깃쫄깃하고 식감이 끝내준다”라고 덧붙였다.

“당산횟집의 자랑거리는 엄마 손맛입니다. 어머니가 가마솥에 끌인 육수와 죽이 별미입니다. 너무 많은 손님이 찾아오면 자연히 소홀해져 오히려 다음에 손님이 떨어져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사람차면 안받아요. 하모요리 만큼은 저희 집이 오랫동안 이어온 하모의 원조입니다.“

하지만... 골프장에 골머리 앓는 경도 사람들

경도 골프장은 바다를 바라보며 골프를 칠 수 있는 시원한 뷰가 골퍼들을 설레이게 한다

이곳은 여수-경도간 다리가 놓인다고 알려졌다. 또 미래에셋이 전남도시개발공사로부터 위탁받아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서 바다를 보고 골프를 칠 수 있어 골프 마니아들에게 큰 인기다. 또 여수경도 글램핑 파크는 41동의 오토캠핑장을 갖췄다. 이곳 직원 임정규씨는 “바닷가가 펼쳐진 캠핑장에서 고기도 구워먹고, 갯벌체험도 즐기는 재미를 갖췄다”면서 “생긴지 4년 정도 되어 여름철이 피크철“이라고 전했다.

여수경도 글램핑 파크는 41동의 오토캠핑장을 갖췄다

내동마을 팔각정에서 만난 마을 주민들은 "골프장이 들어선 후 주민들은 못 죽어서 살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주민들은 “주민채용 약속도 일부 주민만 뽑고 자신들의 전문 인력과 아는 사람들만 채용한다”라고 귀띔했다. 대신 마을에 기부를 하지 않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뭣 꼬시듯이 살살 구슬리며 협상하러 찾아 다니더니 지금은 십 원도 없어. 주민들 앉혀놓고 간담회나 공사하면 잘 협조해 달라고 하기는커녕 코빼기 한 번도 안 비춰요. 꽹과리 들고 마이크 잡고 주민들이 대모를 해야지 원.... 우리도 장어나 잡을 연구를 하지 우리가 나서서 싸우면 우리한테 이득이 얼마나 돌아온다는 걸 생각을 안 하니 우리들도 바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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