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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포에서 수중탐사와 6.25피난선 피해자 추모식 가져

14일 현장에서... 앞으로 이야포에 '추모공원' 세워지기를 제안

  • 입력 2018.08.15 09:18
  • 수정 2018.08.15 19:43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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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일  이야포 현장에서 주민들과 학생들이 참여해  68년전 6.25 피난선 피해자 추모식을 가졌다.

지난 14일 68년 전  6.25 당시 여수시 남면 이야포에서 미군기에 격침된 피난선 수중탐사와 추모식이 현장에서 열렸다.

<여수넷통뉴스(대표 엄길수)>와 <한국해양구조단여수구조대(대장 박근호)>는 합동으로 6.25당시 미군기에 격침된 이야포 피난선 잔해와 피해자 유류품 수색과 함께 피해자 추모식을 가졌다.

추모식에는 피해자 유족 한 분과 마을 주민외에도 여남고등학교 학생과 교사가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추모식에 앞서 현장 수중 탐사에 나선 한국해양구조단 여수구조대(아래 구조대) 대원들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이야포 현장에서 수중 탐사에 나선  한국해양구조단 여수구조대원의 모습

수중 탐사에 나선 박근호 대장은 “수심 13미터 정도 바닥이 뻘밭이 아닌 모래 위주여서 68년전의 잔해가 남아있기 어려운 바다 밑 상황이었고, 바닷물 시계도 좋지 않아 탐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히고, “바다 수색에서의 결과 유무보다는 ‘이야포 피난선 사건’이 이 기회에 널리 알려지고 역사적으로 제대로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오전 11시에 실시된 추모식은 수중탐사 현장 해변 몽돌밭에서 현지 주민과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약식으로 진행됐다.

14일 이야포 몽돌 해변에서의 추모식 현장

특히 추모식에서는 유족의 회고와 당시 현장을 목격한 마을 주민의 증언, 추도사와 추모시 낭독이 더해져 추모분위기를 숙연하게 했다. (추모사와 추모시는 아래 게재)

역사학자 주철희 박사도 탐사현장과 추모식에 참가해 “6.25때 미군에 의한 피해는 여수에서만 이야포 외에도 횡간도 앞 두룩여에서도 있었고 여자만에서도 민간인 피해가 있었다”고 말하고, ‘노근리 사건’처럼 여수에서의 미군 폭격기에 의한 민간인 피해도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추모식과 현장 탐사를 제안하고 준비에 나선 본지 심명남 이사기자는 “고향에서의 일어난 사건인데 취재하면서 너무 안 알려져 이를 알리고 진실 규명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준비했다”고 밝히고, 여수에서 사는 안도 출신 독지가 한 분이 추모식과 관련해 상차림을 후원해줬다며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심 기자는 이야포 관련 기사를 취재하고 알려왔다. (관련기사 : 여수판 노근리 학살, 이야포 미군 폭격을 아시나요)

이야포 현장에서  본지 엄길수 대표가 6.25 당시  피난선 미군 폭격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행사를 주최한 <여수넷통뉴스> 엄길수 대표는 아직도 유가족들이 가끔 찾아온다는 안도 손민호 이장의 얘길 듣고 “이곳 해변에 추모할 조그마한 ‘평화공원’이라도 세워진다면 오늘 우리가 이야포 피난선 사건을 알린 보람이 있지 않겠느냐”며, 우선 관계당국에 이야포 현장에 피해자 추모를 위한 공간 마련을 제안했다.

 

이야포 참사

                                  地海 김성수

바람따라 구름따라
거친파도의 물결따라 안전한 섬
안도로 떠밀려왔네

 

산천초목 푸르른 고향산천
그리운 내 고향집 영혼이라도
돌아가게 하여주오

하늘도 사람을 아는데
아군인가 우군인가 그렇게도
몰랐을까

 

억울한 영혼들은 안식처도 없이
지금도 망 망 대해를 떠다니고
있다네

 

참으로 억울하고 분하도다
오뉴월 땡볕에 뜨거운 바닷물속
몇 개 남지않는 뼈조각이라도 거두어
내 사랑하는 가족에게 돌려주오

한반도의 평화는 무르익어 가는데
우리들 영혼은 중천을 맴돌고 있네
한 서린 이야포여..

바람소리 자갈소리 울지마오
우리들의 억울한 울음소리
파도소리에 묻힐까 두려우네. (전문)

 

추모시를 낭송하려고 인사하는 김성수 시인

 

여남고 학생과 교사 10여명이  헌화에 앞서 묵념을 하고 있다.

 

       추 모 사

            여남고등학교 3학년  김수연

이야포 현장에서 추모사를 읽는 여남고 3학년 김수연 양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야포 폭격사건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참석한 여남고등학교 3학년 김수연입니다.

먼저 이야포 폭격 사건으로 억울하게 희생당하신 피해자분들과 그 뒤를 찢어지는 마음으로 지켜주신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의 아픈 역사인 6.25전쟁 속에 또 다른 가슴앓이를 하게 한 이야포 폭격사건이 있은 지도 68년이 지났습니다.

많은 사상자를 낳았고 제 또래의 어린 친구들까지 세상에 발걸음 한번 떼지 못하고 떠나갔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건에 대한 정확한 진실규명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이 사건이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았습니다.

이것은 폭력의 가해자인 미국과 이를 묵인한 지난 정부,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해 관심 갖지 않았던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이제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으로 유가족들의 뼈아픈 기억만이 남았습니다.

이렇게 아픈 역사이지만 이 사건에 대해 관심 갖지 못했던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합니다.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이 있다고 십 년 간 아파해온 사람들이 있다고 이상의 전쟁은 없어야 한다고 우리가 세상에 알려야합니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은 남은 사람들에게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상처를 남깁니다.

앞으로 더 이상 무고한 죽음으로 아파하는 사람이 없도록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평화가 가득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하여 억울하게 희생당한 200여분의 묫등 앞에서 그들의 넋을 기릴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끝으로 이 추모식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이야포 사건의 아픔을 기억해 주기를 바랍니다.

비록 부족한 학생의 글이지만 이야포 사건의 희생자의 넋과 그 유가족의 마음에 우리 학생들의 진심이 전해졌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현장 탐사에 나선 선박

 

이야포 수중 탐사선에 승선한 마을 주민 이사연(오른쪽, 당시 12세)씨가 심명남 기자(왼쪽) 에게 당시 침몰된 배의 위치를 설명해 주고 있다.
수중탐사 에 나선 박근호 대장(왼쪽)과 대원 박정우(가운데), 심명남(오른쪽) 이 잠수 직전 탐사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수중에서의 펼침막

 

 같은 선박에서  당시 정획한 침몰위치에 대해 조언하고 있는 생존자 이춘혁씨(당시 16세, 현재 부산 거주)

 

이야포 현장에 함께한 역사학자 주철희 박사 (오른쪽)

 

14일 여수시 남면 안도 이야포 추모식에서 참가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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