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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한푼 배정안된 대한민국 국제범선축제의 굴욕

여수시의회 국제행사 예산 전액 삭감....범선관계자 "외상으로 치르는 국제행사, 이낙연 총리에게 직접 건의 하겠다"

  • 입력 2018.08.30 20:44
  • 수정 2018.08.31 14:30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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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제범선축제에 참가한 각국의 범선 모습

전남 여수시 세계박람회장 내 신항에서 치러지는 ‘대한민국 국제범선축제’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핑퐁게임으로 행사 예산이 한푼도 배정되지 않아 국제적인 망신살을 톡톡히 사고 있다.

대한민국 국제범선축제조직위원회에 따르면 "27일부터 여수베네치아호텔에서 각국 범선 선장들과 영국 소재 세계범선협회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6일간의 축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날 아이너 코르윈 세계범선협회 회장은 “세계범선협회가 주관하는 범선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라며 “이곳에서 다양한 국가의 범선이 모여 세계인의 평화와 화합을 도모하게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추켜세웠다.

예산한푼 배정되지 않은 '대한민국 국제범선축제'

대한민국 국제범선축제를 알리는 펼침막 모습

이번 국제범선축제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러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4개국에서 500여명이 참가했다. 이중 눈길을 끄는 건 인도네시아 해군소속 비마수지호는 자카르타에서 한 달간 세일링을 통해 여수에 도착했다. 인도 해군악대는 행사장에서 열띤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러시아는 보름간 항해 끝에 신항에 도착했고, 각국의 범선은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공개되고 있다. 

28일 오후에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승무원 500여 명이 신항에서 이순신광장 구간까지 퍼레이드도 펼쳤다. 이번 행사의 백미는 29일 인도네시아 해군초청으로 치러진 선상만찬은 축제를 방불케 했다. 범선을 타오온 인도네사아 군인과 공연팀에서 다양한 행사를 선보였다. 30일에는 모든 범선이 정박한 상태에서 돛을 올리는 ‘범장전시’ 행사가 진행된다.

그런데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다르게 범선축제 내부에선 보이지 않는 갈등이 불거졌다. 그 이유는 십원짜리 한푼도 배정되지 않는 예산 때문이다. 2년마다 연례행사로 추진된 국제범선축제 행사는 지금껏 여수시의회는 3억 원 가량을 배정해 왔다. 하지만 2016년까지 배정했던 예산을 민선6기때 국민의당 소속 시의원들이 국제 범선축제를 코리아나호 정채호 선장의 개인행사로 치부해 예산을 전액 부결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국제행사를 치르면서 예산 한푼없이 전액 외상으로 행사를 치르고 있는 판국이다. 예산이 배정되지 않자 어려움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범선조직위원회 측은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자비를 털고 민간단체 스폰서를 구하고 있지만 여수시의 협조가 따르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따라 범선을 타고 온 각국의 크루환영식도 대폭 축소됐다. 또 환송파티는 아예 없어졌다. 특히 세계요트협회장이 참석한 만찬장에는 여수시장도 불참했고, 겨우 문화관광과 직원 한명만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역시 아무도 발걸음을 하지 않아 범선축제의 '의도적 홀대'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범선축제를 구경한 유정자(60대)씨는 "이번 행사는 솔직히 아니올시다였다"면서 " 그 이유는 귀한 축제가 여수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인데 홍보가 많이 되어 이 좋은 축제에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좋았을텐데 그게 안되어 너무 아쉽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여수-블라디보스톡크까지 6일간 펼쳐지는 범선레이스

대한민국 국제범선축제에서 코리아나호에 승선한 관광객들이 정채호 선장과 한컷

여수범선축제는 2002년 시작한 이래 2년꼴로 8번의 행사가 치러졌다. 처음 여수범선축제로 시작했으나 대한민국 국제범선축제 조직위원회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그 배경에는 50여개국이 참가하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을 앞두고 여수에서 범선레이스가 펼쳐져 러시아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축제는 그 의미가 더 남다르다. 따라서 이번행사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의 실질적인 오프닝 행사인 셈이다. 

제 4차 동방경제포럼(Eastern Economic Forum)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정치, 경제 협력을 통한 극동지역 개발을 목적으로 지난 2015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창설했다. 매년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되는데 한중일 등 50개국 이상 국가에서 정상 및 정부 고위 관계자, 주요기업 대표, 언론인 등 약 7000여 명이 참석하는 행사다.

한달간 항해로 여수에 도착한 인도네시아 범선 비마수지호에서 펼쳐진 만찬파티 행사의 모습

참가한 범선들은 9월 1일 오후 3시에 돛을 올리고 ‘출항 해상퍼레이드’가 예정돼 있다. 이후 오후 5시 여수 금오도 동쪽 해역에서 출발해 결승점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오로지 돛을 이용해 바람의 힘으로만 6일간의 해상 레이스를 펼친다. 특히 볼쇼이발레단과 함께 각국 범선 선장들은 푸틴대통령과 50개국 정상들과 함께하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초청됐다. 동방경제포럼은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이 행사에는 푸틴은 물론 시진핑, 아베 등 많은 정상들이 참석한다. 우리나라는 이낙연 총리가 참석한다. 정채호 선장의 말이다.

“코리아나호는 국내 유일의 범선입니다. 국위선양을 위해 민간외교를 펼쳐왔습니다. 2002년 오키나와에서 인천까지 2등 한 경력이 있는데 코리아나호 범선은 선적항이 거북선과 범선도시인 여수의 자랑꺼리입니다. 이번에 크루 13명이 참석합니다. 범선의 장점은 파도, 해류, 바람을 배우려면 범선을 타고 항해를 배우는게 가장 좋습니다. 바다생태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게 범선이죠. 대한민국과 여수를 알리는데 민간외교의 선봉에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를 두고 한 범선축제 관계자는 “관에서 협조를 안 해주는 행사다 보니 시가행진을 했지만 여수시의회 시의원들이 코빼기도 안 비쳤다”면서 “여수시는 자원봉사 한사람도 나오지 않아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라며 불만을 털어났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핑퐁게임때문에 예산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면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낙연 총리의 면담을 요청해 국가예산으로 해달라고 직접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여수범선축제 행사관련 예산지원을 묻는 질문에 "범선축제가 시에서 주최해 2년단위로 2016년까지 지원이 이뤄졌다"면서 "이번에는 (민간단체인) 범선대회 집행위원이 행사를 지루고 있어 예산이 하나도 배정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국제 범선축제 문병환 홍보팀장은 “이번 범선축제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민간이 나서서 여수를 홍보하고 있는데 관에서 지원을 해준다면 효과가 극대화 되지 않겠나"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 29일 만찬장에서 만난 국제범선축제 문병환 홍보팀장은 “국제범선축제에서 인도네시아 선상 만찬장에 초대받았다”면서 “범선축제가 민간외교로서 여수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민간이 나서서 여수를 홍보하고 있는데 관에서 지원을 해준다면 효과가 극대화 되지 않겠나”라며 “남은 동안 한국 여수를 찾아오신 관광객과 외국 분들에게 코리아나호가 그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범선 비마수지호에서 열린 만찬행사에 바르노 소령(오른쪽 두번째)과 러시아 범선 나제즈다호 보로브 예브 세르게이 선장(왼쪽 두번째)의 행사 관람 모습

이날 인도네시아 범선에서 가진 선상만찬 행사에는 각국에서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인도네시아 부대사도 참석했다. 인도네시아 범선 비마수지호는 자카르타에서 여수까지 한 달간 항해로 206명이 참가했다. 선장인 바르노 소령은 “인도네시아 선상만찬에 많은 분들이 와줘서 감사하다”면서 “인도네시아와 한국선원들이 돈독한 친목을 다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수에서 개최하는 범선대회에 처음 참여했는데 여수가 너무 아름답고 친절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119명이 참여한 러시아 범선 나제즈다호 보로브 예브 세르게이 선장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8월 15일 출발해서 12일간 항해서 여수에 도착했다. 2007년에 부터 여수에 5번 이상을 왔다는 그는 2009년 일본에서 한국까지 오는 범선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한바 있다. 범선타고 여수에 온 느낌을 묻자 “한국에 다양한 지역을 많이 가봤지만 그중 여수가 항해 도시로 1등이다”라며 “다른 선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두 도시 간에 친선을 잘 유지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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